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 대회에 북한 선수들을 초청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광주시와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통일부로부터 ‘대북접촉’ 승인을 받은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통일부로부터 대북접촉을 승인받았다. 남북교류협력법상 북한 주민과 접촉하거나 통신을 하려면 사전에 통일부에 신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가 대북접촉을 승인함에 따라 대회 조직위와 광주시는 직접 북한에 대회 참가 요청을 할 수 있게 됐다. 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오는 9월5일부터 12일까지 광주에서 열린다. 참가 신청은 오는 8월15일까지 받는다.
광주시와 조직위는 그동안 북한 선수들의 참가를 추진해왔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북접촉이 사실상 차단돼 초청 의사를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광주시와 조직위는 지난 5월 세계양궁연맹을 통해 북한에 선수단 초청 뜻을 전하는 등 간접적 방식으로 노력해왔다.
북한은 세계양궁연맹 회원국으로 세계대회 참가 자격을 갖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 달리 지역 예선을 거치지 않아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선수(국가대표)라면 누구든지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할 수 있다. 북한은 세계양궁연맹에 4명의 선수가 등록돼 있다. 북한 선수단 참여 여부는 남북관계와 국제정세 등 여러 변수에 달려 있다. 북한은 남북관계가 개선됐을 때 남한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대회에 여러 차례 선수단과 응원단 등을 파견했다.
북한 선수단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선수단을 보냈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평화의 울림’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에 북한 선수단이 함께한다면 대회 의미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사 못하고 월세 독촉만”상인들 보험 등 대책 요구중구청 “예산 없다” 난색
지난 5월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상가 인근 재개발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곳 점포 74곳 중 48곳이 전소됐다.
화재 발생 한 달이 넘었지만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상인들은 여전히 시커먼 폐허로 방치된 가게를 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1일 찾은 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도심 속 폐허’였다. 불에 탄 건물 잔해와 집기, 자재 등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불이 난 지 34일이 흘렀는데 아직 청소도 못했다. 상인들은 중구청이 제공한 컨테이너 한 칸에서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다.
화재 현장은 높은 철제 펜스로 둘러싸여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일부 점포는 임대인으로부터 원상복구 요구나 월세 독촉을 받고 있다. 김모씨(58)는 “두 달째 10원도 못 벌고 있는데도 집주인은 월세를 달라고 한다”며 “직원들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모씨는 25년간 운영한 사업장이 전소됐다. 그는 “잠이 안 오는 건 기본이고, 멍하니 있을 때 불난 게 생각나 괴롭다”고 말했다.
복구 지연 이유 중 하나는 감식이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피해 면적이 넓어 현장 감식에 시간이 걸린다”며 “언제 끝날지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감식이 끝나야 전기 복구가 가능하고 다시 장사를 시작할 수 있다.
지지부진한 재개발사업도 피해 복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지역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4년 6월 ‘한국판 롯폰기힐스’를 만들겠다며 추진한 세운상가 재개발지구다. 하지만 재개발 행정 계획이 처음 세워진 건 2010년이다.
신속한 사업 진행을 기대한 상인들은 여지껏 이주조차 할 수 없었다. 중구청은 보상비와 이주 비용 등은 시행사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시행사는 “내년에 프로젝트파이낸싱 대금을 조달해야 보상할 수 있다”고 했다.
상인들은 중구청에 사회재난조례나 사회재난보험 적용을, 시행사에 임시 사무공간 마련을 요구 중이다. 하지만 중구청은 “인명피해가 없어 재난대책위를 꾸리지 않았고, 재난 관련 예산도 없다”고 밝혔다. 시행사는 되레 관리비와 ‘제소 전 화해 신청 비용’ 명목으로 점포당 60만원가량을 청구했다. 김씨는 “우리 부주의로 불이 난 것도 아닌데 쫓겨나는 사람한테 그 비용도 내라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강산씨(44)는 “중구청은 세금 꼬박꼬박 낸 주민들을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건데 하소연할 곳조차 없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경제 사령탑으로 그동안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해온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지명되면서 정책 기조 변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중시해온 재정건전성 중심의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새롭게 세우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다만 확장재정이 이어지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게 가장 큰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30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해 청문회 준비와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은 기재부 차관보 산하 경제정책 담당 부서로부터 경기 여건과 물가 등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통’인 구 내정자가 경제 사령탑으로 지명됨에 따라 재정 확장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예산실장과 기재부 2차관을 역임하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주도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중장기 재정건전성은 유지해야 하지만 꼭 필요할 때 이 돈을 쓰면 대한민국 발전한다고 하면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 운용 해외사례 조사’에 관한 연구용역 계약도 추진 중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최근 ‘경기 대응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추진한 데 이어, 저성장 국면에서 재정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잇달아 관련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해외 주요국들의 재정 운용과 제도 전반을 연구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새로운 재정준칙 수립에도 나섰다. 국회 사무처와 협업해 공청회를 열어 재정준칙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정준칙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재정수지나 국가부채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법으로 정해 관리하는 규범을 말한다. 정부가 정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 등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저성장 국면에서 경기 대응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재정정책의 방향이 달라진 데에는 저성장 기조 속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신중하게 재정을 운용한다는 비판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일부 경제1분과 위원들은 “지난 정부가 재정 운용에 소극적이어서 경기 대응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왜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영했는지 설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 확장 정책의 관건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재정 확장 정책을 지속할 경우 나랏빚 증가세는 더욱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장률을 끌어올려 세금이 많이 들어오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 구 내정자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 투자를 통해 파이를 키우겠다”고 강조한 만큼 향후 경제정책 방향은 신산업 정책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없이는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AI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동안 민간과 정부가 함께하는 모델이 충분하지 않았던 만큼 점점 협업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일 조사에 착수했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써브웨이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온라인 주문 시스템에서 다른 고객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의원실에 따르면, 주문 페이지에서 웹주소(URL) 끝부분의 숫자를 임의로 변경하면 다른 고객의 주문 내역과 연락처 등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상태가 최소 5개월 이상 지속됐다. 다만 구체적인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개인정보위는 “구체적인 유출 경위 및 피해 규모, 사업자의 안전조치 의무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법 위반 발견 시 관련 법령에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식·음료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개인정보 처리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분야는 주문·배달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 처리가 필수적이다. 하반기 중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피자 프랜차이즈 파파존스에서 9년간 약 3700만건에 달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