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이모티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배터리 등 분야의 미국 내 제조 설비 구축 단계에서 외국인 숙련 노동자의 활용을 원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외국인 노동자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시기를 한정해 지지층 내 미국인 일자리 상실 우려를 다독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노동자들이 H-1B 비자 소지자로 대체되는 것을 지지하는 것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준말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이자 강력 지지층을 뜻한다)’ 정신이냐‘라는 질문에 “H-1B 비자 문제에 관해 대통령은 매우 미묘하면서도 상식적 견해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이 그 어느 때보다 부흥하기를 원한다“며 ”외국 기업들이 수조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면서 그들이 배터리 같은 매우 특수한 분야를 창출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오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 시설과 공장을 짓고 가동시키는 초기 단계에 그런 조치를 허용하고자 한다”며 “하지만 궁극적으로 대통령은 항상 그런 일자리에 미국 노동자를 보길 원하며,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우리 국민을 고용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미국 노동자들이 대체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당신은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빗 대변인이 언급한 ‘배터리 같은 매우 특수한 분야’는 한국인 집단 구금사태가 벌어진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태를 계기로 전문직 외국인의 미국 입국 비자인 H-1B의 필요성을 최근 강조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조지아주 구금 사태를 언급하면서 “거기에는 평생 배터리를 만들어 온 한국인들이 있었다. 배터리 제조는 매우 복잡하다. 쉬운 일이 아니고 매우 위험하고 폭발도 자주 일어나며 여러 문제가 많다”면서 “초기 단계에 500∼600명 정도의 인력을 데려와 배터리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 방법을 가르치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을 나라 밖으로 내쫓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 인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구글의 인공지능(AI) 칩이 자사의 지배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바로 견제에 나섰다. 구글의 AI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한 세대 앞서 있다”며 AI ‘큰손’ 지위가 여전함을 과시했다.
엔비디아는 25일(현지시간) 엑스 계정을 통해 “우리는 구글의 성공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들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고, 우리는 구글에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우리는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모든 AI 모델을 구동하고 컴퓨팅이 이뤄지는 어떤 환경에서든 수행하는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또 “특정한 AI 구조나 기능을 위해 설계된 맞춤형 반도체(ASIC)보다 뛰어난 성능과 범용성, 호환성을 제공한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처리장치(TPU)로 학습한 AI 모델 ‘제미나이 3.0’이 호평받고, 다른 AI 기업들도 TPU 도입 움직임을 보이자 자사 제품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최근 7세대 TPU ‘아이언우드’를 공개했다. 그간 TPU를 내부 AI 업무에 활용하는 한편 외부 기업 고객들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제는 직접 칩을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메타가 내년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TPU를 임차하고, 2027년에는 자사 데이터센터에 직접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AI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트로픽이 최대 100만개의 구글 TPU를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이용 계약을 맺기도 했다.
시장에선 엔비디아의 아성이 단기간에 흔들리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전력과 비용 문제로 점유율을 내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GPU는 개발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어 다양한 AI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전력 소모가 크다. 이에 구글, 아마존, 메타, 오픈AI 등은 자체 칩 개발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구글 TPU의 선전이 엔비디아 일극 구도에 변화를 시사하면서 GPU보다 전력 효율성이 높은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에 매진하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AI 반도체 업계에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글은 이날 성명에서 “맞춤형 TPU와 엔비디아 GPU 모두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우리는 수년간 그래왔듯 두 체계를 모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