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효자동 센트럴에비뉴원 김동권 경기북부경찰청장은 ‘16개월 영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친모와 계부의 진술 신빙성이 매우 낮고 사실관계가 다른 정황이 있다”고 27일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열린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사건 이전 아동학대 신고 내역은 없었다”면서도 “어린이집 교사 등 여러 참고인을 조사한 결과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의 상당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앞서 경기 포천시 선단동의 한 빌라에서 16개월 영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친모 A씨(25)와 계부 B씨(33)를 긴급체포하고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6시42분쯤 포천시 한 주택에서 “딸이 밥을 먹다 숨을 안 쉰다” “음식물이 목에 걸린 것 같다” 등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원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C양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C양은 치료 중 끝내 숨졌다. 병원 측은 C양의 몸 곳곳에서 멍과 여러 상흔이 발견됐다며 A씨를 아동학대 의심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C양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고, “외상성 쇼크가 사인으로 확인됐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두 사람은 “넘어져서 다쳤다”, “키우는 개와 놀다 생긴 상처”라며 학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 청장은 또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를 유기치사 및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수사 진척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관련 증거 확보를 위해 현재까지 압수영장을 집행하고, 최씨와 김씨를 포함한 요양원 관계자 37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폐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선별하는 여성 노동자 몸속에서 중금속과 프탈레이트 같은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인 에코톤(ECOTON)과 아이랑가대학교 의과대학 등과 협력해 인도네시아 그레식 지역 폐기물 처리장에서 일하는 여성 27명의 혈액과 소변 등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체내에서 플라스틱 유래 유해화학물질 23종이 검출됐다고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25일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은 현지 폐기물 처리장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선별하는 작업을 하며 플라스틱을 태우며 발생한 연기를 흡입했다.
전원에게서 카드뮴·납·크롬·니켈 같은 중금속, 프탈레이트, 페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이 검출됐다. 중금속은 체내에 축적되면 신경계 및 심혈관계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첨가제인 프탈레이트는 내분비계를 교란해 암과 호르몬 질환 등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페놀은 1급 발암물질이다. 이 밖에도 암이나 간·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들이 검출됐다.
이들은 폐기물 처리장에서 목장갑, 장화 정도의 보호구만 착용한 채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지고, 플라스틱을 태우며 발생한 연기를 일상적으로 흡입했다. 연구소는 폐기물 수거 노동 경험이 없고 폐기물 수거시설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 여성 5명을 대조군으로 설정하고 체내 유해물질 검출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폐기물 수거 노동자들의 체내에서 플라스틱 유해물질 농도가 약 2~3배 더 높게 나타났다.
김보연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국제사업팀장은 이날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플라스틱과 매일 마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은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는지 그 정도를 밝혀냈다”며 “플라스틱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이 연구를 통해 공중보건, 화학물질 안전과 노동자 보호를 증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대표적인 폐플라스틱 수입국이다. 2018년 중국이 플라스틱 수입 금지를 선언한 이후 선진국들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 폐플라스틱을 수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역시 늘었다. 적절한 처리시설이 없는 국가로 폐플라스틱이 수출되면서 현지에서 환경과 노동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연구소는 “플라스틱 유래 유해물질은 가임기 여성에게 더욱 위험할 수 있다”며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개인보호장비를 지급하고 선별장 내에 세척시설을 설치하는 등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개방된 공간에서의 쓰레기 소각·투기를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근본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이고 제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