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혼전문변호사 윤현준씨(42)는 남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 그는 때로 제약회사 영업 일이 맞지 않는 옷 같았다. 사람에 치이고 실적에 쫓기며 지치던 때, 윤씨는 아내 서아름씨(42)의 권유로 <전국노래자랑>에 나갔다. 일하던 복장 그대로 무대에 오른 그는 최우수상을 탔다. 이날의 기억은 윤씨의 오늘을 바꿨다. 그는 15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신인 트로트 가수가 됐다.
1일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은 신인 가수가 된 윤씨와 그의 매니저가 된 서씨 부부의 일상을 담는다. 장애 아동을 돌보는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일하는 서씨는 퇴근하자마자 남편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손본다. 행사장에서는 홍보와 촬영, 흥을 돋우는 댄서 역할도 한다.
동갑내기 초등학교 친구가 스무 살 무렵 다시 만나 세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됐다. 마흔 넘어 시작한 윤씨의 도전을 가장 응원하는 건, 아내 서씨다. 그는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환하게 빛나던 윤씨의 얼굴을 보며 “저기가 진짜 남편이 살아 숨 쉬는 자리구나” 싶었다고 한다. 윤씨의 무대에는 서씨와 가족들의 응원이 깃들어 있다. 오전 7시50분 방송.
서울 성동구는 지난 1일 자로 성동구도시관리공단에 ‘노동이사’를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임명했다고 2일 밝혔다.
시는 이번 노동이사 임명이 산하 공공기관의 노동자 경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해 기관의 주요 의사결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앞서 구는 지난 3월 ‘서울특별시 성동구 노동이사제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다. 이어 성동구도시관리공단의 정관 등 내부규정을 정비한 후 공개모집, 노동자 투표, 임원추천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최종후보자를 추천했다.
이번 임명으로 성동구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노동이사를 운영하게 됐다.
임명된 노동이사는 공단 노동자의 대표이자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로서 공단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 전반에 관한 의결권을 행사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노사 간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상생과 협력 중심의 노사관계 문화를 정착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이사의 임기는 3년이고 연임 가능하다.
정원오 구청장은 “이번 노동이사 임명으로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과정에 노동자의 목소리가 공식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노동이사제를 통해 성동구 공공기관의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