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가 시민들의 탄소중립 활동 참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시민 기후행동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광명시는 이런 내용의 ‘광명시 1.5도 기후의병 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지난 4일 공포했다고 7일 밝혔다.
조례의 핵심은 시민 기후행동 실천단인 ‘광명시 1.5도 기후의병’을 정책의 주체로 명시한 것이다. ‘1.5도 기후의병’은 ‘지구의 온도 1.5도 상승을 막는다’를 목표로 2021년 구성된 시민 모임이다. 현재 1만4300여명의 시민과 51개 단체가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조례는 광명시장을 기후의병의 총책임자로 명시해 탄소중립 실천과 시민참여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시행하고, 기후의병을 위한 시책 개발과 활동 지원 등의 책임을 갖도록 했다.
또 기존 ‘광명시 탄소중립센터’의 명칭을 ‘광명시 1.5도 기후의병 지원센터’로 변경하는 내용도 담았다.
센터는 시민참여 탄소중립 정책 관련 사업계획 수립, 교육 제공, 시민참여 활성화 체계 구축 등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시민의 기후위기 대응 활동 지원을 제도화한 것은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시민의 참여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례가 일상 속 기후행동을 확산시키고, 시민이 주도하는 탄소중립 도시 실현을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7일 부산 동래구 명륜초등학교 2학년 3반 여름방학식에서 학생들이 방학계획서를 흔들며 선생님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불법계엄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공범’으로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에 관여했다는 이유에서다. 특검은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취재 결과 특검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윤 전 대통령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한덕수 전 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순차 공모해 ‘부서란이 부착된 비상계엄 선포문 양식’을 완성해 보관했다”고 적시했다. 계엄에 실패한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의 위법성을 인지하고, 책임 추궁과 처벌을 피하려고 뒤늦게 사후 문서 작업을 시도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와 관련해 한 전 총리를 공범으로 규정한 것이다.
강 전 실장은 계엄 해제 이튿날인 지난해 12월5일 김주현 당시 민정수석으로부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며,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새 계엄 선포문을 작성해 한 전 총리와 김 전 장관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헌법에 따라 계엄이 선포된 것처럼 보이도록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했다고 의심한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8일 강 전 실장에게 전화해 “사후 문서를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은 없던 것으로 하자”며 문건 폐기를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대통령은 강 전 실장에게 이 내용을 보고 받고 ‘사후에 하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하면서도 한 전 총리 뜻대로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특검은 한 전 총리를 윤 전 대통령의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공범으로도 적시했다.
특검이 한 전 총리를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공범으로 적시한 만큼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영 특검보는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통상 직권남용 피해자라 해도 본인이 어떤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에는 별도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면서 “강요에 의해 어떤 행위를 했는데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면 양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4일 발표한 7월 첫째 주 국정 수행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65%로 조사됐다. 추진력·실행력·속도감이 긍정 평가 사유로 가장 많이 꼽혔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응답자의 65%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1%포인트 오른 수치다.
‘잘못하고 있다’라는 응답은 23%, 의견 유보는 12%로 집계됐다.
중도층의 69%가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고, 보수층에선 긍정과 부정이 각각 40%대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만 부정론이 57%로 우세했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추진력·실행력·속도감’(15%)을 가장 많이 꼽았다. ‘경제·민생’(13%), ‘소통’(10%), ‘전반적으로 잘한다’(8%), ‘직무 능력·유능함’(6%), ‘열심히 한다·노력한다’·‘인사’·‘부동산 정책’(각 4%)이 뒤를 이었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들은 ‘과도한 복지·민생지원금’(14%), ‘외교’·‘도덕성 문제·자격 미달’(각 11%), ‘인사’·‘부동산 정책·대출 규제’(각 10%), ‘독재·독단’(5%)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46%로 지난 조사 결과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22%로 지난 조사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각각 3%, 진보당은 1%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로저 페더러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다. 테니스 선수로 20여년을 뛰는 동안 줄곧 세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를 무려 310주(누적) 동안 지키고 있었다. 햇수로도 약 6년이다. 메이저 대회 우승만 20번이나 했다. 날카로운 원핸드 백핸드는 기술을 넘어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 은퇴한 페더러는 지난해 6월, 미국 다트머스대학 졸업식 연단에 섰다. 그리고, 오랫동안 회자될 유명한 졸업 연설을 남겼다.
페더러는 “사실 저는 노력 없이 자연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 페더러는 테니스를 쉬워 보이게 만드는 대표적인 선수다. 말도 안 되게 멀리 떨어지는 상대의 강한 공격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발레리노’처럼 따라가 쓱 미끄러지며 원핸드 백핸드로 받아넘겼다. 그 어려운 걸 해내고도, 별것 아니라는 표정을 짓기 일쑤였다. 땀도 별로 흘리지 않았고, 숨을 몰아쉬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페더러는 “제가 대회에서 몸을 풀 때 편하게 보이니까, 별로 훈련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고 특유의 수줍은 표정을 띠며 말했다.
페더러는 이어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근성(grit)의 문제”라고 했다. 남들이 보기에 쉬운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 이를 위해 끈질기게 부딪치고 노력하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라는 뜻이다.
여기까지는, 최고의 테니스 선수였던 페더러의 어쩌면 ‘꼰대’스러운 뻔한 내용이다. 이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건, 페더러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반전은 그다음. 페더러의 진짜 교훈은 “모든 열쇠는 딱 한 점(point)”이라는 데 있다. 지금 순간, 따낼 수 있는 딱 한 점이 모든 것의 출발이고, 끝이다. 조금 전 잃어버린 점수 1개는 이미 지나간 일이고, 지금 눈앞에 놓인 한 점을 따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페더러는 커리어 동안 단식 1526경기에서 1251승275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82%다. 10번 중 8번을 이겼고, 그게 누적 합계 6년 동안 세계랭킹 1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한 힘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경기, 모든 승리를 압도적으로 치른 건 아니다. 프로테니스협회(ATP)의 통계에 따르면 페더러가 커리어 내내 따낸 포인트와 잃은 포인트의 비율을 따지면, 54% 수준이다. 세트를 따내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1~2포인트만 더 얻으면 된다. 그 1포인트의 차이들이 쌓여 82%의 승률을 만들었다.
페더러는 “겨우 54%였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도 포인트에서 절반 조금 넘게 앞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테니스 ‘3대장’이라 불리는 라파엘 나달, 노바크 조코비치도 포인트로 따지면 다들 54% 언저리에 그친다.
페더러의 교훈은, 그러니까 악착같이 남보다 1점을 더 따내란 얘기가 아니다. 어차피 절반에 가까운 46%는 잃는 점수라는 걸 가슴에 새겨두란 얘기다. 지금 이 순간, 말도 안 되는 플레이로 엉망진창 점수를 내준다 한들, 그것 역시 언제고 잃을 수 있는 1점이란 얘기다. 어차피 절반은 진다고 생각하면, 당장의 실점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고, 거꾸로 그 마음가짐이 다음에 따낼 포인트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4%의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페더러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매 포인트를 이겨서 최고가 아니다. 그들은 점수를 내줄 것을, 질 것을 알고 있고, 그 상황을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최고다”라고 말한 뒤 “일단 받아들이고, 필요하면 울고, 그러고 나서 억지로라도 웃어라”라며 그 사람 좋은 미소를 보였다.
지금의 실점이, 지금의 실수가, 지금의 어쩌면 실패처럼 보이는 삐끗이 곧장 ‘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손톱만큼이라도 밀리면 끝이라는 각자도생과 무한경쟁의 시대를 헤쳐나가는 중이다.
페더러가 말했다. ‘반타작’만 해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그 한 포인트가 모이면 불가능해 보이는 중력 탈출 속도 초속 11.2㎞에 이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