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원회가 정부조직개편안의 핵심 이슈인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예산을 담당하는 예산처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고, 경제 정책 전반을 기획하는 재경부가 현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 부분을 가져오기로 했다. 금융소비자보호원도 신설된다.
국정기획위는 이번 주중 이 같은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을 마련해 대통령실에 보고하고 최종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정부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가 주요 쟁점 사안들을 어느 정도 정리했고 대통령실과 협의하는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기재부의 예산 기능 분리, 금융위의 국내 금융 분야를 재경부에 합치는 내용은 사실상 확정됐다.
국정기획위는 먼저 기재부를 예산을 담당하는 예산처와 세제·경제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재경부로 나누기로 했다. 예산처는 대통령실이 아닌 총리실 산하에 두기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기재부가 예산과 재정, 경제정책 등을 모두 포괄해 ‘공룡 부처’라는 지적에 따라 이를 나누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07년 노무현 정부 시절까지 운용했던 예산처와 재경부 체제로 돌아가는 셈이다.
현재 기재부와 금융위로 이원화된 국내 금융 관련 정책 분야는 재경부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지금처럼 국제 금융정책은 기재부가, 국내 금융정책은 금융위가 각각 따로 담당하면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환경에 금융정책을 효율적으로 조율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감독체계도 ‘2007년 체제’로 돌아가는 방향이 유력하다. 금융위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뺀 나머지 기능이 금융감독위원회로 전환되고, 금융감독원에서 금융 감독기능을 수행하되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의 경우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의 산업정책 측면과 감독정책 측면을 분리하자는 차원에서다.
국정기획위는 대통령실에 복수의 안이 아닌 하나의 안을 보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기재부 개편안은 가급적 예산처·재경부로 분리하는 하나의 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조직개편안은 향후 대통령실 논의를 거쳐 검찰청 개편과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다른 부처 내용까지 포함해 정부안으로 새로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경제 제재 대부분을 공식 해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2004년 5월11일 발효된 행정명령 13338호(시리아 특정 개인의 재산 동결 및 특정 물품 수출 금지)에서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를 종료하며 해당 명령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1일부터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지난 1월 취임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이 시리아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을 제재 해제의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은 시리아가 안정적이고 통일된 국가로 이웃 국가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테러 조직에 피난처를 제공하지 않고 종교·민족 소수 집단의 안전을 보장하는 시리아는 지역 안보와 번영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중동 순방 도중 알샤라 대통령과 만나 대시리아 제재 해제를 약속했다.
미국은 1979년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2004년엔 시리아 정부 재산을 동결하고 수출 제한 제재를 단행했으며 알아사드 정권이 반정부 시위에 대한 폭력적 진압을 계속하자 2011년 추가 제재를 내렸다.
이날 행정명령에도 지난해 말 러시아로 도피한 알아사드 전 대통령과 가족, 주요 보좌관을 포함해 테러와 인권 침해, 화학무기 확산 활동 관련자 등에 대한 제재는 유지된다. 이 제재는 법률 개정을 통해서만 해제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은 시리아를 여전히 테러지원국으로, 알샤라 대통령이 이끌었던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있다. 국무부는 지정 해제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아사드 하산 알시바니 시리아 외교장관은 미국의 경제 제재 종료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재건과 발전의 문을 연 것”이라과 환영하며 “이는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시리아가 국제사회에 문호를 개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다음 달 초 자신의 90세 생일을 앞두고 후계자 문제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해 중국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티베트 자치구의 경제적 성과를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민족 단결’을 주문했다.
신화통신·중국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30일 시 주석이 최근 티베트자치구 린즈시 바이구 가라촌 주민들이 보낸 편지에 답장을 보냈다며 편지 전문을 게재했다. 시 주석은 “마을의 수입이 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공산당을 따르면 행복할 것”이라며 “민족 단결을 굳건히 지키고 더 나은 삶을 창조하고 설원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고 ‘복숭아꽃 마을’이란 브랜드를 빛나게 해 조국의 변방 건설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야생 복숭아밭 풍경으로 유명한 가라촌은 시 주석이 2021년 7월 방문한 이후 복숭아 농업, 복숭아 가공식품 산업 등을 결합한 관광지로 개발됐다. 주민들이 집단으로 소유한 토지, 임야 등을 관광 자원과 시설로 활용해 수익을 나눠 가졌다. 현재 중국 농촌 전역에서 진행되는 사업인데 이 마을은 시 주석 방문으로 명성을 얻고 ‘티베트 통합’이란 상징적 의미를 얻으면서 더욱 추진력을 얻었다.
신화통신은 ‘복숭아꽃 경제’ 덕분에 마을의 소득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마을 지도자에 따르면 지역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4만위안(약 754만원)을 넘어섰으며 여러 가구가 새집으로 이사하고 새 차를 샀고, 10명의 아이들이 베이징, 청두, 장쑤성 등지에서 고등교육을 받았다.
시 주석의 편지 공개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 생활 중인 제14대 달라이 라마 톈진 갸초가 후계자 발표를 예고한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이뤄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티베트 종교 지도자인 라마들은 다음 달 2일부터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역에 모여 종교회의를 연다. 개회식에서 달라이 라마 영상 메시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메시지에 담길 내용은 다음달 6일 90세 생일을 맞는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 문제일 것으로 추정된다.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사망 후 어린아이로 환생한다. 이 전통에 따라 14대 달라이 라마는 1937년 두 살 나이에 환생자로 인정돼 1940년 즉위했다. 청의 속령이었던 티베트는 신해혁명 이후 독립 상태였다. 1950년대 국공내전에 승리한 공산군이 진주하면서 중국의 영토가 됐다. 1959년 중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봉기가 실패하자 달라이 라마를 비롯해 주요 지도자들은 인도로 망명했다.
신중국 건국 이전부터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달라이 라마의 사망은 중국 정부의 티베트 통치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 문제를 기회로 삼아 티베트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시 주석은 지난 6일 베이징 중난하이 집무실에서 중국 정부가 티베트 불교 2인자로 인정한 판첸라마 기알첸 노르부를 만났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 3월 출간한 자서전에서 “달라이 라마는 자유가 없는 땅에는 환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아닌 자유 세계에 환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지정한 후계자를 거부하라는 메시지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자라고 규정하며 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 문제와 관련해 양면책을 쓰고 있다. ‘복숭아꽃 마을’ 사례처럼 중국공산당의 통치를 따르면 경제적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분리, 자치, 완전한 종교적 자유 요구에는 강경하게 대응한다. 천원칭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중앙서기처 서기는 지난 13~15일 티베트족이 다수 거주하는 칭하이성을 시찰하며 “민족 분열 행위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