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9일 만인 13일 5대 그룹 총수와 경제 6단체장 등 경제계와 만났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전 10시에 시작한 간담회는 진행 도중 점심시간이 돼 ‘도시락 오찬’으로 이어지는 등 열띠게 진행됐다.
이날 재계와의 간담회는 이 대통령이 취임한 후 처음 한 경제계와의 회동이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이 대통령이 한국 경제의 시급한 과제인 글로벌 통상 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 글로벌 통상질서의 대전환기를 겪고 있고,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관세전쟁이 우리 산업 경쟁력과 수출 기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는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실용적이고 유연한 통상 정책을 통해 위기 극복에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최대 통상 현안인 미국 관세 조치에 대해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시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조속히 도출하기로 한 만큼 실무 협의를 한층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고, 합리적인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단체 및 기업인들은 최근 코스피 상승에 대해 언급하며, 새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들은 “미국의 통상 압박은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 헤쳐나가기 어려운 과제인 만큼 민관이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에게 “재계와의 소통 자리를 만들어줘 감사하다”며 “표방하시는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국정 철학은 저희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은 청소년 교육과 청년들의 사회 적응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뒤 “한 가지 부연하면 대통령이 되시고 나서 (이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어봤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취임 초기 바쁜 와중에도 경제계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해줘 감사하다”며 “기업인에 보여주신 관심에 경제계도 상당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오는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와 관련해 “1700개의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한다”며 “민관이 ‘원보이스’로 협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통령께서 미국, 중국, 일본 정상과의 통화에서 APEC 회의 참석을 요청하신 만큼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의 성공을 위해 주요한 ‘빅샷’ 기업인들을 초청하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3일 5대 그룹 총수·주요 경제단체장들과 회동한다.
대통령실은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내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경제 6단체장과 5대 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이 참석하는 경제인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단체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