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만류”와 달리 ‘가담’ 정황계엄 후 작성 선포문 서명 추궁안덕근·유상임 장관도 출석12·3 불법계엄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2일 불러 조사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해제 후 작성된 계엄 선포문에 서명하는 등 불법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사후에 확보하는 데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한 전 총리는 내란 방조 혐의 피의자로 소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12월3일 오후 8시쯤 윤석열 전 대통령 전화를 받고 대통령실로 갔다가 계엄 선포 계획을 알게 됐고, 만류했다고 주장해왔다.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한 전 총리 진술과 다른 정황이 드러났다.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이 줬다는 계엄 관련 문건에 대해 “보지 못했다”고 했는데,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그가...
올해 한국니토옵티칼의 매출이 전년보다 37%, 영업이익은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승계는 외면한 채 ‘쌍둥이 회사’가 물량만 넘겨받아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6일 한국니토옵티칼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국니토옵티칼은 올해 3월 기준 1년간 매출이 1조4965억원으로, 전년( 1조946억원) 대비 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54억원으로 전년보다 33% 올랐고, 당기순이익은 617억원으로 23% 증가했다.일본 닛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인 투자기업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10월 구미공장 화재 발생 뒤 법인을 청산하기로 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17명은 정리해고됐다. 해고 노동자인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547일째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중이다.2023년 초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물량이 이관된 이후 한국니토옵티칼의 영업이익과...
부산에서 9일 간격으로 어린 자매들이 잇따라 사망한 아파트 화재의 공통된 원인으로 모둠전원꽂이(멀티탭)가 지목됐다.부산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일 기장읍 아파트 화재와 지난달 24일 개금동 아파트 화재는 멀티탭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7일 밝혔다.소방본부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 아파트 화재가 거실의 스탠드 에어컨이 연결된 2구짜리 멀티탭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멀티탭 피복이 벗겨진 단락 흔적이 있었다는 게 추정 이유이다. 이 멀티탭에는 에어컨뿐만 아니라 실외기도 함께 꽂혀 있었다.지난달 24일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자매 2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도 거실 멀티탭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관계기관 합동 감식 결과 해당 멀티탭에는 컴퓨터 등 전자기기 전선이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법적인 규제는 없지만 에어컨 등 고전력 전자제품의 경우 화재 위험 때문에 다른 전자제품 등과 동시에 멀티탭에 꽂지 않도록 권...
사회학자 서동진은 우리가 악순환에 갇혀 있다고 지적한다. 광장의 정치가 조직한 힘을, 집권을 위한 에너지로 탕진하며 다시 아무런 사회적 구조 전환이 없는 정권교체를 위한 자원으로 소모하는 악순환을 말한다. 지난 수십년간 제도 정치 내에서 발생한 정치 세력 간 교착상태(집권 세력의 정치적 정당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광장의 정치가 동원되지만, 결국 희망과 기대를 ‘배반’당하고 정치적 행위의 최종 결과가 정권교체로 귀결되는 반복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여기서 문제는 배반일까? 그렇다면 희망과 기대를 배반당하지 않기 위해 요구와 관철의 강도를 높이고 전략을 달리하면 될 일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반은 광장 주체와 요구의 다양성을 고려하면 필연적이다. 모든 것이 즉각 수용될 리도 없지만, 모든 것을 수용할 수도 없다. 이미 광장의 핵심 의제였던 차별금지법은 ‘경중선후’의 논리로 배반당할 위기에 처했다.우리가 처한 반복의 불행은 수용과 배반을 넘어선다. 광장은 ...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전통 공예품을 만드는 사람, 새로운 기술을 탐구하는 사람, 아름다운 자연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 어쩌면 많은 이들이 장인, 마니아, 전문가, 혹은 덕후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부정적 어감 때문인지 ‘꾼’은 쉽게 입에 붙지 않는다.우리말에서 ‘꾼’은 어떤 일에 능숙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중립적인 말이다. 낚시꾼, 나무꾼, 농사꾼, 구경꾼처럼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저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도박, 협잡, 사기 등 질이 나쁜 단어들과 자주 만나면서 ‘꾼’에 부정적인 의미가 덧씌워졌다. 이런 어감 변화는 일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제는 어떤 일에 깊이 빠져 있거나 열정적으로 몰두하는 사람을 ‘꾼’보다 덕후, 마니아로 부르는 일이 훨씬 흔하다. 영화꾼이나 사진꾼보다 영화 덕후나 사진 마니아가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덕후’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온 말로 한 분야에 깊이 빠진 사람을 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