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법무법인 집념의 득점쇼로 희망을 살린 손흥민(33·LAFC)이 승부차기 실축으로 고개를 숙였다. LAFC는 23일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컵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손흥민의 멀티골에 힘입어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2-2로 비겼지만, 연장전에 이은 승부차기에서 3-4로 패배했다. MLS컵은 콘퍼런스 준결승부터 단판 승부다. 이로써 LAFC는 2025시즌의 마침표를 찍었다. 2022년 이후 3년 만의 두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단판 승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최전방 골잡이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이날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악몽을 경험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연장 후반전 막판에 근육 경련이 있었다. 승부차기를 차려는 순간 경련을 다시 느꼈고, 정확하게 차지 못했다. 어쨌든 모두 나의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LAFC가 0-2로 끌려가던 후반전 만회골과 동점골을 잇달아 쏘아 올렸다.
첫 골은 집념으로 만들었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마크 델가도의 크로스를 앤드루 모런이 머리로 떨궈주자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골키퍼에게 막히자 오른발과 왼발로 두 차례 더 때린 끝에 수비수들의 몸을 던지는 방어를 뚫고 밴쿠버의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되찾은 LAFC는 경기 종료를 앞둔 추가시간 5분경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드니 부앙가가 상대 수비수 트리스탄 블랙먼의 퇴장을 유도하며 수적 우위를 점했다. 공교롭게도 상대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 위치가 페널티 아크 왼쪽 측면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14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었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오른발 프리킥으로 밴쿠버의 골문 왼쪽 상단을 꿰뚫었다. 올여름 MLS 역사상 최고 이적료에 LAFC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의 시즌 12호골이었다. 정규리그에서 9골을 넣은 그는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3골 1도움으로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했다.
변수도 있었다. 밴쿠버는 정규시간 막판 토마스 뮐러가 근육통으로 제외된 뒤 연장전에서는 수비수 베랄 할부디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LAFC는 11 대 9로 수적 우위에 놓였다. 그러나 불운이 시작됐다. 연장전 막바지 슈팅 3개가 모두 골대를 때린 게 전조였다.
승부차기에서는 하필 가장 믿었던 손흥민이 실축을 했다. 1번 키커로 등장한 손흥민의 슛은 골대를 때렸다. 3번 키커 델가도의 슛 역시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반면 밴쿠버는 1명을 제외한 4명이 모두 성공시키면서 승패가 결정됐다.
“항상 위너(승리자)가 되고 싶다. MLS컵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했던 손흥민의 첫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손흥민은 이날 승부차기 실축에도 최고로 평가받았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양 팀을 합쳐 가장 높은 8.9점의 평점을 매겼다.
정부가 25일 별세한 배우 이순재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정부를 대표해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정부 훈장이다. 배우가 금관문화훈장을 받는 것은 2021년 윤여정과 2022년 이정재 이후 3년 만이다.
문체부는 이순재에 대해 “반세기가 넘는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온 최고참 현역 배우”라며 “연기에 대한 진정성과 인간적인 모습으로 전 연령층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추서 이유를 밝혔다. 문체부는 또한 “후학 양성과 의정 활동 등을 통해 예술계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문화 예술인”이라고도 했다.
이순재는 2018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국내 최대 규모의 양성자센터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4일 양성자 입자 치료 솔루션 기업인 IBA와 양성자 치료 시스템 ‘IBA 프로테우스 플러스(Proteus Plus)’ 도입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에 따라 서울성모병원이 아시아에 현존하는 양성자 기기 가운데 가장 최신 장비를 도입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양성자센터를 운영하게 된다. 치료 시스템을 공급하는 IBA는 입자 가속기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번에 서울성모병원이 도입하는 양성자 치료기는 현존하는 국내 1세대 치료기 대비 진일보한 차세대 기기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적응형 양성자 치료(Adaptive Proton Therapy)는 치료 기간 중 변형된 종양에 대해 추가 대기기간 없이 바로 치료가 가능한 기술로, 서울성모병원이 세계 최초로 구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중인 양성자 치료기들은 도입된 지 10년여의 시간이 흘러 이번에 도입하는 차세대 장비와는 해당 기간 만큼의 기술적 격차를 보일 것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또한 서울성모병원이 아시아 최초로 도입하는 다이나믹 아크(Dynamic ARC) 기술 역시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 의료기관의 양성자 시스템에만 도입된 최신 기술이다. 0.1도 단위로 정밀하게 각도가 조절되는 360도 회전형 조사(照射) 장치를 활용해 최적의 치료 각도로 양성자 빔을 연속 조사할 수 있어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치료 효과는 개선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단지 내에 들어설 양성자센터는 2단계에 걸쳐 건립될 예정이다. 먼저 1단계로 2029년 말까지 양성자 치료기의 도입과 설치를 완료하고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 하에 25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총 8개층, 연면적 3만7850㎡ 규모의 시설을 갖춘다. 병원은 이후 양성자 치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시기에 추가 재원을 투자해 내부적으로 계획된 2단계 건설을 추진한다는 복안을 밝혔다. 2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고형암 진료의 무게 중심축이 새롭게 건립된 양성자센터로 모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규모인 3개의 치료기 구성은 급증하는 환자 수요에 사전 대비하기 위한 대응이다. 각각의 치료기마다 동시에 입실부터 치료 준비, 치료 진행까지 물 흐르듯 연속적으로 가동하는 시스템으로 가동률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지열 서울성모병원장은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양성자 기기 도입과 센터 건립은 서울성모병원 단지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라며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혈액병원에 더해, 암병원이 다시 한 번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해나가는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