민생회복지원금(소비쿠폰) 등이 포함된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여야 협상이 4일 최종 결렬됐다.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이 이날 오후 개최가 예정된 본회의에서 추경안 단독 처리를 추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2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단계에서 추경안 내용을 논의하며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이날 새벽 최종 결렬됐다. 소비 쿠폰 재원 부담 방식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이견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비쿠폰 발행 비용을 (중앙)정부 80%, 지방정부 20% (부담하는) 비율을 (지방은) 더 낮추자는 게 민주당 입장”이라며 “국민의힘은 그걸 낮추는 대신 그 돈으로 다른 정책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해서 협상이 잘 안 됐다”고 결렬 이유를 밝혔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일 소비쿠폰 발행 예산을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내용으로 조정한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예결위에 넘긴 바 있다. 정부가 제출한 원안은 중앙정부가 약 80%인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0%인 2조9000억원을 부담하는 내용이었다.
문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비 100% 부담은 아닌 것 같다”며 “지방은 10%, 서울은 재정 좋은 곳(자치구) 20%와 어려운 곳 10%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단독 처리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문 수석부대표는 추경안 각 사업의 구체적인 액수를 정리하는 이른바 ‘시트지’ 작업이 “오전 6시부터 들어갔다”고 말했다. 여당은 6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이날 추경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뜻을 고수해왔다.
박상혁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최종적으로 (여야 합의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이) 끝까지 몽니를 부리거나 발목을 잡는다면 국민의 대리인들로서 다수결의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다”고 단독 처리를 시사했다.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려면 예결위 예산조정소위와 전체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야 원내지도부 간 협상 가능성 등 막판 변수가 남아있다. 민주당은 추경안 처리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의원들에게 반드시 본회의에 참석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 평창군은 지역 김치 업계의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해 ‘절임 염수 재활용 설비 구축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1억9250만 원을 들여 절임 염수 재활용 설비 일체를 구축하는 것으로 천일염 품귀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치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에는 평창군 방림면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주)미래가 공모 사업에 선정돼 절임 염수 재활용 설비를 지원받게 된다.
지난해 지원을 받은 평창군 내 업체는 배추절임 과정에서 소금 사용량 약 80%, 용수 사용량 약 60%, 폐수 발생량을 60% 줄이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절임 염수 재활용으로 생산비 절감은 물론, 환경오염 저감에도 이바지해 친환경 농업 실천에 모범 사례로 꼽힌다.
평창군은 앞으로 지원 사업을 지속해서 확대해 김치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절임 염수 재활용 설비 구축 지원사업은 단순한 생산비 절감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 조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지역에서 차를 들이받은 뒤에도 멈추지 않고 150m가량을 주행한 버스기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세종남부경찰서는 뺑소니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로 60대 전 버스 기사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세종지역 시내버스 기사였던 A씨는 지난달 16일 세종시 나성동 한 도로를 주행하다 앞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뒤를 들이받은 뒤에도 앞으로 밀고 나가며 150m를 더 주행한 혐의를 받는다.
신호 위반을 하며 주행하던 A씨는 승객들의 항의 끝에 버스를 멈췄다.
이 사고로 SUV 운전자가 일주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승객들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음주와 약물 운전, 졸음운전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기억이 없다. 사고 난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A씨는 버스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받아 현재 퇴사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이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정비동의 안전 관리에 개입해왔다는 정황을 시사하는 메시지가 확인됐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서부발전이 직접 김충현씨에게 정비 지시를 내린 증거라고 주장했다.
7일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2월 27일 김충현씨는 한전KPS 담당자에게 “방금 서부발전에서 3명이 공작실을 다녀갔습니다. 안전난간의 망을 정비해달라 지적을 받았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메시지 내용을 보면 김충현씨는 서부발전의 안전망 정비 요청을 한전KPS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사실상 업무를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태성 대책위 언론팀장은 “서부발전에서 (업무 관련해) 지적하면 보통 한전KPS가 수행하는 게 아니라 2차 하청업체에서 수행한다”며 “김충현씨는 한전KPS에 새 안전망을 달라고 요청하거나 정비동 내부에 있는 안전망 자재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한전KPS 직원들이 공식적인 작업 의뢰 절차를 건너뛰고 김씨에게 정비를 지시한 메시지 기록은 여럿 나왔지만 원청인 서부발전이 언급된 메시지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서부발전은 태안 화력발전소 운영사이자 발주처다. 한전KPS는 서부발전으로부터 발전설비 정비공사를 도급받은 1차 하청업체이고 한전KPS는 한국 파워오엔엠에 다시 하청을 줬다. 김씨는 2차 하청업체인 한국 파워오엔엠 소속으로 공작기계실에서 홀로 작업하다 지난달 2일 기계에 끼여 숨졌다.
김씨 메시지를 보면 서부발전이 정비동 안전 관리를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층으로 돼 있는 정비동 2, 3층 난간은 떨어질 위험이 있어 안전망이 설치돼 있다. 안전망 정비는 공작실 담당인 김씨가 처리할 업무가 아니지만 서부발전은 재하청 업체 소속 노동자에게 편의적으로 일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발생 이후 서부발전은 “한전KPS에 공간을 임대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작업 관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은 “서부발전은 무상임대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조건을 보더라도 도급계약에 따른 형식적 계약일 뿐”이라며 “임대계약서를 보면 원청의 안전의무와 한전KPS 측의 안전관리 의무가 같이 기재돼 있다. 한전KPS와 서부발전 모두에 안전관리 의무가 있다는 걸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서부발전과 한전KPS 모두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한편 한전KPS가 TBM(작업 전 안전점검회의) 일지 감독 사인 없이 업무를 지시해 김씨가 오히려 담당자에게 사인을 요청한 메시지도 여럿 공개됐다. 김씨는 지난 4월 한전KPS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작업하려면 TBM일지 공사감독 싸인이 있어야 됩니다. 나중에 작성 좀 해주세요”라 했고 지난해 10월에도 “지난주 주신 너트로 이어서 가공하려는데 작업의뢰서와 TBM일지 공사감독란에 싸인이 필요합니다. 금요일 작업 때는 다른 일로 TBM일지 싸인 받아놓은 게 괜찮았습니다. 지나는 길이든 다른 KPS 직원분 중에 싸인 좀 부탁드립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9월에도 “금요일 용접을 해주어 오늘 볼트 자리 가공하려고 합니다. 과장님 지나는 길에 TBM일지 싸인 좀 해주세요”라고 했고 2022년 8월에도 “과장님 TBM일지 하단부에 공사감독 확인란에 싸인을 받아야 된답니다. 확인 좀 부탁드릴게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씨가 메시지 보낼 때마다 한전KPS 담당자는 달라졌다.
대책위는 이날 서부발전·한전KPS·한국파워오엔엠 관계자들을 노동부 천안지청에 고발했다. 대책위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 시스템의 근본적인 결함을 밝혀내고 원청사와 경영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일선 관리자에 대한 처벌을 넘어서서 원청사와 경영책임자를 엄중히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