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테크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도전하던 고우석(26·사진)의 빅리그 입성은 좌절됐다. 방출 통보를 받았다.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는 18일 투수 고우석을 방출했다고 발표했다.
LG 마무리였던 고우석은 2023년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진출에 나섰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달러,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잘 풀리지 않았다.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고우석이 선택할 차례다. 고우석은 미국 내에서 자유계약선수(FA)다.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고 잔류를 노릴 수 있다. 못 이룬 꿈을 계속 좇는다면 몸값을 더 낮춰 타 구단 마이너리그로 옮길 수 있다. 아니면 국내 복귀다.
고우석은 2024년 2월 미국으로 가며 KBO리그에서는 임의해지 신분으로 공시됐다.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되면 1년 동안 KBO리그에서 뛸 수 없고 이후 복귀는 전 소속팀 LG로만 가능하다.
고우석의 의지가 있다면 LG 구단과 복귀 협의 절차로 들어갈 수 있다. 시즌 중 핵심 불펜 자원이 합류한다면 LG도 반길 만한 소식이다.
이번 시즌 선두 경쟁 중인 LG는 마무리에 고민을 안고 있다. 고우석이 갑자기 떠난 2024시즌에는 신예 유영찬(24세이브)이 비교적 잘 채웠지만 올해는 사실상 확실한 마무리는 두지 못하고 있다. FA로 영입한 장현식을 마무리로 정했지만 발목, 광배근 부상이 이어져 긴 공백기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유영찬도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러나 둘 다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다. 연투도 하지 못한다.
방출된 직후라 LG도 고민하며 고우석의 반응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차명석 LG 단장은 이날 “고우석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일단 연락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장에서는 투수 한 명이 소중하다. 한화와 치열한 선두 싸움 중인 LG는 최근 군 복무를 마친 이정용을 비롯해 부상당했던 투수들이 불펜에 속속 돌아오며 힘을 비축하고 있다. 고우석의 복귀 가능성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도전을 했는데 안 좋은 상황이 돼 안타깝다. 무엇보다 고우석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계속 도전을 하고 싶다면 미국에서 이곳저곳 찾아볼 것이고, 돌아오겠다면 그다음은 내가 아니라 구단이 잘 해결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야 고우석이 돌아오면 좋다. 그만큼 우리 팀에 힘이 된다”며 “고우석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가 첫 번째”라고 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의 1차 지명을 받은 고우석은 2019년부터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통산 354경기에 등판해 19승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 3.18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잘 풀리지 않았지만 최근 구위를 회복했고 트리플A 5경기에서 5.2이닝 6안타 1실점 평균자책 1.59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고우석이 국내로 복귀한다면 리그 선두 싸움의 큰 변수가 된다. KBO리그가 고우석의 선택을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