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65)이 이란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나히 감독을 대리하는 모스타파 닐리 변호사는 이란 법원이 자파르 감독의 ‘선전 활동’ 혐의를 두고 궐석재판을 벌인 끝에 징역 1년과 출국금지 2년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모든 정치 및 사회단체 가입도 금지됐다. 닐리 변호사는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파나히 감독은 지난 5월 프랑스에서 열린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최고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수감된 경험이 있는 5명이 자신들을 잔혹하게 고문한 전직 교도관이라 믿는 남자에게 복수할지 말지 고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나히 감독은 지난 7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기도 했다.
<그저 사고였을 뿐>은 미 아카데미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파나히 감독은 지난달 영화 홍보를 위해 미국 로스엔젤레스, 뉴욕 등을 방문했다.
파나히 감독은 2000년 <써클>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2015년 <택시>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거장이다.
작품을 통해 이란 내 사회, 정치적 문제를 다룬다는 이유로 수차례 처벌을 받았다. 2010년 징역 6년과 영화제작·여행 금지 20년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가택연금으로 형이 완화됐다.
2022년 이란 당국은 그를 다시 체포한 뒤 2010년 선고했던 징역형을 다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파나히 감독은 2023년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인 끝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닐리 변호사는 “파나히 감독은 현재 이란 국외에 있다”고 말했다.
“그냥 시원하게 사과하고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계엄은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저는 보수 지지자인데 계엄 이후 어디 가서 보수당 지지한다고 말도 못하겠어요.”(직장인 박상혁씨·43)
“계엄은 윤석열이 잘못한 기라, 국민의힘이 사과한다고 뭐 해결되겠나. 민주당만 더 기세등등해지는 거 아이가. 윤석열 하나 때문에 당이 이기 뭐 하는 꼴이고.”(김미애씨·72)
12·3 불법계엄 1년을 앞둔 지난 28일, 경향신문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찾아 국민의힘의 사과 필요성, 취임 100일을 앞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평가, 지방선거 표심 등을 들어봤다.
계엄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 필요성 여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젊은 층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눈에 띄었다.
대학생 김상윤씨(19)는 “중도층은 국민의힘이 윤석열과 연을 끊었다고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자진탈당한 것이지 않나”라며 “장 대표가 보여주기식 사과라도 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경북대에서 만난 대학생 조모씨(23)도 “비상계엄이 잘못된 일이라고 보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는 마음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문시장에서 만난 주부 양은경씨(55)는 “사과를 해서 해결될지는 모르겠지만 내년 선거도 있으니 하는 게 낫다고 본다”며 “계엄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탄핵됐고 끝난 사람인데 절연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서문시장 수선집 사장 이혜도씨(85)는 “계엄이 잘못된 건 맞지만 사과를 한다고 (해결)되는 일이냐”라며 “졸개들은 무조건 두목을 감싸야 하고, 계엄해선 안 된다고 진작에 말렸어야 했다”고 했다. 이씨는 “국민의힘은 여태까지 박근혜도 못 지키고 누구 하나 못 지켰다. 무너지는 모래성”이라고 말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김모씨(64)도 “계엄은 잘못한 건데 장 대표 때 계엄이 이뤄진 게 아니지 않나”라며 사과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12월 3일 취임 100일을 맞는 장 대표 지도부에 대해서는 부정 평가가 많았다. 서문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윤인숙씨(73)는 “서로 소통을 잘하면서 당을 키워야 하는데, 장 대표가 자신과 다른 얘기를 하면 배척하는 것 같다. 그런 모습들이 국민들이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김씨는 “국민의힘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며 “바른 소리를 하면 다 제명이 되고 당에서 나갔다.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도 없고 당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주는 사람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박씨는 “윤석열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게 장 대표가 못하고 있다는 뜻 아닌가”라며 “정책, 민생 얘기가 아니라 매일 싸우는 게 얘기만 나오니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에 대해서도 “굳이 면회를 가서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나”라며 “중도층이 보기에 안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상윤씨는 “장 대표가 윤석열을 확실히 끊어내지 못하고 계속 안고 가려는 모습을 보인다”며 “장 대표가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들 때문에 대표가 된 것이니 바로 놓을 수는 없겠지만, 대표가 됐다면 그런 사람들과 차츰 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양모씨(30)는 “장동혁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면서도 “요즘 물가도 오르고 취업도 힘든데 정치인들이 매일 싸우기만 하지 이런 문제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시민들은 국민의힘에 냉소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윤씨는 “어쩔 수 없이 국민의힘에 표를 줘야 할 것 같다”며 “지금 민주당이랑 균형이 너무 안 맞는다”고 말했다. 김씨도 “국민의힘을 뽑기는 할 것 같은데 아직 잘 모르겠다”며 “정치인들이 대구시장을 정치적 발판처럼 생각해 뽑기 싫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미애씨는 “국민의힘에 투표는 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더 세게 해야 하고 당 중진들도 좀 나와서 힘을 모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