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6살과 10살 자녀를 둔 송주연씨(43·제주 서귀포시 성산읍)는 올해 초 이웃에 사는 4가구와 함께 아이를 함께 돌보는 ‘수눌음 돌봄 공동체’를 꾸렸다. 5가구 모두 맞벌이,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온 이주민이라 기댈 가족이나 친척이 없는 처지였다.
송씨는 “‘소행성’이라는 공동체 이름을 짓고, 5가구의 5살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9명의 아이를 공동 육아하기로 했다”면서 “평일에는 5가구 중 휴무이거나 빨리 일을 끝낸 집에서 하교하는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와 돌보고 주말에는 쑥 캐서 쑥떡 해먹기, 무와 고구마 심기, 오름 등반 등 제주의 장점을 살린 야외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3 딸이 돌봄 공동체에서 어울린 이후 ‘게임할 핸드폰이 없어도 재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송씨는 “저 역시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숲이 생겨 심리적 안정감이 커졌다”면서 “더 일찍 공동체를 만났다면 셋째도 낳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제주의 공동 육아 프로그램인 ‘수눌음 돌봄 공동체’가 지역사회 호응을 얻으면서 참여 가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수눌음 돌봄 공동체는 2016년 18팀으로 시작해 2020년 68팀, 2024년 95팀으로 늘었다. 올해는 105팀 481가구, 1799명이 참여 중이다.
수눌음 돌봄 공동체는 제주에서 영유아, 초등학생 이하 돌봄자녀가 있는 3가구 이상이 모여 자발적으로 구성하는 돌봄 품앗이 모임이다. ‘수눌음’은 제주에서 농사일이 바쁠 때 이웃끼리 서로 도와 일하는 풍속을 말하는 사투리다.
도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공동체에게 아동 당 월 2만원(장애아동 월 3만원), 최대 15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한다. 도 관계자는 “지원금은 아동당 월 2만원으로, 사실상 자조 모임”이라면서 “젊은 부모들 스스로 입소문을 듣고 공동체를 꾸리더라”고 말했다.
돌봄 공동체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가 사업 참여자 427명을 대상으로 10월14~23일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95.6%가 사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부모들은 육아 정보 공유와 소통(98%), 양육자 마음 위로(97%), 자녀의 정서적·심리적 안정(95%), 일상 및 긴급돌봄 어려움 해소(90%)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돌봄 공동체 참여 후 아이들에게서 체험 활동 증가(83.4%), 사회성 발달(75.9%), 텔레비전(TV) 시청 및 핸드폰 사용 시간 감소(44.3%), 성격이 밝아짐(30%) 등의 변화가 나타났다고 답했다.
특히 공동체에 참여한 가구의 자녀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다자녀 가구 비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 가족의 가구수 분석 결과 1자녀 가구 비율은 40%에서 29%로 줄고, 2자녀 가구는 46.4%에서 52.7%로, 3자녀 가구는 11.7%에서 15.9%로 늘었다. 4자녀 이상 가구도 1.9%에서 2.4%로 늘어 돌봄 공동체가 양육 부담을 줄이고, 출생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도는 내년 수눌음 돌봄 공동체를 200개팀으로 확대한다. 공동체별 지원금도 기존 최대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한다.
이혜란 제주도 복지가족국장은 “수눌음 돌봄 공동체가 제주의 돌봄 모델로 자리 잡으며 저출생 문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축구 대구FC가 2부로 떨어지기 일보 직전, 극적인 무승부로 1부 잔류 가능성을 살렸다.
대구는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7라운드에서 지오바니의 동점골에 힘입어 제주 SK와 1-1로 비겼다.
12위 대구(승점 33점)는 7경기 무패(2승5무)의 상승세에도 11위 제주(승점 36점)와 승점 차 3점을 좁히지 못했다. 다만 이날 패배 시 강등 확정이었던 대구는 무승부로 마치면서 30일 최종전까지 다퉈볼 기회를 얻었다.
다득점에서 제주보다 6골 앞선 대구는 마지막 경기에서 8위 FC안양에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리고 이날 제주가 9위 울산 HD에 패배하면 대구는 1부에 살아남을 수 있다.
승리가 간절했던 대구는 올해 11골 12도움을 기록한 해결사 세징야가 부상으로 결장해 전력의 손실이 컸다.
세징야는 허리와 무릎 통증으로 지난 8일 광주FC와의 K리그1 36라운드를 결장했다. A매치 휴식기 재활에 힘을 기울이며 복귀를 기대했지만 이날도 출전하지 못했다.
세징야 없는 대구는 초반 흐름을 내줬다. 전반 28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이은 유리 조나탄의 헤더슛에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전 시작과 함께 에드가를 교체 투입해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황재원과 김주공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대구는 후반 23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황재원이 후방에서 연결한 롱 패스가 상대 수비수들의 사이로 빠져나온 것을 지오바니가 감각적인 왼발 로빙슛으로 연결, 동점을 만들었다. 지오바니의 시즌 첫 골이었다. 역전승 기회를 반칙으로 놓친 것이 뼈아팠다. 에드가가 후반 37분 황재원의 크로스에 이은 헤더슛으로 역전골을 넣었지만 비디오 판독(VAR)으로 취소됐다.
에드가의 득점 장면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미드필더 김정현이 직전 상황에서 제주 최병욱을 상대로 공을 빼앗는 장면에서 반칙이 확인됐다. 대구는 추가 시간 12분까지 공세를 펼쳤으나 제주의 골문을 더 이상 열지 못해 무승부로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