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변호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핵심 측근이 연루된 초대형 부패 스캔들과 불리하게 전개되는 전황이라는 ‘내우외환’ 위기 속에서 최대의 정치적 시험대에 섰다. 핵심 참모와 정·재계 인사들이 연루된 국영 에너지 기업 비리 사건이 정국을 뒤흔드는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도 실세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장 해임 요구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은 복수의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예르마크 해임 압박의 상당 부분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여당 ‘국민의 종’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르마크는 2019년 젤렌스키 대통령 집권 이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핵심 실세로 정치권에서는 ‘그림자 대통령’으로 부르기도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정부 고위 관료 및 의원들과 연쇄 회동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방 동맹국에 수십억 유로 규모의 필수 지원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예르마크를 경질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예르마크 해임은 젤렌스키 체제의 권력 구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국을 뒤흔든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는 올렉시 체르니쇼우 전 부총리가 있다. 그는 이날 대규모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국가반부패국(NABU)은 국영 원전 기업 에네르고아톰 고위 인사들이 국영 계약의 10~15%를 ‘리베이트’로 챙겨 총 1억달러(약 1465억원) 규모의 부패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NABU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체르니쇼우는 120만달러(약 17억5836만원)와 10만유로(약 1억6983만원)를 수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범들과의 대화에서 ‘체 게바라’라는 암호명을 사용했고 부패 자금을 세탁하기 위한 ‘돈세탁 사무소’를 방문한 정황도 드러났다.
탐사매체 비후스인포는 체르니쇼우가 해당 자금으로 키이우 근교에 고급 빌라를 건설했으며 이 시설은 체르니쇼우 본인, 젤렌스키 최측근으로 알려진 티무르 민디치, 그리고 국가 최고위층을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체르니쇼우는 젤렌스키 집권 이후 키이우 주지사, 지역개발부 장관, 국영 에너지기업 나프토가스 CEO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날 사설에서 “젤렌스키는 임기 중 두 번째이자 더 까다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며 이번 위기가 단순한 부패 사건을 넘어 권력 집중·비판 불용·충성 우선 인사 문화의 구조적 문제가 폭발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시 상황에서 수백만 달러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 핵심 측근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하지 않은 점, 자신이 부패와 무관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가운데 동부 전선에서는 러시아군의 공세가 이어지며 포크롭스크 함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인 올렉산드르 시르스키의 지휘 능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젤렌스키가 충성보다 능력 중심의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19일에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에 공격을 퍼부어 여러 지역에서 긴급 정전이 발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재개를 목적으로 19일(현지시간) 튀르키예를 방문한다. 그는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협상 재개를 준비 중이며 파트너들에게 제시할 해법을 마련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는 이번 튀르키예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4년간 국내 섬에서 처음 발견된 곤충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열대·아열대 곤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에서도 아열대성 어종이 늘고 있다. 기온·수온 상승이 생태계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공개한 ‘2021~2024년 섬·연안 생물자원 조사·발굴 연구’ 결과를 보면, 지난 4년간 국내 섬 지역에서 발견된 미기록종 곤충은 총 45종이다. 미기록종은 특정 지역(국가·섬·해역 등)에서 처음 발견된 생물을 뜻한다.
45종 중 25종(55%)은 열대·아열대성 곤충이었다. 나머지 20종은 온대·냉대성 곤충으로 확인됐다.
새로 발견된 열대·아열대성 곤충은 제주도와 거제도 등 주로 국내 남부 섬 지역에서 서식했다. 제주도에서는 ‘닮은모래가는납작벌레’ 등 6종, 거제도에서는 ‘푸른줄까마귀왕나비’ 등 5종이 발견됐다. 이들 곤충은 일본 오키나와, 인도 등 주로 적도와 가까운 저위도 지역에서 사는 종들이다.
곤충은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한 변온 동물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열대·아열대 곤충이 서식한다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서식지 변화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기록종이 6종 발견된 제주도는 지난 5년간 연 평균기온이 꾸준히 상승했다. 호남권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생물다양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바다에서도 새로 출연하는 아열대성 어종이 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국내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미기록 물고기 알과 어린 물고기 등 7종을 발견했다. 붕장어과(열대)와 날칫과(열대), 샛비늘칫과(아열대), 그물메기속(온대) 등이다.
HD현대가 조선 수출 반세기 만에 총 5000척의 선박을 건조·인도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나의 조선그룹이 선박 5000척을 인도한 것은 전 세계 처음이다.
HD현대는 19일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선박 5000척 인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HD현대가 5000번째로 인도한 선박은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인 ‘디에고 실랑’함이다. 디에고 실랑함은 길이 118.4m, 폭 14.9m, 순항속도 시속 28㎞(15노트)에 이르는 최신예 함정으로, HD현대는 2022년 1월 필리핀 해군으로부터 함정 10척을 수주해 이 중 디에고 실랑함을 지난달 필리핀 해군에 인도했다.
디에고 실랑함의 인도로, HD현대는 지난 50여년간 선박 5000척을 건조·인도하게 됐다. 1972년 현대조선중공업(HD현대중공업 전신)을 창립, 1974년 26만t급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호를 그리스 선주에게 인도한 것을 시작으로 배를 건조·인도한 선주사만 지금까지 총 68개국 700여개에 달한다. HD현대중공업이 2631척, HD현대미포는 1570척, HD현대삼호는 799척의 선박을 인도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오래된 조선 역사를 가진 유럽과 일본에서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라며 “선박 길이를 250m로 가정하면 선박 5000척의 총길이는 1250㎞”라고 설명했다. 이는 서울에서 일본 도쿄까지 직선거리(약 1150㎞)보다 길고 에베레스트산(약 8800m) 높이의 140배가 넘는다.
정기선 회장은 이날 기념행사에서 “(HD현대가 건조해 인도한 선박) 5000척은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자부심이자 세계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도전의 역사”라며 “함께 만든 도전의 역사를 바탕으로 다음 5000척, 또 다른 반세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정 회장의 제의로, 선박 5000척 인도를 기념해 조선 계열사 임직원과 사내 협력업체 근무자들에게 상품권 30만원권을 지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