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시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 12월3일 불법 계엄 선포 이후 ‘체포조 명단’과 관련해 방송인 김어준을 가수 김호중으로 오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지난 24일 진행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재판에는 여 전 사령관이 나와 체포 대상자 명단과 관련해 “김어준도 있었고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도 있었다”고 했다.
여 전 사령관은 “명단에 보면 김어준씨 있지 않나”라며 “저도 군사법원 재판하면서 알았는데, 12월4일 오후까지도 우리 방첩사 요원들은 명단의 ‘김어준’을 ‘김호중’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이 누구인지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서로 구두로 전파하다 보니 내가 말을 그렇게 했는지, 누가 잘못 받아 적었는지 모른다. 수사단장은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우원식이 국회의장인지도 몰랐다”며 “해프닝 중에 압권이었다. ‘명단 명단’ 이야기하는데 허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첩사에는 그런(반국가세력) 수사본부가 있었던 적이 없다”며 “(다른 군인들이) 군사재판에서 증언한 내용을 기억하기로는 ‘합동체포조를 운용했다’고 증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12월4일 19시경 김현지, 이석기, 정진상을 메모한 것은 인정하느냐”라고 묻자, 여 전 사령관은 “네”라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서 주요 인사 10여 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받고 체포조를 꾸린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국내 최대 돼지 사육 지역인 충남에서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급성형이 처음 발생했다. 정부는 ‘심각’ 경보를 발령하고 전국 돼지농가에 48시간 이동중지조치를 내렸다.
충남도는 25일 당진시 송산면 한 돼지농장에서 폐사한 돼지에 대한 ASF 정밀검사를 한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폐사한 돼지는 지난 4일 경남 합천의 한 종돈장에서 입식된 24주령 돼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해당 농장주 소유 농장 돼지들을 살처분하고 인근 시군, 한돈협회, 양돈농가 등에 상황을 공유했다.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가축 이동을 제한하는 한편, 반경 10㎞ 내 28개 양돈농장에 대해 소독 및 이동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발생지 3㎞ 이내에는 통제초소 4군데를 설치해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국 모든 지역에 대한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농장 간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의 모든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한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ASF는 돼지와 멧돼지에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질병으로 침·호흡기 분비물, 분뇨 등을 통해 전파되며 오염된 차량·사료 등을 매개로 확산되기도 한다. 감염 시 고열·식욕부진·구토·출혈 등 증상이 나타나며, 급성형의 치사율은 100%에 이른다.
국내 ASF는 2019년 9월 경기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이번이 55번째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경기 20건, 강원 19건, 인천과 경북에서 각 5건이 발생했다. 올해는 경기에서 5건이 보고됐으며, 지난 9월 경기 연천에서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