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구독자 구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십 년간 금지돼 온 태평양, 멕시코만, 북극해 등 연안에서의 화석연료 시추를 허용한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내무부는 전날 12억7000만에이커(약 514만㎢)에 달하는 연방 해역에서 34건의 석유·천연가스 시추권 입찰을 시행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규모는 한반도 전체 면적의 약 23배에 해당한다.
계획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연안에서는 2027~2030년 6건의 신규 임대를 진행하고, 플로리다 인근 멕시코만에서는 해안에서 최소 100마일(약 161㎞) 떨어진 해역을 ‘남중부 걸프’ 지역으로 새로 지정해 임대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추가 금지된 ‘동부 걸프’ 지역과 구분하기 위한 조치다.
1969년 샌타바버라 해상에서 대규모 해상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후 캘리포니아 해안에선 화석연료 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는 사고 이후 해안선 3마일(4.8㎞) 이내에 주 정부 관할 해역에서는 시추를 금지해 왔다.
내무부는 알래스카 연안에서도 21건의 시추권 입찰을 예고했다. 알래스카 북부에서 북극해 방향으로 200마일(약 322㎞) 이상 떨어진 ‘고위도 북극’ 지역도 최초로 포함됐다. 이 지역은 혹독한 기후와 인프라 부족 때문에 시추가 시도된 적이 없는 곳이다.
더그 버검 미 국가에너지위원장은 성명에서 “강력하고 미래지향적인 임대 계획으로 해상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석유협회는 이번 계획을 “해상 자원 개방에 향한 역사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신규 개발 대상지가 된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서는 반발이 이어졌다. 평소 해안 시추에 반대해온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해안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에 계획 재검토를 요구했고, 공화당 소속 릭 스콧 상원의원은 “주 연안은 석유 시추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했다.
지미 패트로니스 하원의원 등 몇몇 공화당 의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플로리다 인근 일부 구역을 임대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신규 시추가 인근 공군기지의 훈련 구역과 충돌한다고 했다.
환경단체들은 생태계 훼손을 우려했다. 샌타바버라 사고를 계기로 설립된 샌타바버라환경보호센터의 매기 홀 부수석 법률고문은 AP통신에 “이 계획은 흰수염고래·혹등고래·긴수염고래 등 멸종위기종의 주요 먹이활동 구역인 샌타바버라 해협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파괴적 영향을 피해 석유를 시추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재생에너지를 “사기”라고 부르며 화석연료 생산·사용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취임 직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동·서부 해안 신규 시추 금지 명령을 무효화했다.
나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찼다. 내 명예에 흠집이 났다는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 불안하고 화가 나서 주변은 안중에도 없다. 문득 창밖에서 기척을 느낀다. 황조롱이 한 마리가 활강하는 것을 발견한다. 자아는 자취를 감추고 이제 황조롱이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다시 돌아와서 본 내 문제는 덜 중요해 보인다.
이것은 철학자 아이리스 머독이 든 일화다. 내면에 갇힌 현대인이 자연을 통해 변화하는 순간을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책 저책에서 인용되는 이 일화를 읽을 때 나는 심드렁했다. 아니, 새 한두 번 보나. 새를 보며 깨달음을 얻는다는 게 인간 중심적이라고 여겼다.
주말에 순천으로 여행을 갔다. 기차역에서 습지대로 걸어가는 길에 저어새를 만났다. 부리를 물속에 넣고 이쪽저쪽 저어서 수생동물을 잡아먹고 있었다. 몸이 새하얗고 부리와 다리가 까맣다. 겨울에 접어들면서 뒷머리 장식깃이 없어진 모습이다.
큰 몸집으로 물을 저어 저어 가고 있는 저어새 쪽으로 오리들이 편대를 이루어 다가왔다가 물러난다. 순천만으로 흐르는 작은 개천 이편에는 오래된 아파트가 있고 저쪽에는 새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장 가까이에서 먹이잡이하는 새들에게는 포클레인 소리와 아파트 주민들 시선이 위협적이지 않은가 보다. 억새풀이 가을볕에 빛난다. 일하는 평일에 잘 느낄 수 없는 마음으로 변한다.
해야 할 일로 머릿속이 꽉 차 있었다. 게다가 추석 때 산에 갔다가 전신에 생긴 알레르기가 나아질 기미가 없다. 토요일 오전 기차를 타느라 진료시간을 놓쳐서 월요일 아침에 병원에 가야 한다. 지금 당장 괴로운데 어떻게 해야 하나. 나에 대한 생각으로 몰두한 와중에 저어새를 만난 것이다.
순천만국가정원 모니터링에 따르면 올해에는 흑두루미 5000여마리가 찾아왔다. 재두루미, 독수리, 큰고니는 한 자리 숫자이고 오리류 1만3000마리와 함께 노랑부리저어새는 50여마리 보인다고 한다. 한국에서 드물게 보이는 노랑부리저어새를 10여마리나 만난 해룡천은 2008년부터 펼친 하천복원사업으로 되살아났다. 어쩐 일인지 지난 1월에는 잉어, 붕어가 집단 폐사해서 철새가 이들을 먹지 못하도록 순천만보전과 직원 두 사람이 지키고 있었다는 기사도 있다. 작은 하천에 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조금씩 주의가 바깥으로 향했다. 그것은 그저 자기를 잊은 상태가 아니라 더 널찍한 정신적 행위가 가능해진 것이다. 아이리스 머독의 새 일화를 두고 영문학자 일레인 스캐리가 내린 해석인데, ‘널찍한’이라는 말이 재미있다. 머독이 그린 의식의 변화가 스캐리에게서 공간의 확장이 된다. “자기를 보호하는 데 봉사하던 모든 공간이 이제 자유롭게 다른 무언가를 위해 봉사한다.”
‘아름다움과 정의로움에 대하여’의 이 대목은 새를 지키거나 글로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들의 행위를 설명해준다. 그것은 세계 안에 있는 아름다움의 한 조각을 보호하거나, 새로운 대상을 만들어서 보충하는 행위다. 둘 중에서 보통 후자가 창조 행위로 높이 평가되지만 스캐리는 정의로움의 관점에서 보충과 보호는 동등하다고 말한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두 학자의 책을 꺼내 보면서 주말여행과 평일노동의 관계를 다시 이해했다. 주말여행에서 아름다움을 만나는 일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토요일이 지나가면 일요일이 오고, 그다음에 월요일이 온다는 사실은 굳건하다. 월요일에 사무실로 돌아가면 순정한 노동을 투입해야 할 교정지가 쌓여 있는 현실 속에서 주말여행은 평일노동을 버틸 땔감 아닌가. 그런데 아름다움의 경험은 나만의 고민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내가 하는 일에 새 빛을 비춘다. 이렇게 알게 된 것을 글로 써서 나누고 지금 편집하고 있는 책에도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