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4일(현지시간) 통화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중국 측이 중일 갈등과 관련해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을 막으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 측이 대만 문제를 강조한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미중 양국의 의도 차이가 나타난 부분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마이니치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전화통화 이후 중국 측이 언급한 대만 관련 대화 내용에 대해 “일중 관계가 냉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않도록 못을 박은 것으로 보인다”고 25일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두 정상이 대만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24일 통화 이후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고, 미국은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심화되고 있는 중일 갈등과 관련해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눴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 이후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대만 문제나 최근의 중일 갈등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은 특히 시 주석이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설명하면서 “대만의 중국으로의 반환은 전후 국제질서의 중요한 구성요소다”라고 주장한 것에 주목했다. 지지통신은 다카이치의 대만 유사시 발언이 전후 국제 질서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시 주석이 “대만 유사시를 둘러싼 타카이치 총리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는 가운데, 대만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는 자세를 재차 미국측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제2차대전 때 미중 양국이 함께 일본과 싸웠던 역사를 강조하면서 일본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는 “이번 전화회담에서 미중의 긴장 완화를 연출함으로써 다카이치 정권에 압력을 가할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부 일본 언론들은 두 정상의 통화 이후 미중 양측이 발표한 내용의 차이점에 주목했다. 산케이신문은 “트럼프가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이유로 시진핑 정권이 일본에 대한 위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조지 글라스 주일 미국 대사는 중국의 위압에 대해 일본과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언급을 회피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측의 회담 내용 설명에 큰 차이가 있어 양측의 의도 차이가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한 다음날인 25일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어젯밤 이뤄진 미중 정상 간 통화 포함, 최근 미중 관계 상황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면서 “일미 간 긴밀한 연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해) 매우 친한 친구이며 언제든 전화를 걸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벌어지고 있는 중일 갈등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외교상 대화이므로 상세한 언급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6일 조 대표 취임 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정치개혁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조 대표가 대선 전 양당이 합의한 정치개혁안 이행을 촉구하자 정 대표는 “민주당이 정치개혁 의지가 없는 것처럼 언론에 비치도록 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직에 복귀한 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 대표를 예방했다. 조 대표는 “(혁신당과 민주당은) 한배를 탄 운명 공동체”라며 “민주당이 앞장서고 조국혁신당이 뒤따르면서 내란을 막아냈고, 이재명 정부를 수립해 감격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를 “정치 선배”로 부르며 “경험도 두터운 정 대표가 민주당 이끌고 계셔서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짧게 덕담을 건넨 뒤 곧바로 민주당을 향해 국회교섭단체 요건 완화 등 정치개혁안 이행을 촉구했다. 조 대표는 “대선 전 민주개혁 5개 정당(민주당·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원탁회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그 이후 반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답보 상태”며 “늦지 않은 시점에 정치개혁 위한 운전대를 정 대표님께서 손수 잡아달라”고 말했다.
정 대표도 모두발언 초반에는 덕담으로 화답했다. 정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칼날이 엄혹할 때 서초동 항쟁의 무대에 올라 조 장관을 엄호했다”며 “혁신당과 민주당은 따로 또 같이 비상계엄과 내란을 같이 극복해왔다”고 말했다.
정치개혁 현안으로 넘어가자 정 대표는 혁신당의 ‘언론플레이’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혁신당 어느 누구도 저에게 전화하거나 만나서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저에 대해 부정적 인터뷰를 한 혁신당 의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면 될 것을 언론에 ‘민주당 대표가 정치개혁 의지가 없다’는 것처럼 비치도록 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는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정 대표가 추진 중인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당헌·당규 개정을 언급하며 “당내에서는 표의 평등을 외치면서 국회에서는 교섭단체 요건을 무기로 표의 차별을 방치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원탁회의 선언문 채택은) 제가 재임할 때가 아닌 시기에 이뤄진 일”이라면서도 “제가 (지금) 민주당 당대표”라고 말했다. 그는 “제기해주신 여러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되면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 가능한 부분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