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레플리카 음악을 말로 설명해내기란 어렵다. “퓨처베이스 기반의 일렉트로닉 팝”이라거나 “키치한 훅이 중독적”이라거나… 가수들이 외워 말하는 곡 소개가 직관적이었던 적은 드물다. 직접 이 곡이 왜 좋은지를 설명하려다 보면 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히기 십상이다. ‘그냥’ 귀에 듣기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나.
MBC 라디오 간판 장수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인 저자는 음악을 말로 풀어 소통하는 그 어려운 일을 18년간 해왔다. 책은 방송·칼럼·강연을 통해 음악 이야기를 나눠 온 그의 첫 음악 산문집이다.
100여개의 명반과 곡이 소개되는 책의 부제는 “이것은 음악평론이 아니다”이다. 십수 년간 음악을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언어의 영점을 조정해 온 저자이기에, 그의 글에서는 평론가의 향기가 난다. 다만 매 곡과 앨범을 저자가 왜 아끼고, 어느 순간부터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꼼꼼히 정리한 기록은 평론보다 사적이다. 그의 플레이리스트는 이글스와 라디오헤드부터 레드벨벳과 악뮤까지 지역과 시대를 막론한다. 곡·앨범마다 2~3장 분량으로 한 곡을 다 듣기 전에 글이 끝나버리지만, 그렇기에 더 많은 곡을 추천받을 수 있다. 책은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가 사실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이라는 등 음악에 얽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전하는 데도 충실하다. 그는 곡과 가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될 때 곡을 더 흥미롭게 들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기까지. 저자가 평생에 걸쳐 얼마나 많은 음악을 듣고 공부했을지 헤아리게 된다. ‘좋다’는 직관적인 감각을 그럴듯한 형용사로 눙치지 않으려는 치열한 고민이 느껴지는 글이다. 저자의 다정한 추천은 흘려들었던 노래를 다시 찬찬히 듣게 한다. 내게는 이 곡이 어떻게 들리는지, 나름의 주석을 붙여보고픈 마음을 일깨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8일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설명자료)에 식품·농산품 협력 문구가 포함된 것에 대해 “검역 절차, 위해성 검사 등 비관세 장벽 관련 절차를 개선하는 문제”라며 “시장 개방 사항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시장 개방은 관세를 내리거나 쿼터를 조정하는 두 가지 조치를 의미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한·미 정부가 지난 14일 공개한 팩트시트에는 ‘한국은 식품 및 농산물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비관세 장벽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는 문구 등이 포함됐다.
김 실장은 “US(미국) 데스크를 만들고 유전자변형작물(LMO) 검역 절차를 효율화하는 등의 내용은 절차를 개선하는 문제”라며 “비관세 장벽 표현 때문에 시장이 개방되는 사항은 일절 없다”고 말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법과 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들이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팩트시트 문구를 언급하며 “이 때문에 온라인 규제가 늦춰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조항을 보면 특정 법안이 나와 있지 않고 기본 원칙에 관한 표현들”이라며 “그 문구가 우리나라의 디지털 주권을 지키는 데 크게 제약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이 일본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데 왜 대미 투자금을 더 낮추지 못했느냐’고 묻자 “당연히 그런 논리로 줄이려고 했다. 그런데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흑자 규모가 거의 같다’는 기준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자신의 딸을 언급하자 “어떻게 가족을 엮어 그렇게 말하냐”며 격노했다. 김 실장은 김 의원이 ‘딸의 전세금은 누가 모았느냐’고 질의하자 “딸이 저축한 게 있고 제가 조금 빌려준 게 있다”고, ‘김 실장은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로 집을 샀죠’라고 지적하자 “아니다. 중도금을 제가 다 치렀다”고 대답했다.
김 의원은 “내년 정부 예산에서 전세자금에 청년들이 보탤 수 있는 디딤돌·버팀목 대출은 3조원 이상을 잘라냈다”며 “따님을 뭐라고 하는 게 아니고 왜 전세를 못 가게 막느냐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 실장은 “우리 딸을 거명해서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며 “이전 정부에서 너무 방만하게 운영되던 걸 6·27(부동산 대책) 때 정리한 것”이라며 받아쳤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옆자리에서 “그러면 안 돼요”라며 말렸지만 김 실장은 “공직자 아버지 둬 가지고 평생 눈치 보고 사는 딸에게 무슨 갭투자냐”라며 고성을 질렀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병기 운영위원장이 “지금 뭐 하는 것이냐. 여기가 정책실장이 화내는 그런 곳이냐”며 제지하고서야 김 실장은 “송구하다”며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