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구매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의 배후로 지목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1일 경찰에 비공개로 출석했다. 지난 18일 1차 조사 이후 사흘 만이다.
전 목사는 이날 통상 출석 장소인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본관이 아닌, 옥인동 자하문로 별관으로 향했다. 예정된 출석 시각은 오후 2시였으나 이보다 1시간 이르게 도착해 청사로 들어갔다. 1차 조사 때와 달리 기자들과의 대화도 없었다.
전 목사는 특수건조물침입, 특수공무집행방해 교사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 목사가 신앙심을 내세워 측근과 극우 성향 유튜버를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하고, 자금을 지원해 서부지법 난입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난 7월 중순, 압수수색을 2~3주 앞두고 교회 사무실 PC를 교체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 목사는 첫 조사에서 척추 인대가 뼈처럼 단단해지는 ‘후종인대골화증’ 등 지병을 이유로 약 2시간40분 만에 귀가했다. 당시 경찰은 전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자금 운용 등 횡령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했지만 서부지법 사태 관련 질문지는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목사는 “서부지법 사태는 우리와 관계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PC 교체 등 증거 인멸 의혹에 대해 교회 측은 “서부지법 사건이 1월인데, 이에 대비하려면 7월까지 미뤄 PC를 교체할 이유가 없다”며 “이를 수사 대비로 해석하는 것은 시간 순서와 사실관계 어느 면에서도 성립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정부·여당이 검찰의 대장동 사건 1심 선고 항소 포기에 반발하는 입장을 집단으로 밝힌 검사장들의 행위를 ‘항명’으로 규정하고 징계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신대경 전주지검장(50·사법연수원 32기·사진)은 “억울하다”고 밝혔다.
검사장 18명이 연명으로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 이름을 올린 신 지검장은 18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당시 대검 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 사이의 의사 결정 경위가 서로 맞지 않았다”며 “중요 사건에서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면 구성원의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검찰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키고 일선 기관장으로서 구성원의 궁금증을 해소할 필요가 있어 경위 설명을 정중히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여당이 이러한 문제 제기를 ‘항명’으로 규정한 데 대해서는 “그렇게 프레이밍되는 것은 억울하다”며 “절차적 의문에 대한 설명 요구를 항명으로 규정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신 지검장은 “저희에게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겠느냐”며 “오로지 조직 내부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만 고려한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집단 반발한 검사장들을 평검사로 전보하거나 국가공무원법 66조 위반 등으로 징계 또는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지검장은 징계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그런 조치가 실제 이뤄진다면 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도 공무원이면서 동시에 개인이자 가족의 구성원”이라며 “명예를 훼손하는 조치에는 응당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인사 조치에 대해선 “인사권자의 인사 발령은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평검사로 가든 어디로 가든 인사이동은 받아들이겠다”면서도 “그 이상의 불이익 조치가 있다면 대응하겠다”고 했다. 신 지검장은 자신을 ‘찐윤’ 성향으로 보는 일부의 시각도 일축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근무해본 적도, 말해본 적도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이 나라를 망쳤다고 생각하는 국민 중 한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정치적 평가가 조직 내부 절차 문제와 연결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줄기세포 유래 생체소재를 전달물질과 함께 외상을 입은 뇌에 주입했더니 뇌 기능이 회복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한인보 교수와 미국 럿거스대학교 이기범 교수 공동 연구팀은 ‘외상성 뇌 손상’ 치료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는 재생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외부 충격 등으로 뇌가 손상되면 치료를 하더라도 해당 부위에 신경 염증과 혈관 기능 이상, 신경세포 및 지지세포 손실 등 다양한 2차 손상이 진행된다. 이는 정상 조직의 세포에도 영향을 미쳐 회복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며, 결과적으로 운동·기억·인지 기능 저하까지 부를 수 있다. 수술이나 약물치료는 출혈·부종·염증 등을 완화해줄 수는 있지만 손상된 신경 자체를 재생시키는 근본 치료는 거의 불가능한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hiPSC)로부터 세포외소포체(EV)를 생산한 뒤 손상된 뇌에 넣어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세포외소포체는 세포 내에서 만든 단백질이나 RNA 등의 물질을 밖으로 내보내는 미세한 입자로, 손상 조직의 회복과 염증 조절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최근 줄기세포 연구에서 각광받고 있다.
다만 세포외소포체만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는 치료가 필요한 지점까지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거나 유지되는 시간이 짧고 활성도도 충분하지 않은 점이 난관이었다. 연구진은 해결책으로 세포외소포체와 함께 젤라틴 기반의 생체 적합 하이드로젤(수분 함량이 많은 고분자 물질)을 손상 부위에 주입하는 방법을 썼다. 이 하이드로젤은 뇌 조직과 유사한 탄성을 지니면서 손상 부위에 밀착해 세포외소포체를 서서히 방출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이로써 손상된 뇌에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치료 신호가 전달되게 한 것이다.
새로운 치료법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효과를 확인한 결과, 손상된 뇌 조직의 병변 크기가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경세포와 혈관이 재생되면서 신경의 연결부인 축삭이 재형성되고, 염증 억제 및 운동·인지 기능 회복 등의 효과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향후 척수손상, 허혈성 뇌질환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 치료에도 이 치료법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인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상성 뇌손상 치료의 핵심 문제인 2차적 염증 반응과 신경회복 실패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저산소 조건에서 유래한 세포외소포체의 생물학적 신호를 생체적합 하이드로젤을 통해 안정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임상적으로 적용 가능한 신경재생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