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말 찾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덕여대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여전히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공학 전환 반대’, ‘김명애 총장 사퇴’ 등을 적은 알록달록한 래커칠이 곳곳에 남았다. 대자보는 다 떼어졌지만 본관 앞 운동장과 좌측 스탠드에는 학생들이 놓고 간 ‘학잠(학교 점퍼)’이 빛이 바랜 채 놓여 있었다. 다른 학교 이름이 적힌 학잠도 곳곳에 보였다. 본관에서는 사설 경비업체가 드나드는 이들의 신분을 확인했다.동덕여대는 6개월 넘게 진통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동덕여대 학교 측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진 것이 계기였다. 그동안 학과 통폐합, 캠퍼스 내 학생 사망 사고 등 학교의 행보에 반감이 쌓여 있던 학생들은 본관을 점거하고 학내외 시위, 단체 수업 거부, 학교재단 비리 고발 등으로 저항을 이어나갔다. 학교 측은 래커칠 등의 복구 비용을 ‘최대 54억원’이라고 밝히며 맞대응했다. 학생 몇몇을 특정해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