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하순 어느 날 동이 트기 전, 모두가 잠든 우리 집에서 형은 사라져 버렸다.”일본 문화인류학자 이노세 고헤이가 쓴 <야생의 실종>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벚꽃이 활짝 핀 봄밤 저자의 형이 목적지조차 알리지 않고 뛰쳐나간 것이다.형은 사회적 기준으로 지적장애가 있고 자폐증을 앓는 사람이다. 당시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하던 시기였다. 마스크조차 쓰지 않은 장애인의 ‘실종’에서 떠올릴 법한 이야기 대신, 저자는 이 사건으로부터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는 선과 같은 세상의 경계들에 대한 사유를 풀어놓는다.저자는 어린 시절 형이 ‘장애인’으로 분류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태어날 때부터 눈앞에 있던 지극히 당연한 존재였던 형에게 장애라는 진단이 붙고, 특수학교로 보내야 하는 제약이 생기고, ‘돌봄이 필요한 존재’로 바뀌면서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절단선’이 생긴 것이다.저자는 이처럼 자기와 타자 사이에 그어지는 절단선...
21대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종교계에서도 차기 대통령에 대한 당부와 바람을 표명했다.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14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선태 주교 명의의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담화’를 내고 “공동선 실현에 헌신할 수 있는 후보가 뽑힐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주교회의는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덕목으로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 통합하고 모으는 대통령, 평화를 일구는 대통령, 공동의 집 지구를 보존하는 대통령” 등 네 가지를 들었다. 주교회의는 “새로 선출될 대통령이 제도를 개혁하고 조정하며 최상의 실천을 증진하고 부당한 압력과 타성을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한 정치를 펴기 바란다”며 “모든 국민과 소통하는 가운데, 특히 사회적 약자에 더욱 귀 기울이며 통합과 공존의 시대를 열어가기 바란다”고 했다. 또 “새로 선출될 대통령이 한반도가 정전을 넘어 평화로, 분단을 넘어 통일로 나갈 수 있도록 참평화를 일구기 바란다”며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
최근 정치인 등을 사칭한 ‘노쇼’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천안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원실 비서관을 사칭하면서 노쇼를 저지른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15일 밝혔다.문 의원은 “소상공인 피해가 우려된다”며 “문진석 의원실 관계자라며 연락이 올 경우에는 의원실 대표번호로 반드시 확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문진석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충남 천안 일대 식당에서 문진석 의원 비서관을 사칭한 ‘노쇼 사기’를 당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지난 13일 자신을 문 의원 비서관이라고 사칭한 사람은 충남 천안 소재 식당에 “의원님, 장관님 포함 20명 회식 자리를 예약하려고 한다”고 했다.이어 “의원님께서 원하는 와인이 있는데 2병(1040만원 상당)을 미리 준비해달라”며 주문이 가능한 와인 업체도 소개했다.예약 당일인 14일 예약자가 방문하지 않자 피해 업주들은 경찰에 신고했다.확인된 피해 식당만 6곳으로, 실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