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HD현대 회장(사진)이 3일 국제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 전체 회의를 소집했다.
HD현대는 이날 경기 성남시 HD현대 판교사옥에서 주요 계열사 사장단 전체회의를 열고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권 회장과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의 사장단 13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권 회장은 “눈앞의 실적에만 편승해 위기의 심각성을 간과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핵심이 무엇인지, 지금의 인적·물적 자원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가장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판단해 소신을 갖고 자신 있게 행동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장단은 이날 회의에서 연초 사업 목표를 분석해 하반기 실적을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부진한 사업군에 대해선 사업 재편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중장기 사업 계획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소년과 녹나무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요시다 루미 그림유소명 옮김 | 소미미디어 | 40쪽 | 1만8500원
일본 대표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림책을 냈다. 작년에 출간된 <녹나무의 여신>을 읽은 독자라면 더욱 반가울 작품이다. 소설 속 소년과 소녀는 그림책을 만드는데, 그 이야기를 완성해 엮은 작품이 <소년과 녹나무>다. 추리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이야기가 어우러진 그림책, 궁금해서 펼칠 수밖에 없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버린 소년. 홀로 사는 게 버거운 어린아이는 앞날이 무섭다. 길가에 웅크리고 앉아 울고 있을 때 한 여행자가 다가와 미래를 보여주는 녹나무 여신을 찾아가라고 일러준다. 만약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이 고통은 사라질까? 소년은 녹나무를 향한 여행을 떠난다.
책장마다 소년의 여정이 펼쳐진다. 초록이 가득하지만 우거진 수풀 탓에 숨이 턱 막히는 정글을 지나고, 뾰족하고 흰 얼음 수정이 마음마저 찌르는 듯한 설산도 넘었다. 캔버스 위에 거칠게 색채를 얹은 듯한 삽화 속 풍경은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그려진 작은 몸과 대비된다.
마침내 녹나무 여신을 만난 소년은 미래를 보여달라 외친다. 소년이 엿본 앞날은 절망적이다. 20년 뒤에도 소년은 항상 두려움에 떨며 여신을 찾으러 다니고 있었다. 여신은 “불안이 사라질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다. 그러니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지 말고 미리 걱정하지도 말고, 지금을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진실을 전한 뒤 사라진다.
고통을 느낀다는 건 역으로 살아있다는 의미. 오늘을 살아야 내일이 온다. 소년은 존재하고 있음에 감사하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소중한 현재를 지킬 용기를 얻는다. 불확실한 미래에 낙담한 이들도 소년과 동행한다면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65)의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놓고 모교 동문과 일부 교수 사이에서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충남대 민주동문회는 1일 성명을 내고 “이진숙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장관으로서도 교육부 수장으로서도 무늬도 결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충남대 민주동문회는 “이 후보자는 총장 재임 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행정으로 불통형 리더십을 보였다”며 그가 총장 재임 시 추진했던 대학 통합 추진 과정과 학내 소녀상 건립 과정에서 보였던 역사 인식 등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2023년 충남대와 한밭대 통합 추진 과정에서 이 후보자가 보였던 일방적·권위적 행태는 학내 구성원들의 자존감에 생채기를 남겼고 결국 통합 논의는 흐지부지 끝났다”며 “이는 ‘나만 따르라’는 개발독재식 마인드가 빚은 소동이었고, 컨트롤타워로서 협의와 조정 역량이 부족한 결과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자는 2022년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 과정에서 비협조로 일관하고 오히려 교직원을 동원해 학생들을 겁박했다”며 “소녀상 건립에 협조는 못할망정 갖은 핑계로 건립을 지연·방해했던 이 후보자는 과연 세계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가 국립대 최초 여성 총장임을 내세워 역량이 출중하다고 추켜세우려 하지만 박근혜도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통령이었다”며 “문제는 철학”이라고 꼬집었다.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는 이날 개인 명의 성명을 통해 이 후보자 지명을 비판했다. 양 교수는 민주동문회와 비슷한 문제를 지적하며 “(이 후보자는) 총장으로서 민주적 리더십 부재, 무능, 그리고 불통의 표본이었다”면서 “교육부장관 지명은 그다지 납득할 수 없는 선택이고, 민주적 교육 행정을 기대하는 이들로서는 당혹감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