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중 구호단체 직원들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BBC는 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에서 일했던 전직 보안 직원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 직원은 자신의 동료들이 기관총 등을 사용해 위협이 되지 않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총을 쏘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 중 여성과 어린이, 노인들이 배급 현장에서 너무 느리게 이동한다는 이유로 경비 요원이 이들에게 발포하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목격했던 총격 중 한 사례를 설명하면서 “당시 출구가 내려다보이는 둔덕에 서 있던 다른 계약 직원이 주민들을 향해 15~20발을 연속으로 발포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바닥으로 쓰러졌고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자 함께 서 있던 다른 계약 직원이 ‘젠장, 한 명 잡은 것 같네’라고 말한 뒤 둘이 같이 웃었다”라고 전했다.
이 전직 직원은 GHF 내에 근무와 관련돼 규칙이나 통제가 거의 없으며 처벌받지 않는 문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계약직 보안 직원들은 명확한 교전 규칙이나 작전 규정을 받지 못했으며 심지어 팀장이 “위협을 느끼면 일단 총을 쏴 사살한 다음 나중에 질문하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팀장들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아무런 가치가 없는 좀비 무리”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GHF는 이 전직 직원의 주장이 명확히 거짓이라며 배급 현장에서 민간인이 총격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각 배급소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이 전직 직원이 불법 행위로 해고돼 “불만을 품은 전 계약직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직원은 2주간 급여를 받은 내역을 제시하며 GHF의 주장을 반박했다.
GHF는 지난 5월 말부터 가자지구 남부와 중부 등 여러 지역에서 구호품을 배급해왔다. 이스라엘은 그간 유엔과 국제구호단체들이 주도해왔던 가자지구의 구호품 배급 창구를 GHF로 일원화했다. 그러나 GHF가 배급소 운영을 시작한 이후 인근에서 총격과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됐다.
국제 인도주의 단체 169개는 지난달 30일 공동 성명을 내고 GHF 구호품 배분 과정에서 이날까지 팔레스타인인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이 재단을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스라엘군 등이 지원을 요청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일상적으로 포격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5만7130명이 사망했다.
‘불닭볶음면 신화’를 쓴 삼양식품이 중국에 해외 첫 생산기지를 짓는다.
삼양식품은 3일 중국 저장성 자싱시 마자방로에서 자싱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자싱공장은 대지 면적 5만5043㎡, 연면적 5만8378㎡ 규모로 지상 3층 건물에 6개 생산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오는 2027년 1월 준공 목표로, 총 2014억원이 투입된다.
자싱공장이 완공되면 이곳에서 ‘불닭볶음면’이 연간 최대 8억4000만개 만들어진다. 생산된 제품은 모두 중국 내수시장에 공급되며, 삼양식품은 중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제품 개발 및 마케팅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로써 삼양식품은 국내 원주·익산·밀양 등에 있는 4개 공장과 함께 총 5개 국내외 생산거점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연간 불닭볶음면 생산량은 총 35억2000만개로 늘어난다.
삼양식품은 국제 표준에 기반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자싱공장에 도입한다. 이에 국제식품안전기구(GFSI)에서 인정하는 식품안전시스템(FCCS22000), 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22000),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 등 국제인증을 차례로 취득할 예정이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이날 착공식 기념사에서 “삼양식품은 맛있는 음식을 넘어 세대와 지역을 잇는 문화 매개체가 되고자 한다”며 “맛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식탁 위에서는 행복과 즐거움을 나누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종합식품회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27일 국내 식품기업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했다.
충북 청주시가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사업을 확대한다.
청주시는 4개 동에서 시범 운영하던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사업을 이달부터 43개 읍·면·동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고 2일 밝혔다.
이 사업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병원·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보건의료·생활 지원·장기요양·주거 등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청주시는 지난 4월 4개 동을 대상으로 시범으로 시행해오다 이번 달부터 청주 모든 지역으로 확대했다.
75세 이상 중 장기요양재가급여자, 급성기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 퇴원환자,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중점군, 장기요양등급판정 대기자 및 등급외자(A,B)가 우선지원대상이다.
청주시는 시범 운영 기간 대상 노인들에게 장기요양재택의료센터 방문진료, 병원동행서비스, 행복드림하우스 주거환경개선사업,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 40건의 서비스를 연계·제공했다.
통합지원을 희망하는 노인 또는 보호자는 거주지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청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퇴원환자 등을 중심으로 의료기관과 협업해 대상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등 민·관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읍·면·동 담당자 역량 강화 교육 및 사업홍보를 통해 확대 추진하면서 청주시 노인 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1년 <오징어 게임> 공개 이후 숫자 ‘456’이 적힌 초록 트레이닝복은 배우 이정재(53)의 상징이 됐다. 그가 연기한 주인공 성기훈은 지질하고 때론 멍청한 선택을 일삼지만, 선한 본성으로 인간답게 살고자 발버둥 치는 인물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완결편인 시즌3가 지난달 27일 공개되며 시청자들이 성기훈과 함께한 5년의 여정도 끝이 났다. 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정재는 “시즌1이 워낙 큰 성공을 거둔 덕택에 (다음에는) 어떤 메시지와 재미를 드려야 할까 고민도 컸다”며 “개인적으로는 ‘인간을 어디까지 믿고 나의 양심은 어떻게 지킬 것인가’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고 했다.
시즌3의 기훈은 임신 중 게임에 참가한 준희(조유리)가 낳은 갓난아이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 마지막 게임에서 그는 딜레마에 빠진다. 한 명 이상을 구조물 밖으로 밀어 떨어뜨려야 하는데, 남은 것은 기훈과 아이 둘뿐이다. 그는 결국 아이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탈락을 자처한다.
이정재는 이 선택에 대해 “결국 기훈이 본연의 모습을 찾아간 것”이라고 봤다. 총 22개의 에피소드를 거치며 기훈은 사람을 배신하기도, 죽이기도 한다. 이정재는 무결하지 않은 기훈을 설명할 때 ‘양심’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고 했다. “우여곡절을 겪지만 기훈은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으로 양심을 선택하는 인물인 것 같아요.”
황동혁 감독이 선택한 결말에도 존중을 표했다. 이정재는 “시즌을 더 늘릴 수도 있었겠지만 대미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마지막을 보고,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싶었다”며 “대본을 끝까지 읽고 황 감독의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작가주의적 면모를 느꼈다”고 했다.
극 중 기훈은 “우리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라면서 “사람은···,”이라고 한다. 이정재는 황 감독에게 그 뒷말을 채워보자고 몇 번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독의 의도대로 빈 공간으로 문장을 맺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어떤 말을 갖다 붙여도, 기훈의 복합적이고 터질 것 같은 감정을 짧은 한 줄에 담기 어렵더라”고 했다.
이정재가 기훈을 대신해 채워본 말은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만 뽑아서 게임을 시키고, VIP들은 그걸 지켜보잖아요. 게임장 안에서 서로를 배신하고 죽이게 만든 이 게임 속에서 끝까지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감정으로 기훈의 마지막을 연기했습니다.” 그는 극 중 최고의 빌런(악당)으로 ‘이 게임을 만든 사람’을 꼽았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으로 이미 한국의 톱스타였던 이정재는 전 세계적 스타가 됐다. 2022년에는 한국·아시아 최초로 미국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제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작품이 됐다”며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을 체험한 것도 그간 해보지 못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작품 전후로 자신이 크게 달라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래 일을 하며 성공했던 작품도 그렇지 못했던 작품도 있었죠. 그런데 큰 성공만 바라고서 일을 할 수는 없잖아요.” 그는 차기작인 tvN 드라마 <얄미운 사랑>을 언급하며 “현재 하는 작품에 충실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오징어 게임>이 남긴 영향이 오래갔으면 하는 마음은 분명하다. 그는 “이제 제대로 알려지게 된 한국 콘텐츠가 꾸준히 알려지면 좋겠다”고 했다. 2022년 영화 <헌트>로 감독 데뷔를 하기도 한 그는 “한국 영화를 더 알리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오징어 게임>은 갑자기 문이 열린 것처럼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를 시청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죠. 저도 작품을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 문이 좁혀지거나 닫히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