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좋아요 구매 최근 당뇨병 진단을 받은 A씨(70)는 식단 관리를 위해 보건소 영양상담실을 찾았다가 진땀을 흘렸다. 정확한 상담을 위해 병원 방문 시점, 당뇨 수치, 복용 중인 약 이름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지만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영양상담을 위해 병원 진료기록부터 다시 확인해야만 했다.
앞으로 A씨처럼 진료 현장에서 본인 병력을 설명하기 위해 기억을 더듬거나, 종이 진단서를 챙겨야 하는 불편이 사라질 전망이다. 23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개인 건강정보 열람 앱인 ‘나의 건강기록’과 전국 3600여개 지역보건의료기관(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진료소 등) 업무망인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 를 연계하는 서비스를 오는 24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앱 하나만 설치하면 민간 병·의원의 진료·투약 기록을 보건소 의료진에게 즉시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민원인이 스마트폰에 ‘나의 건강기록’ 앱을 설치하고 공유하고 싶은 건강정보와 날짜를 선택하면 지역보건의료기관으로 정보가 전송된다. 제공 가능한 정보는 예방접종, 진료·검진 등 1269개 의료기관(상종 47개소 포함)의 진료정보다. 이를 기반으로 보건소 의료진은 민원인의 정확한 건강 정보를 확인하고 맞춤형 상담이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 불필요한 재진료·재검사·재처방이 줄어 시간과 비용이 모두 절약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전송된 건강정보는 전용 뷰어를 통해서 단순 열람만 할 수 있고, 보건소 시스템에 별도로 저장되지 않는다. 또 공유된 정보는 3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는 ‘휘발성’ 방식이 적용돼 민원인의 건강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보건복지부는 “고령층 등 보건소를 이용하는 국민이 더욱 정확하고, 편리한 보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돕는 변화”라며 “이용률, 만족도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대미 투자액을 1조달러(약 1469조원)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런 투자에 활용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백악관을 방문한 빈살만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대미 투자액을 기존 6000억달러(약 881원)에서 1조달러 규모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화답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최상급 예우를 갖춰 빈살만 왕세자를 맞이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빅테크 거물 등 120명이 참석한 호화로운 만찬으로 대접했다. 사우디에 F-35 전투기 판매와 원자력에너지 협력도 약속했다.
하지만 빈살만 왕세자는 1조달러 투자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이 내용은 백악관이 회담 이후 발표한 팩트시트(설명자료)에도 없었다.
NYT는 사우디 국부펀드 현직 직원과 이사회 임원, 투자자 등 11명을 인용, PIF가 막대한 자금을 재정적으로 취약한 프로젝트에 쏟아부은 탓에 새로운 투자에 쓸 현금이 고갈된 상태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우디 북부에 조성 중인 미래 신도시 ‘네옴’이다. 네옴은 로봇 노동자, 스키 리조트, 대리석 가루로 만든 해변을 갖춘 ‘유토피아 도시’ 조성을 목표로 했지만 프로젝트 시행이 지연되고 있다.
PIF는 자산이 1조달러 규모라고 주장하지만 상당수는 매각이 쉽지 않고 시장 평가가 어려운 자산들에 묶여 있다. PIF 관계자들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당분간 추가 자금 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마르완 바크랄리 PIF 대변인은 PIF의 현금 및 유사 금융 자산이 600억달러(약 88조원) 규모라며 “지역 기준으로 매우 높은 유동성”이라고 주장했다.
PIF 내부에서는 빈살만 왕세자가 직접 지휘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살만 왕세자는 네옴 프로젝트 책임자 등을 해임했으며, 홍해 고급 리조트를 포함한 다양한 투자에 대한 내부 수익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고 있다.
PIF 이사회는 앞으로 상장 주식과 채권에 더 많이 투자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5년 내 자산 규모를 2조달러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자금이 투자 수익에서 나올지 정부의 추가 재정 투입으로 나올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사우디는 여전히 석유 부국이지만 국제 정세에 따른 감산 합의와 저유가로 석유 생산을 제한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빈살만 왕세자의 국내 공약 수행을 위해 사우디 정부의 재정 적자가 커지고 부채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우디가 매년 주최하며 전 세계 금융·산업계 거물 수천명이 참석하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에서도 재정 부족 신호가 포착됐다. PIF 총재의 호화 저택에서 열리는 만찬은 이 행사의 최고 인기 파티지만, 올해는 사모펀드 거물 스티븐 휴워츠먼 블랙스톤 CEO가 자리를 비워 김이 빠졌다. 또 PIF 측에서 투자자들에게 불리하게 바뀐 투자 조건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PIF가 빈살만 왕세자의 권력 장악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PIF는 1971년 설립된 이후 국내 은행과 기업 등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뒀지만 2015년 당시 29세였던 빈살만 왕세자에게 통제권이 넘어간 이후 변모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PIF에 정부 예산을 대거 투입하고, 대출을 끌어오고, 석유 판매 수익 일부를 PIF로 돌렸다. 또 2017년 ‘반부패’ 단속 과정에서 체포한 경쟁자·왕족으로부터 압수한 자산을 PIF로 이관했다.
한편 미국이 사우디에서 1조달러를 투자받는 대가로 사우디에 판매하기로 한 F-35 전투기는 이스라엘이 운용하는 전투기보다 낮은 수준의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미국 관리와 국방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질적 군사 우위’(QME)를 확보하도록 보장하는 미 법률에 따른 것이다. 소식통은 사우디에 판매할 F-35에는 이스라엘 전투기의 첨단 무기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 등이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