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프로야구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휘했던 한국 야구 원로 이광환 전 감독이 2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지병인 폐질환 치료를 위해 제주에 머물던 이 전 감독은 최근 폐렴 증세로 입원해 치료 중 이날 오후 세상을 떠났다.
이 전 감독은 중앙고와 고려대를 거쳐 실업야구 강호 한일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977년 모교인 중앙고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KBO리그 원년인 1982년에는 OB(현 두산) 타격코치로 부임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이 전 감독은 1989년 OB 감독에 이어 1992년에는 LG 감독을 맡았다. 1994년 ‘신바람 야구’와 함께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전까지 한국 야구에 없었던 ‘투수 분업화’와 ‘자율 야구’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2001~2002년 한화를 지휘하고 2003년 LG 사령탑으로 복귀해 한 시즌을 이끈 이 전 감독은 2008년 히어로즈(현 키움) 감독을 맡은 뒤 프로야구에서는 지도자 생활을 마무리했다. KBO리그에서 감독으로 통산 608승을 기록했다.
이 전 감독은 2010년부터 10년 동안은 생활체육 학생들로 구성된 서울대 야구부 선수들을 가르쳤다. KBO 육성위원장, KBO 베이스볼 아카데미 원장 등을 아울러 역임했다. 1995년에는 제주도 서귀포에 사재를 털어 야구박물관을 건립하고 야구 관련 소장품 3000점을 모두 기증하는 등 야구 저변 확대와 유소년 야구 육성에 힘쓴 야구인이었다. 빈소는 제주 부민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4일 오전 9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일 상법 개정안 심사에 돌입했다. 여야는 “상법 개정을 2일 법사위 소위에서 논의한 뒤 합의처리 노력”을 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상법 개정에 줄곧 반대해오다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방향을 튼 것이다. 상법 개정이 협치 전환의 변곡점이 되길 기대한다.
여야가 자본시장 선진화 계기가 될 상법 개정에 머리를 맞댄 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 각론을 두고는 여야 의견차가 큰 상황이다. 민주당은 기존 안에 있던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확대와 전자주주총회 의무화뿐 아니라 소액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대주주와 이해관계가 없는 사외이사 제도 강화,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조항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국민의힘은 추가된 3가지 항목에 대해 재계 우려를 들어 반대하고 있고, 기업을 위한 세제 개편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야의 상법 개정안 이견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원칙과 뼈대를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상법 개정은 마냥 시간을 끌 문제도 아니다. 이미 자본시장에서는 상법 개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장중 2% 가까운 3130대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지주사 종목들이 수혜 테마로 각광받으며 일제히 오른 데는 상법 개정이 호재로 작용했다. 상법 개정으로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대부분 해소된다. 이렇게 돼야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대로 부동산에만 몰린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흐르고 금융시장이 대체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상법 개정은 국민적 정책 신뢰와도 직결돼 있어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상법 개정은 소비심리를 되살리고 기업의 투자자금을 확보하는 경제 선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이른바 ‘3% 룰’이나 배임 소송 등 재계 우려가 큰 쟁점은 여야가 법안소위에서 더 논의하고, 필요시 입법 후 보완해도 늦지 않다.
HS효성이 창립 1주년을 맞아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 본사에서 창립기념 행사를 열었다고 1일 밝혔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200여명이 자리했고 국내외 20여곳의 사업장 임직원도 온라인을 통해 참석했다.
조 부회장은 기념식에서 “우리가 이룬 1년은 단순한 기업 활동이 아니라 창업 그 자체였다”면서 “임직원 모두가 HS효성의 경영자이자 창업자이며, 파운딩 스피릿(창업 정신)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 더 큰 역사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등 기술 혁명으로 앞으로는 깊이의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며 “최근 강화된 연구·개발(R&D) 활동을 통해 과학, 기술, 지적 자산 그리고 우리 모두의 집단지성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깊이를 만들어 유일의 가치를 만들어내자”고 강조했다.
올해 HS효성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도 지난해 대비 25% 이상 성장한 영업·세전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2대 중 1대에 사용될 정도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HS효성은 조 부회장의 지시로 HS효성 종합기술원(HARTI)을 출범시켰으며, 1년간 연구 인력을 30% 이상 늘렸다고 한다.
HS효성은 미래 고부가가치 분야로의 과감한 전환도 계획하고 있다. 독자 기술로 개발한 탄소섬유 ‘탄섬’은 지난 1년 새 베트남과 중국 등으로 생산 기반을 넓혔고, 아라미드 섬유 ‘알켁스’와 함께 항공우주, AI, 국방, 조선 등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미래 첨단산업 소재, AI 및 데이터 매니지먼트, 친환경 소재 등 분야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만들기 위해 검토 중이다.
드라마 촬영 중 국가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 만대루에 못질한 KBS 관계자에 대해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했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된 KBS 드라마 촬영팀 관계자 3명에 대한 기소를 유예했다고 2일 밝혔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고발인이 별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한 이대로 사건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S 드라마 촬영팀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30일 소품용 모형 초롱 6개를 매달기 위해 병산서원 만대루(晩對樓) 보머리 여섯 군데와 기숙사 동재(東齋) 기둥 한 군데에 못질한 혐의로 시민과 안동시로부터 고발당했다.
나무에 구멍이 난 못 자국은 개당 두께 2∼3㎜, 깊이 약 1∼1.5㎝로 파악됐다.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다. 만대루는 국가 보물로 지정돼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KBS는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복구를 위한 절차 협의 등을 약속했다. 문제가 된 촬영 영상은 전량 폐기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문화재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해 훼손된 곳을 1년간 관찰하기로 했다. 못질로 인해 발생한 구멍의 크기가 2~3㎜로 크지 않아 습기가 많은 장마철이 지나면 목재가 수축해 자연스럽게 훼손 부위가 회복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조한 겨울철에 구멍을 메우는 등의 보수행위가 오히려 훼손 정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도 반영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1년간 지켜보고 못질로 인한 부위가 벌어지는 등 훼손 정도가 더욱 심해지면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기둥 자체가 훼손돼 무너지는 등의 안전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