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채 상병 특검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사건부터 들여다본다. 특검팀은 이 사건을 우선 처분한 뒤 핵심 의혹인 수사외압 의혹 사건과 임 전 사단장이 연루된 ‘구명 로비’ 의혹 수사로 넘어갈 전망이다.
채 상병 특검팀은 2일 오후 2시부터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피의자로 불러 대면 조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 순직사건이 발생한 2023년 7월 수해가 발생한 현장에 수중수색 지시를 내리는 등 사고 발생 원인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임 전 사단장 첫 조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특검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채 상병 순직 과정부터 (해병대 수사단에게) 수사외압이 행해진 모든 사건에서 임 전 사단장이 당사자”라며 “임 전 사단장이 수사기관과 국회에 나와 여러 얘기들을 한 게 있지만, 저희가 직접 본인 진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첫 조사 대상으로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 조사는 김성원 대구지검 형사2부장검사가 맡았다. 김 부장검사는 채 상병 특검팀에서 수사1팀과 2팀을 지휘한다. 수사1팀은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사건을 수사하고, 2팀은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 및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논란 수사를 맡았다. 3팀은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수사외압 의혹을, 4팀은 항명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대령 항소심 재판의 공소유지를 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 [단독]국방부, 채상병 특검에 박정훈 재판 이첩 완료···특검, 항소취소 검토)
수사를 본격 시작한 특검팀의 첫 표적인 임 전 사단장의 업무사과실치사 사건 수사는 김 부장검사를 비롯한 검찰 파견 인력이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구지검은 지난해 7월8일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임 전 사단장 등의 직권남용 및 업무상과실치사 사건을 송치받은 후 지난해 11월 말과 지난달 4일에 임 전 사단장을 불러 조사했다. 경북경찰청은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서 ‘임 전 사단장이 사고 현장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제11포병 대대장이 임의로 수색지침을 변경했다’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었다.
특검팀 안팎에서는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사건의 결론이 가장 먼저 나올 것이라 전망한다. 대구지검에서 이미 수사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데다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해병대 수사단 수사외압 의혹 및 임 전 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 사건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사건 구조가 단순하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수사외압 의혹과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두 사건은 특검팀 수사의 성패를 가를 주요 사건으로 꼽힌다. 그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 특검팀과 협의를 통해 임 전 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을 먼저 수사하기로 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조사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채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자신에게는 “법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구명로비 의혹과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조사에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관련한 상당수 질문에 대해 진술을 거부했다. 임 전 사단장은 “보충자료나 증거자료들을 다 제출해왔고, 여러 증언도 해왔기에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 소환조사는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임 전 사단장 조사는 오늘 하루에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과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별검사(특검)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김건희 특검법과 채 해병 특검법에 모두 수사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민중기 ‘김건희’ 특검과 이명현 ‘채 해병’ 특검은 이날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수사 주체를 놓고 협의했다. 양 특검은 구명 로비 의혹 수사를 채 해병 특검에서 맡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배후가 김 여사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양 특검 중 어디서 이 사건을 수사할지가 관심사였다. 김건희 특검과 채 해병 특검 중 누가 수사할지를 놓고 갈등을 빚거나 중복수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김건희 특검 쪽은 “협의를 마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진행 상황을 고려해 특검간에 협의하고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골자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친분이 있는 김 여사를 통해 임 전 사단장 구명 청탁을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그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했다. 공수처 수사기록은 채 해병 특검이 모두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채 해병 특검은 오는 2일 오후 2시 임 전 사단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을 상대로 채 해병 사망 상황과 임 전 사단장이 당시 현장에 내린 지시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채 해병 순직사건 초동 조사기록을 회수해 재이첩하는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과 임 전 사단장 로비 의혹 등도 함께 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전력 생산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4월 역대 처음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석탄발전 비중은 줄고, 태양광 비중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2일 발표한 분석을 보면 지난 4월 한국 전력 생산량 가운데 화석연료는 21.8TWh(테라와트시)로 전체 전력에서 49.5%를 차지했다. 그간 가장 낮은 비중이었던 지난해 5월 50.4%(22.6TWh)를 밑도는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 평균 60%에 달했던 화석연료 비중은 올해 10%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력 수요는 44TWh로,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했다.
석탄발전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화석연료 비중이 줄어드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국내 석탄 발전 비중은 18.5%(8.2TWh)로, 월간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해 전력의 약 30%를 석탄 발전에 의존했다.
동시에 태양광 발전량은 늘면서 전체적으로 화석연료 비중을 낮췄다. 지난 4월 태양광 발전은 4TWh로 전체 전력의 9.2%를 차지했다. 이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5월 8.7%를 넘어섰다. 앰버는 태양광 공급이 절정에 달하는 5~6월에는 태양광 비중이 더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5월 한국에 추가로 설치된 태양광 설비는 1.56GW로, 전년 동월 대비 61% 많다. 2023~2024년 감소세를 보이던 태양광 설비 용량이 반전됐다.
지난 4월 전력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70만t으로 감소했다. 2021년 동월 대비 36%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한국의 전력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인당 약 5t으로, 국제 평균의 3배에 달했다.
니콜라스 풀검 앰버 선임 데이터분석가는 “최근 몇 달간 태양광 발전 보급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다른 선진국에 비해 풍력, 태양광, 에너저장장치(ESS) 등 청정에너지 보급속도가 뒤처져 있다”며 “청정에너지 기술을 도입해야 수입 가스와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