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4일 대통령실 제2집무실 세종 이전과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청에서 듣다, 충청 타운홀 미팅’에서 “세종으로 이전하자는 의제는 오랜 의제라서 가급적 오래된 약속대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행정수도 세종 완전 이전 등은 개헌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세종 완전 이전은 헌법개정 문제라서 그렇게 쉽지 않다”며 앞서 노무현 정부 때 신행정수도 추진 계획이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관습헌법에 따라 위헌 결정을 받은 것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대통령실) 제2집무실을 짓는다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고, 국회의사장을 세종에 짓자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니까 그거는 저희가 속도를 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말한 건 지키니까 혹시 어기진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국가기관 이전 문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많이 약속된 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는 충청권 시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충청권도 행정 수도 이전의 혜택을 보는 것이고, 수도권 국민 입장에서는 왜 충청이냐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며 각 지역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에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이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정비동의 안전 관리에 개입해왔다는 정황을 시사하는 메시지가 확인됐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서부발전이 직접 김충현씨에게 정비 지시를 내린 증거라고 주장했다.
7일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2월 27일 김충현씨는 한전KPS 담당자에게 “방금 서부발전에서 3명이 공작실을 다녀갔습니다. 안전난간의 망을 정비해달라 지적을 받았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메시지 내용을 보면 김충현씨는 서부발전의 안전망 정비 요청을 한전KPS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사실상 업무를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태성 대책위 언론팀장은 “서부발전에서 (업무 관련해) 지적하면 보통 한전KPS가 수행하는 게 아니라 2차 하청업체에서 수행한다”며 “김충현씨는 한전KPS에 새 안전망을 달라고 요청하거나 정비동 내부에 있는 안전망 자재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한전KPS 직원들이 공식적인 작업 의뢰 절차를 건너뛰고 김씨에게 정비를 지시한 메시지 기록은 여럿 나왔지만 원청인 서부발전이 언급된 메시지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서부발전은 태안 화력발전소 운영사이자 발주처다. 한전KPS는 서부발전으로부터 발전설비 정비공사를 도급받은 1차 하청업체이고 한전KPS는 한국 파워오엔엠에 다시 하청을 줬다. 김씨는 2차 하청업체인 한국 파워오엔엠 소속으로 공작기계실에서 홀로 작업하다 지난달 2일 기계에 끼여 숨졌다.
김씨 메시지를 보면 서부발전이 정비동 안전 관리를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층으로 돼 있는 정비동 2, 3층 난간은 떨어질 위험이 있어 안전망이 설치돼 있다. 안전망 정비는 공작실 담당인 김씨가 처리할 업무가 아니지만 서부발전은 재하청 업체 소속 노동자에게 편의적으로 일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발생 이후 서부발전은 “한전KPS에 공간을 임대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작업 관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은 “서부발전은 무상임대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조건을 보더라도 도급계약에 따른 형식적 계약일 뿐”이라며 “임대계약서를 보면 원청의 안전의무와 한전KPS 측의 안전관리 의무가 같이 기재돼 있다. 한전KPS와 서부발전 모두에 안전관리 의무가 있다는 걸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서부발전과 한전KPS 모두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한편 한전KPS가 TBM(작업 전 안전점검회의) 일지 감독 사인 없이 업무를 지시해 김씨가 오히려 담당자에게 사인을 요청한 메시지도 여럿 공개됐다. 김씨는 지난 4월 한전KPS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작업하려면 TBM일지 공사감독 싸인이 있어야 됩니다. 나중에 작성 좀 해주세요”라 했고 지난해 10월에도 “지난주 주신 너트로 이어서 가공하려는데 작업의뢰서와 TBM일지 공사감독란에 싸인이 필요합니다. 금요일 작업 때는 다른 일로 TBM일지 싸인 받아놓은 게 괜찮았습니다. 지나는 길이든 다른 KPS 직원분 중에 싸인 좀 부탁드립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9월에도 “금요일 용접을 해주어 오늘 볼트 자리 가공하려고 합니다. 과장님 지나는 길에 TBM일지 싸인 좀 해주세요”라고 했고 2022년 8월에도 “과장님 TBM일지 하단부에 공사감독 확인란에 싸인을 받아야 된답니다. 확인 좀 부탁드릴게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씨가 메시지 보낼 때마다 한전KPS 담당자는 달라졌다.
대책위는 이날 서부발전·한전KPS·한국파워오엔엠 관계자들을 노동부 천안지청에 고발했다. 대책위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 시스템의 근본적인 결함을 밝혀내고 원청사와 경영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일선 관리자에 대한 처벌을 넘어서서 원청사와 경영책임자를 엄중히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을 찾아 지역 주민들과 타운홀 미팅을 한다. 지난달 광주에 이어 두 번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민소통 행보, 충청의 마음을 듣다’ 행사에 참석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듣고, 악성 채무 해소 방안과 과학기술 발전 방향, 지역 현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타운홀 미팅은 행사 당일 선착순으로 약 300명의 지역 주민을 참석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통령실은 전날 오후 2시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일정을 사전 공개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대통령에게 바란다’ 서식을 비치해 참석자들이 의견을 작성할 수 있게 했다. 대통령실은 “국민과의 소통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첫 타운홀 미팅을 열고, 광주 군 공항 이전과 지역 숙원 사업을 논의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영남, 강원, 제주, 수도권 등 권역별 순회 타운홀 미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년에 걸쳐 25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40대 경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김기풍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회사 회계업무를 총괄하는 권한을 이용해 거액을 횡령한 뒤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며 “범행 기간이나 피해액 규모 등을 보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을 자백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피고인이 피해액 중 상당 부분을 직접 지급하고 나머지는 대물변제의 방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18년 4월부터 2023년 8월까지 김포에 있는 기계 제조·도매업체에서 근무하며 96차례에 걸쳐 회삿돈 25억8000여만원을 빼돌려 쓴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회사 경리로 재직하던 A씨는 회사 자금을 대표이사나 거래처에 송금한 것처럼 꾸민 뒤 자신의 계좌로 보냈다. 이어 부동산 매입이나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