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에 파견할 특사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을 내정한 것으로 7일 파악됐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김우영 의원이 김 전 위원장과 함께 특사단에 포함돼 미국에 파견될 예정이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최근 김 전 위원장에게 미국 특사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고, 김 전 위원장은 이를 수락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며 비대위원장 등을 맡아온 대표적인 원로 정치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5월8일 당시 대선 후보인 이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하는 등 교류를 이어왔으나 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등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특사단의 방미 일정은 외교부에서 조율 중이며, 이달 중 파견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특사 파견을 검토하는 국가는 미국 외에도 중국, 일본, 독일, 유럽연합(EU) 등 14개국에 이른다.
이 대통령은 독일 특사에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내정했다. 이 전 처장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과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지냈다. 민주당에서는 권칠승 의원과 김영배 의원이 함께 이달 하순 독일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 전 처장은 경향신문과 통화하며 “국민통합과 관련해 독일에서 눈여겨볼 것이 많고 또 관계자들도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특사단 파견은 계엄령 선포 이후 혼란스러웠던 대한민국이 이 대통령 취임 후 안정을 되찾고 정상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각국에 알리고 협력 관계를 정상적으로 해나가자고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의 아파트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어린이 2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또 발생했다.
3일 부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일 오후 10시58분쯤 부산 기장군 기장읍의 한 아파트 6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아파트 맞은편에 있는 빌라 주민이 검은 연기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관이 출동해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거실과 현관 중문 앞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A양(9)과 동생 B양을 발견했다. 119 구조대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자매는 끝내 숨졌다.
불은 오후 11시33분쯤 진화됐다. 이 아파트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2007년 준공한 13층짜리 공동주택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은 아니었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당시 부모는 외출한 상태였다. 자매는 화재 발생 전 부모가 운영하는 가게에 있다가 이모집에 들렀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오후 10시22분쯤 귀가했다. 이 아파트에서는 이날 오후 7~8시 사이 두세 차례 정전이 일어났다. 정전이 벌어진 원인은 명확하지 않았다. 관리사무소 측이 정전 수리를 위해 전기 기사를 불렀고, 오후 9시50분쯤 복구 작업을 마쳤다. 이후 약 1시간 뒤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실의 에어컨 주변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을 찾기 위해 정밀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에서는 이번 화재와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월24일 개금동에서 부모가 야간 근무를 하러 나간 사이 아파트에서 불이나 11세·7세 자매가 숨졌다.
12·3 불법계엄 사태의 ‘기획자’로 의심받는 퇴역 군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7일 구속됐다. 노 사령관은 추가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은 김용현 전 장관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 불구속 상태로 특검 수사와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도 요구했다. 노 전 사령관 구속이 연장됨에 따라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 등 내란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속도를 더할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현복)는 이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추가 기소된 노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 심문을 한 뒤 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도주의 우려, 증거인멸의 염려가 인정되는 등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고 설명했다.
노 전 사령관의 1심 구속기간은 오는 9일 끝날 예정이었다. 이에 특검은 지난달 27일 노 전 사령관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법원에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부정선거 관련 의혹을 수사할 목적으로 ‘제2수사단’을 꾸리면서 정보사 소속 요원들의 명단 등 인적 정보를 제공받은 혐의다.
장우성 특검보는 이날 법정에서 “피고인의 범죄는 민주적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 내란 범행의 준비 과정에서 발생해 사안이 중대하다”며 “신속히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내란 범행 못지 않은 핵심 범죄에도 연루돼 있어 추가 수사의 부담감까지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검 수사의 핵심인 외환 혐의를 입증하려면 노 전 사령관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장 특검보는 “김 전 국방부 장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도 석방 전 추가 영장이 발부됐다”며 “피고인의 신분, 경력, 범행 경위에 비춰보면 김 전 장관과 문 전 사령관보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앞서 특검은 구속기간 만료가 임박한 김 전 장관과 문 전 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도 추가 구속을 요청했다.
반면 노 전 사령관 측은 “특검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구속영장을 기각해달라고 했다. 제2수사단 명단을 요청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랐던 것”이라며 고의로 범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의 친동생이자 변호인인 노종래 변호사는 “(명단을 받은 것은) 수사단 구성이 아니라 장관이 지시한 탈북 사건 관련 수사를 위해 의뢰한 인원 선발이었다”며 “장관의 명령에 따랐던 것인데 이걸 법적으로 (개인정보) 유출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이렇게 큰 사건에 휘말린 것 자체가 후회스럽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 많이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는 “1분도 늦지 않겠다”면서 “도주한다거나 증거를 인멸할 생각은 단 한 번도 생각조차 해본 적 없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