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참석차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 와 있다.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이라는, 어떻게 하면 인간이 기술을 더 잘 써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관한 연구들이 한가득 공개되는 학술 축제다. 6000명 가까운 연구자들이 모여 있는데, 아무래도 가장 인기가 많은 세션은 인공지능(AI)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한 디자인을 제안하는 곳들이다. 어느 뾰족한 지점에서 AI를 쓰는 것이 기존 방법론에 비해 더 나을지를 살펴보는 세션마다 인파가 몰렸다.한 세션에서, 미국 미시간대에서 온 연구원 한 명과 나란히 앉았다. 그는 AI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소셜 플랫폼의 접근성을 높이는 상호작용 연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도쿄역에서 찍은 영상이라며 파일 하나를 보여줬다. 영상 속에서는 시각장애인 한 명이 바닥을 지팡이로 툭툭 짚으며 길을 가고 있었다. 놀랍게도 나 또한 동일한 인물을 요코하마역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때 내 눈에는 점자블록이 강렬하게 와닿았었다. 블록판들이 어느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