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학교폭력변호사 A씨는 지난해 11월 유명 브랜드 가스보일러를 구입했지만 설치후 온수가 나오지 않아 3차례나 수리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동일한 문제는 계속 발생했고 제품 교환을 요구하자 업체는 부품 교환을 해주겠다며 일처리를 차일피일 미뤘다.
B씨는 2023년 12월 인기 브랜드 가스보일러를 설치했지만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확인 결과 거주하는 주택의 면적보다 용량이 낮은 보일러가 설치된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업체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가스 보일러 난방 불량과 누수 등 피해 예방주의보가 발령됐다.
한국소비자원은 2021년부터 지난 7월까지 접수된 보일러 관련 피해구제 신청 584건을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매년 12월부터 3월까지 겨울철에 발생하는 피해가 전체의 56.5%(330건)에 달했다.
분쟁 사유는 제품 하자가 61.8%(361건)로 가장 많았고, 설치 불만이 28.1%(164건)로 뒤를 이었다. 또 친환경 보일러 지원금 신청 누락 등 행정 처리 불만 4.3%(25건), 부당한 대금 청구 3.2%(19건) 등의 순이었다.
구체적으로 보일러 제품 하자는 난방·온수 불량(56.5%)이, 설치는 배관·연통 등 주요 부품을 잘못 설치한(69.5%) 사례가 가장 많았다.
사업자별로 보일러 관련 피해 사례를 보면 귀뚜라미가 42.3%(182건)로 가장 많았고, 경동나비엔 25.3%(109건), 대성쎌틱에너시스 23.3%(100건), 린나이코리아 9.1%(39건)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보일러의 경우 피해자와 사업자 간의 합의율이 절반에도 못미친다는 데 있다. 보일러는 제품 생산과 설치 주체가 달라 제품 하자와 설치 불량을 놓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등 합의율이 다른 품목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실제 보일러 관련 피해구제 신청 중 환급·수리 등으로 보상받은 비율(합의율)은 42.3%(247건)에 불과했다. 특히 보상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귀뚜라미가 36.8%에 불과했고, 경동나비엔은 50.5%로 그나마 상대적으로 높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보일러를 선택할 때는 시공업체의 법정 자격 여부를 확인하고 설치 후에는 연통·배관에 이격이나 누수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면서 “설치 기사와 함께 시험 가동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를 촬영했다가 건조물 침입 혐의로 기소된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오는 26일 마무리된다. 재판부는 오는 12월24일 정 감독과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을 함께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김성수)는 19일 특수건조물 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감독의 항소심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정 감독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정 감독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1월19일 새벽 시위대가 법원 건물을 부수고 들어가 난동을 부리는 모습을 촬영했다. 검찰은 정 감독이 난동 현장에 들어가 있었다는 이유로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영장이 기각되자 다른 62명과 함께 재판에 넘겼다. 특수건조물침입죄는 ‘다중의 위력을 드러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건조물을 침입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1심 재판부는 정 감독에게 특수건조물침입 혐의가 없다면서도 ‘단순건조물침입죄’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정 감독이 건물 바깥에서도 충분히 촬영을 할 수 있었고, 그가 언론인이 아니기에 ‘취재 목적’을 쉽게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시 재판부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보도 목적이 명백한 언론기관과 비교해 정당행위의 성립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증인석에 앉은 정 감독은 1심 판결의 논리를 직접 반박했다. 정 감독은 “언론과 프리랜서 예술가를 기계적으로 구분하는 건 후진적 태도”라며 “세계적으로는 저널리즘 관점에서 소속을 구분하지 않는 게 전반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용산 참사, 박근혜 대통령 탄핵,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태원 참사 등 한국 광장의 중심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사고를 기록해왔다”면서 “지난해 계엄 사태와 관련한 촬영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고 말했다.
검사 측은 “시위 참가자들이 격앙된 상태로 기물을 파손하고, 경찰을 폭행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의 촬영 행위가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는 걸 예측하지 못했냐”고 물었다. 정 감독은 “모욕적인 발언이니 그렇게 질문하지 말아달라”며 “촬영이 폭력 선동을 부추긴다는 건 어떤 근거로 하는 말씀이냐”고 반박했다. 검사 측이 “경찰을 폭행하는 상황에서 피고인도 내부로 들어가면 시위 참가자의 일원으로 볼 수 있다는 걸 예견하지 못했느냐”고도 물었지만, 정 감독은 “가정하는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며 증언을 거부했다.
정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 홀로 섰다. 정 감독은 서부지법 난입 사태 직후 기소된 다른 피고인 62명과 함께 재판을 받다가 신상이 노출돼 “좌파 빨갱이” “프락치”로 낙인찍혀 모욕을 당했다면서 이들과 변론을 따로 진행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 14일부터 변론을 분리했다. 항소심 재판을 받는 나머지 피고인들 37명에 대한 변론은 오는 21일 마무리되며, 정 감독의 마지막 재판은 오는 26일 열린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판결을 다음 달 24일 함께 선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