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골드 정치가 권력투쟁 이상이 아니게 되면서, 국가와 사회의 여러 영역도 그에 상응해 변형됐다. 비당파적이어야 할 행정 관료의 수장이 느닷없이 대선에 출마하고 후보 단일화를 강박하질 않나, 사법부가 당파적 입장에 따라 재판을 하지 않나, 입법부가 공안 검찰처럼 특정 세력 척결을 말하며 공포감을 조성하지를 않나, 가히 비정상의 시대다. 삼권분립 없는 민주주의, 혹은 삼권이 모두 당파 싸움을 하는 민주주의의 시대가 왔다.삼권이 ‘분립’ 아닌 ‘당파 싸움’권력기관만 그런 게 아니다. 필자가 볼 때 적지 않은 기사가 언론 공론장이 아니라 당파 기관지에 실려야 마땅하다. 교회가 거리에 나와 당파적 적대를 부추기는 것도 일상이다. 공익적 덕성에 윤리적 토대를 두어야 할 시민운동도 당파적 적대를 부추긴다. 학계는 다를까?대선 캠프에 이름을 올렸다는 동료 정치학자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차기 정부에서 뭐라도 하려면 자문그룹 명단에 이름이 있어야 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이름...
‘극우’ 세력이 한국을 비롯해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극우가 우파인 이상 우파 일반의 속성을 지닌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파의 핵심은 프랑스혁명이 문을 연 민주공화정을 부정하는 것이다. 자유·평등·박애를 거부하고 권위·차등·시혜를 주장한다. 자유로워지려면 평등해야 한다. 평등한 사람 사이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신분제적 전통과 단절한 근대적 개인이 돼야 한다.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은 법과 같은 일반적 언어를 활용해 박애를 실천할 수 있다. 우파는 이에 정면으로 맞선다. 신분제적 전통 속에서 엘리트적 가치를 찾고 목표를 세워야 한다. 불평등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할 뿐 아니라 사회에 이롭다. 평등은 허망한 유토피아적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엘리트 지배자가 유순한 민중에게 시혜를 베풂으로써 위계적 결속을 만들어야 한다.우파는 1920년대 말에서 1970년대까지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국가 주도 개발정책을 펼친 라틴아메리카의 군사 우파 정권이 대표적이다. 박정희의 군사 우파...
최근 유튜브에 채널을 하나 열었다. 다른 많은 셰프가 진작부터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것을 보면서도, 유튜브라는 특정 사이트까지 찾아 들어가 영상을 보는 일이 낯설고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 리모컨이나 만지작거리는 것에 익숙했던 나로선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아는 사람 하나가 촬영과 편집을 맡겠다고 나서 준 덕에 함께 이런저런 콘텐츠를 시도해 보고 있다. 요리와 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지인들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셰프로 일하고 있으니 카메라 앞에서 요리도 하고 있다.처음에는 평소 가게에서 만드는 요리를 주로 선보일까 했는데, 논의 끝에 좀 더 친숙한 음식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인이 편의점 음식이나 밀키트를 사 오면 거기에 약간의 특별함을 더한 요리를 선보인다. 내게는 유튜브도 매우 낯설지만, 이런 음식들도 그에 못지않게 낯설었다. 요리를 업으로 삼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모든 레시피에 친숙하리라는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의 요리사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