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 북성로의 약 3.3㎡ 쪽방에 20년 넘게 살고 있는 이윤덕씨(73)의 방에는 에어컨이 있다. 한때 한낮 기온이 34도에 육박했지만 그는 더이상 더위 속에서 여름을 나지 않아도 된다. 대구시가 지난해 설치해준 에어컨 덕분이다.
이씨는 “매년 ‘이 여름을 또 어떻게 견디나’했는데 에어컨이 있어 한결 마음이 놓인다”면서도 “아직 에어컨 없이 지내는 사람들이 많아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올 여름 폭염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씨와 같은 쪽방주민과 노숙인 등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만큼 더운 지역이라는 뜻으로 ‘대프리카’라고 불리는 대구는 지난해부터 에어컨 설치 등 주거취약계층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9월까지 예산 약 3억5900만원을 들여 노숙인 605명, 쪽방주민 539명 등 총 1144명에 대한 폭염보호대책을 추진한다. 당초 8월까지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폭염기간이 예년에 비해 길어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사업기간을 1개월 연장한 것이다.
지난 2023년부터 시작한 쪽방 건물 에어컨 설치사업도 계속된다. 대구시는 지난해까지 에어컨 총 111대를 설치를 완료했다. 올해는 10대를 추가 설치한다.
문제는 에어컨을 설치해도 비용부담은 고스란히 쪽방 주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2023~2024년까지는 에어컨 설치가 이뤄진 쪽방에 대해 7~8월분 전기료 총 10만원을 지원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결국 에어컨 가동비용은 쪽방 주인이나 거주인이 부담해야 한다. 더워도 에어컨을 쉽게 켤 수 없게 된 셈이다. 건물이 낡아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는 곳도 있다.
대구쪽방상담소와 반빈곤네트워크는 쪽방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름철만이라도 공공임대주택 등에서 임시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장은 “(에어컨을 놓는 등) 현재 방식으로는 폭염 주거취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쪽방도 있다”며 “더위와 추위가 극심한 시기만이라도 주거 취약층이 거주할 수 있도록 소량의 임대주택 물량이라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그러나 주거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돌봄 보다는 자립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임대주택 제공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단, 모텔 등 임시숙소를 마련해 일시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7~8월 동안 고령 및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약 25명이 머물 수 있는 모텔 및 게스트하우스를 확보한 상태다.
대구시 관계자는 “주거취약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대구시 정책의 방향”이라며 “시민단체 등이 요구하는 임대주택 제공과 같은 안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인구감소로 매년 늘어나는 빈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고자 빈집 관리 종합계획을 세웠다고 3일 밝혔다.
도는 행정안전부가 지난 5월 수립한 전국 단위 빈집 관리 종합계획에 맞춰 18개 시군 빈집 현황과 관리·정비·활동 계획을 담은 자체 계획을 따로 마련했다.
지난해 말 기준 경남 18개 시군 빈집은 1만 5796가구나 된다. 전남·전북에 이어 전국 3번째로 빈집이 많다.
진주시·창원시·남해군·하동군·의령군·통영시의 빈집이 1000가구가 넘었다. 반면, 경남에서 인구가 유일하게 증가하는 양산시(202가구)는 빈집이 가장 적다.
도는 빈집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민간 관리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빈집 정의를 통일하고 관리 기준을 담은 조례를 제정한다.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통합관리시스템 ‘빈집애(愛)’를 활용해 빈집정책협의회를 구성해 맞춤형 빈집 정책을 세운다.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을 활용한 안심 골목길 조성사업도 병행한다. 빈집을 리모델링 후 청년 주거공간, 마을창업지원센터, 마을 스테이 등으로 활용하는 시범사업도 내년부터 시작한다.
빈집을 거래하는 공인중개사에게 활동비 지원, 소유자에게 중개수수료를 지원하는 성과보수를 도입해 민간이 빈집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원한다.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핵 역량 손상 수준에 대한 혼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이란 핵 프로그램이 최대 2년 후퇴했다는 판단을 제시했다.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국방부 내부의 정보 평가라면서 “우리는 그들(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최소 1~2년 후퇴시켰으며 아마도 2년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지난달 21일(미국시간)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의 이란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폭탄과 토마호크 미사일로 타격했으며 공격을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핵시설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일부 미국 언론은 미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피해 수준이 수개월 후퇴에 그쳤다고 보도하면서 피해 수준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NYT는 특히 파넬 대변인의 이날 발언이 국방부의 공식 전투피해평가(BDA)는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앞서 백악관 성명을 통해 “미국의 폭격은 이란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지만,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세 곳 핵시설에서 극심한 피해와 파괴가 발생했다”고 언급하며 보다 신중한 평가를 한 바 있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