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센트럴에비뉴원 지난 14일 한남대 영어영문학과 ‘세계영어특강’ 강의실. 일부 수강생들의 태블릿 화면에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사진과 ‘AI(인공지능)’라는 키워드가 떠 있었다. 학생들은 AI가 교육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 지에 대해 화상토론을 이어갔다.
다른 조의 화면에는 일본 와세다대 학생 사야 야부키(Saya Yabuki)가 등장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별 음식물 쓰레기 대응 방안’을 주제로 “일본은 식품손실·폐기물 감축 촉진법과 중앙정부의 기본 정책 가이드라인, 음식물 재활용 관련 법률 등에 힘입어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식품 폐기물이 28% 감소했다”고 소개했다.
최재혁씨(영어영문학과 3학년)는 “외국 학생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세계 이슈를 배우고 있다”며 “한국뿐 아니라 일본·대만의 실업률, 저출산 문제 등 사회·경제 전반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한남대에 따르면 영어영문학과는 일본 와세다대, 대만 담강대, 고려대 등 국내외 대학과 연계해 세계영어특강, 미디어영어, 캡스톤디자인Ⅱ 등 다양한 글로벌 협업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영어특강’은 아시아 지역이 직면한 문제를 공통 화두로 삼아 학생들이 관심 분야를 스스로 선택해 조를 구성한 뒤 각국의 상황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수업은 2004년 한국·홍콩·필리핀·일본 등 대학이 시작해 현재는 4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한남대는 20년 넘게 이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변지현 한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세계영어특강은 UN 지정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아시아 각국 상황과 연계해 관련 영어 기사를 학습하고, 지역별 사회문제를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영어’ 수업은 호주 퀸즐랜드대 KFL(Korean as a Foreign Language) 전공 학생들과 온라인 토론을 진행한다. K-디저트와 K-뷰티, 국제결혼 문화, 한·호 출산정책 등 한국 사회 주요 이슈를 논의한다.
‘캡스톤디자인Ⅱ’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채널아일랜즈 학생들과 화상토론을 통해 한국 역사와 문화를 함께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한남대 학생들은 미국 학생들과 1대 1 또는 1대 2 팀을 이뤄 K-컬처 전반과 각자의 문화적 경험을 교류한다.
이용철 한남대 영어영문학과 학과장은 “학과를 대표하는 세 가지 특강을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고, 서로의 문화적 차이와 공통점을 열린 자세로 소통할 수 있는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보령시가 2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확정하며 미래 신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18일 충남도청에서 김태흠 충남도지사, 김용호 웅천에이아이캠퍼스 대표와 AI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웅천에이아이캠퍼스는 보령 웅천일반산업단지 10만3109㎡ 부지에 100㎿급 AI 특화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총 2조원 규모 사업비가 민관협력(PF) 방식으로 투입된다.
데이터센터는 AI 학습·추론에 최적화된 고성능 하드웨어를 갖추고, 연료전지·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와 고효율 냉각기술을 적용해 전력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인 미래형 데이터센터 모델로 구축될 계획이다.
보령시는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AI 스타트업 R&D센터도 함께 조성해 청년 창업 활성화와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150여명 규모 신규 고용, 지역 농축산물 소비 증대, 연관 산업 유치, 세수 확대 등 지역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시는 이번 협약이 실질적인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충남도·기업과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행정·재정 지원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협약은 보령시 기업 유치 사상 최대 규모 투자로 평가된다.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보령시는 해양·에너지·문화에 AI 생태계를 더한 융합 도시로의 도약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데이터센터 유치는 전력망 과부하 해소와 지방 분산을 유도하는 정부 에너지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화력발전소와 보령댐을 통해 생산된 전력·산업용수를 타 지역에 공급해온 보령시는 이번 유치를 기점으로 ‘생산·공급 도시’를 넘어 지역 자원 기반의 미래산업 육성 도시로 전환하게 됐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이번 투자협약은 보령시가 AI 시대 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결정적 출발점이자 향후 100년 성장을 이끌 강력한 성장 엔진을 확보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AI 데이터센터는 단순 인프라를 넘어 지역 산업구조 혁신을 가속화하고 청년 일자리와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울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