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주니어 시절을 보내고 돌아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4년차 박혜준(22)이 데뷔 첫 우승을 일궜다.
박혜준은 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CC(파72·6684야드)에서 열린 롯데 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고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노승희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18번홀(파5)에서 노승희가 긴 이글퍼트를 넣고 잠시 동타를 이뤘지만 박혜준이 우승을 확정 짓는 40㎝ 버디퍼트를 넣고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호주로 떠나 골프를 배우고 주니어 선수로 활동한 박혜준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귀국해 KLPGA 드림투어(2부)를 통해 프로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2022년 정규투어에 데뷔했지만 이듬해 2부로 강등되는 시련을 겪은 그는 1부 투어로 복귀한 지난해 2차례 준우승을 거두는 등 성장했고, 정규투어 73번째 대회에서 마침내 생애 첫 우승컵을 들었다.
우승상금 2억16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12위(3억2949만원)로 24계단 뛰어오른 박혜준은 우승특전으로 오는 10월 하와이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노승희에 1타 앞선 선두로 출발한 박혜준은 상대가 2번, 5번홀(이상 파4)에서 보기를 범한 반면 4, 5번홀 연속 버디로 2타를 줄여 단박에 5타 차로 달아나 대세를 틀어쥐었다. 이후 수차례 버디 기회를 놓쳐 정체하던 박혜준은 1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2타 차로 쫓기며 위기를 맞았으나 18번홀(파5) 3번째 샷을 핀에 바짝 붙여 버디를 예약하고 1타 차 승리를 지켰다.
박혜준은 공식 인터뷰에서 “2, 3라운드에서 샷감이 너무 좋아 자신 있었는데, 오늘은 퍼트가 잘 안돼 샷만으로는 우승할 수 없다는 걸 절감했다. 퍼트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며 “첫홀부터 긴장을 많이 했는데 파로 잘 막았고, 17번홀(파3)에서도 버디퍼트를 너무 짧게 쳤는데 파 세이브로 위기를 넘겨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는 시즌 2승”이라며 “미국 진출이 목표지만 이번 LPGA 기회는 경험하고 배우는 자세로 치고 올 것 같다”고 했다.
2024년 시즌 개막전 두산건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인연으로 올해부터 두산건설의 후원을 받고 있는 그는 팀에 창단 첫 우승을 안겼다.
그는 “골프는 개인운동이지만 골프단에서 선수를 가족처럼 대해주신다”며 “팀에서 가장 먼저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돼서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배소현, 이다연이 공동 3위(15언더파 273타)에 올랐고 이동은, 방신실, 유현조, 서교림이 공동 5위(11언더파 277타)를 차지했다.
롯데 소속 황유민이 공동 13위(9언더파), 최혜진과 김효주는 공동 18위(8언더파)로 마쳤다.
본격 무더위가 시작됐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날, 시원한 음식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땡볕에 입맛 잃기 쉬운 이 계절, 여름의 특권과도 같은 냉국 한 사발은 어떨까. 이번주 EBS1 <한국기행>의 주제는 ‘새콤달콤 냉국 기행’이다.
7일 방송에선 경남 하동으로 간다. 이곳에는 50년간 지역민들의 여름을 달래준 식당이 있다고 한다. 한입 맛보는 순간 무더위가 싹 달아난다는 메뉴는 바로 콩국수다. 식감이 좋은 쫄깃한 면발과 진하고 묵직한 콩국물이 조화롭다.
이 콩국수가 특별한 건 한 사람의 삶이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정인순씨는 아픈 남편을 대신해 평생 콩국수를 팔며 4남매를 키웠다. 정씨는 예나 지금이나 콩국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콩과 정성이라는 생각이다. 매일 새벽부터 일어나 콩을 삶고, 주문 즉시 면을 뽑아내어 만든다. 13년 전 아들 이택수씨가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돕고 있지만, 어머니인 정씨는 아직도 무엇이든 자신의 손을 거쳐야 직성이 풀린다. 어머니의 손맛이 담겨 더욱 고소하고 담백한 콩국수를 맛보러 떠나보자. 오후 9시35분 방송.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들에게 무료진료를 해 온 ‘광주이주민건강센터’가 20주년을 맞았다. 3일 광주이주민건강센터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센터에서 무료진료를 받은 이주민은 6만2000여명에 달한다.
이주민건강센터는 2005년 6월26일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라는 이름으로 첫 무료진료를 시작했다.
이주민의 상당수는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다. 광주복지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한 경험이 있는 이주민의 35.1%는 ‘비용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34.4%는 병원에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주민건강센터에는 각 나라별 통역사가 배치돼 있다. 이주민들은 비용 및 의사소통 걱정 없이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곳은 광주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문을 여는 센터에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난민, 중도입국 자녀 등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매주 일반 진료와 한의학·치과진료를 받을 수 있다. 약 처방도 받는다. 분기별로 내과와 피부과·산부인과·안과·이비인후과·통증의학과 등이 참여하는 ‘특별 진료’도 진행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이주민들은 정기적으로 센터를 찾기도 한다. 전북과 전남 등 인근 지역 미등록외국인들도 몸이 아프면 이곳을 이용한다.
이주민건강센터가 20년이나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봉사자 덕분이었다. 의사와 약사, 간호사, 통역사, 보건의료계열 학생 등 연간 자원봉사자는 2000여명에 이른다.
열악한 재정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무료진료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약제비 등 최소 연간 1억5000만원이 넘는 운영비가 필요하다. 최지연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사무국장은 “그동안 자원봉사자와 공모사업 등을 통해 어렵게 무료진료를 이어왔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진료소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최소 운영비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