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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이혼전문변호사 [그날의진실]‘마지막 행선지에 범인 있었다’···20년 만에 드러난 ‘신정동 연쇄살인’ 전말
작성자  (118.♡.219.250)
부천이혼전문변호사 2005년 6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여성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20대 여성의 시신은 쌀 포대 두 개로 씌워져 있었습니다. 5개월 뒤 또다시 신정동에서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이번엔 40대 여성이었습니다. 비닐과 돗자리로 시신은 감겨있었습니다.
시신들은 모두 노끈으로 정교하게 묶여 있었어요. 경찰은 ‘발칵’ 뒤집혔죠. 38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렇다할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성폭행에 이은 살인사건이었지만 유전자 정보(DNA)도 나오지 않았죠.
‘CC(폐쇄회로)TV가 이렇게 많은 21세기 서울시내에서 연쇄살인이라니….’ 인근 동네에 사는 여성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사는 8년간이나 계속됐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이 사건은 2013년 미제사건으로 지정됐습니다.
2016년 서울경찰청에 미제사건을 전담하는 팀이 신설되면서 수사는 다시 시작됐습니다. 미제사건 수사의 핵심은 유전자 검사입니다. 시간이 오래 흐른 사건일수록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유전자는 범행을 입증하는 가장 결정적인 수단이 됩니다.
20년 전 시신과 증거품들에선 아무런 DNA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범인은 치밀했죠.
그런데 2016년 A씨의 속옷에서 2명 이상의 것이 섞인 혼합 DNA가 발견됩니다. 유전자 기술이 발달한 덕이었지만, 명확히 누구의 것인지 밝힐 수 없었죠.
4년 뒤인 2020년 드디어 A씨의 속옷에서 남성의 DNA가 확인됐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세한 흔적으로도 유전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B씨의 시신을 묶어둔 노끈에서도 DNA가 파악됩니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 두 사람에게서 나온 DNA는 같은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이 사람이 바로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이 DNA의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미제전담팀은 다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이제부터 발로 뛰는 수사가 필요한 때였습니다.
시신에서 모래 등이 발견된 점과 함께 성폭행이 이뤄진 점 등을 통해 2005년 당시 공사현장 관계자 등 23만189명을 수사 대상자로 선정하고, 1514명의 유전자를 채취합니다. 23만여명을 모두 수사할 순 없으니, 범행의 특성에 기인해 몇 가지 조건을 두고 유전자 대조 작업을 벌인 겁니다. 야간에 혼자 일하거나 혼자 사는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죠.
중국의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국제공조를 통한 대조작업도 벌였습니다. 하지만 일치하는 DNA가 없었습니다.
수사팀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혹시 죽은 거 아냐?’. 용의자 수색범위를 사망자로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신정동에 거주했거나 직장을 다녔던 인물, 피해자 주변인, 설비 혹은 공사 등 업종 종사자, 독립공간에 혼자 일하는 직업, 살인 혹은 성폭력 등 강력범죄 전과 3범 이상 등의 조건을 넣어 나온 사람들을 대조해보기 시작합니다. 두 건의 범행이 휴일에 벌어졌기 때문에 휴일에 근무했을 만한 인물도 조사했습니다.
‘56명’. 그렇게 용의자 후보들이 선별됐습니다. 경찰은 이미 사망했지만, 범인일 가능성이 큰 인물들을 추려냈습니다. 그러다가 주목한 게 2015년 10월 사망한 장모씨입니다.
2006년 2월, 자신이 일하던 신정동의 Y빌딩에서 한 여성을 지하로 유인해 성폭행하려던 장씨는 간신히 달아난 피해자의 신고로 혐의로 붙잡혀 강간치상 혐의로 2009년까지 징역을 살았습니다. 2005년 이전에 성범죄 등 3범 이상의 강력범죄 전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장씨의 시신이나 DNA를 얻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DNA를 대조하려면 그의 DNA를 채취해야 하는데 그의 시신은 이미 화장된 이후였습니다. 군대, 교도소 등에도 그의 유전자 정보가 남아있을 법한 물건은 없었죠.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가 방문했을 법한 병원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남부 지역 40개 병원 등을 탐문했습니다. 그러다 장씨의 검체가 한 병원에 남아있던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미 보관기간이 지났지만 다행히 폐기하지 않았던 것이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사망한 A씨의 속옷, B씨를 묶은 노끈에서 나온 유전자는 장씨의 것과 일치했습니다. 지난 9월 경찰은 장씨를 피의자로 특정했습니다. 이미 사망해 법원의 판결을 받을 수 없지만, 장씨가 두 사람을 죽인 범인이라는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경찰은 교도소 수감 시절 재소자 등도 탐문해 그가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며 떠벌리고 다녔던 사실도 알아냅니다. 이런 얘기를 들은 이들은 그가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죠.
경찰은 그가 근무했던 Y빌딩도 찾아갑니다. 지하는 20년 넘는 동안 별다른 보수 공사 같은 게 없어 당시와 비슷한 환경이었습니다. 수도관이 있고 곳곳에 A씨와 B씨를 묶은 것처럼 보이는 노끈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시신에서 나온 모래가 있을 법한 공간도 확인했습니다. 장씨는 이미 숨진 뒤였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지만,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는 정도로 많은 증거가 그를 ‘신정동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20년 만에 범인이 밝혀졌지만 피해자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범인도 지병을 앓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180cm의 장신이었던 장씨는 범행 당시 60대 초반이었지만 왜소한 체격의 여성들을 끌고 가 무자비하게 살해했습니다. 그는 범행을 저지른지 10년쯤 지난 뒤 70대 초반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사건을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2005년 당시 유전자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속옷 등에 남아있던 장씨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죠.
그리고 경찰이 끝내 파악하지 못했던 피해자가 바로 Y빌딩이었습니다. Y빌딩에는 병원이 있었고, 그 병원의 관리인이 장씨였죠. 경찰은 A씨가 감기 기운으로 병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뒤 실종된 점을 착안해 신정동 인근 병원 수십곳을 뒤졌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당시 탐문한 곳에는 Y빌딩도 있었죠. 하지만 당시 관리인으로 일하던 장씨를 조사했다는 기록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장씨는 성범죄 등 강력범죄 전과가 있었고, 신정동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주거지가 다른 곳으로 돼 있어서 용의자로 꼽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 장씨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다면 어땠을까요.
또 다른 아쉬움은 2006년 2월, 장씨가 체포된 당시 왜 앞선 사건과의 연관성이 파악되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때 장씨를 좀 더 추궁했다면 어땠을까요.
아쉬움은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과학기술이 조금만 더 발달해 유전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면, 아니면 지금처럼 거리 곳곳에 CCTV가 설치돼 그의 움직임을 쫓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애초에 거리에서 여성의 시체가 나뒹구는 이런 야만스러운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을까요.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은 사실 다른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졌습니다. 바로 ‘엽끼토끼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여러차례 방영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2005년 두 구의 시체가 발견된 양천구 신정동에서 납치를 당할 뻔한 여성이 있었죠. 2006년 5월 이 여성은 반지하 빌라에 갇혀있다가 탈출 후 위층 집 신발장 앞에 잠시 숨어있습니다. 신발장에는 ‘엽기토끼’라는 이름의 캐릭터 스티커가 붙어있었죠.
탈출한 피해자는 자신이 납치된 곳에 노끈이 많이 있었고, 두 명의 남성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노끈과 신정동. 두 개의 키워드는 2005년 발생한 부녀자 살인 사건을 연상케 했습니다. 세상에는 그렇게 이 사건이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3차 사건으로 여겨졌고, ‘엽끼토끼 사건’이란 별칭을 얻게 된 것이죠.
하지만 장씨가 2006년 2월 이미 체포돼 수감 중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엽끼토끼 사건과의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셈입니다. 또 2006년 7월 벌어진 또 다른 미제 사건인 ‘영등포 노들길 살인사건’의 범인과 동일범이란 의혹도 해소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신정동에서 여성을 납치하려 했던 두 남성은 누구일까요. 노들길에 살해한 여성을 버리고 달아난 자는 누구일까요. 해결된 미제사건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 아직도 어딘가 숨어있을, 혹은 처벌을 피하고 수명을 다하고 죽었을 범죄자의 얼굴이 궁금해집니다. 암으로 죽은 장씨는 어떻게 그 대가를 치렀을까요. 하늘의 뜻이 궁금해집니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11월은 시작의 시간이다. 한 시즌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한다. 누구나 더 나은 성적을 꿈꾼다.
그러나 구창모(28·NC)는 새해 목표를 말하는 게 가장 힘들다. 내년은 다를 거라고 늘 다짐했지만, 아직 한 번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상무에서 전역한 올해도 곧장 팀에 복귀하지 못했다. 상무에서 2군 경기를 뛰던 중 타구를 맞았다. NC 2군에서 몸을 만들다 다시 팔꿈치에 염증이 생겼다. 전역 후 3개월이 지나서야 1군 복귀전을 치를 수 있었다.
구창모는 부상 경험이 많다. 재활하며 느끼는 막막함은 아무리 반복이 돼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지난 20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구창모는 “여러 차례 부상을 겪으면서 이겨내는 방법도 어느 정도 터득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견뎌야 하는 시간 동안 마음이 힘든 건 늘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시즌 목표를 말하는 게 그래서 쉽지 않다. 구창모는 “이맘때면 내년 목표를 말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머릿속이 하얘진다. 말을 하는 게 사실 무섭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구창모가 내년에는 과연 건강할까’는 매년 이맘때 구단 안팎의 관심사가 되곤 했다.
구창모는 아직 규정 이닝을 채운 시즌이 없다. NC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던 2020년에도 정규시즌은 93.1이닝에 그쳤다. 그럼에도 구창모를 향한 기대는 여전하다. 지난달 삼성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구창모는 6이닝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건강한 구창모’의 위력을 새삼 증명했다.
구창모는 “건강한 풀시즌을 한 번 돌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늘 똑같다. 몇승, 몇이닝 다 필요 없이 그냥 한 시즌만 건강하게 팀원들하고 같이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른다면 과연 얼마만큼일지, 누구보다 그 자신이 궁금하다. 구창모는 “저도 ‘반쪽짜리’라는 주변의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다. 풀시즌 한번이 지금까지 참 어려웠는데, 그 한 번만 잘 넘긴다면 그 이후로는 잘될 거라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구창모는 지난 4일 팀의 마무리캠프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예년에는 12월부터 훈련 강도를 올렸는데 올해는 한 달을 먼저 출발했다. 이제까지와 다른 내년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었다. 이호준 NC 감독도 빠른 준비를 주문했다. 구창모는 “감독님도 ‘너 충분히 쉬었잖아’라고 하시더라. 많이 쉰 걸 저도 잘 아니까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웃었다.
창원에서 구창모는 고강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다지고 있다. 캐치볼도 시작했다. 한동안 잘 던지지 않던 커브도 갈고닦으려 한다. 주무기 포크볼과 슬라이더의 위력을 더하기 위해 내년에는 커브 구사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며 쳇바퀴 돌 듯 아쉬움이 반복됐던 지난 시즌들을 뒤로하고 내년은 정말로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꿈꾼다.
구창모는 올해 상무에서 전역한 뒤 복귀해 1군에서 4경기밖에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정상 회복한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호투하면서 기대감은 높아졌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승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최근 “좌완 보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창모도 그 후보 중 하나다. 구창모의 국제대회 결과는 썩 좋지 않다. 특히 2023년 WBC에선 일본전 선발 후보로 거론됐지만 컨디션 난조로 대기만 하다 크게 뒤지던 7회에야 등판했고, 그마저 부진했다. 구창모는 “만회하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불러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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