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법무법인 지역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돈 봉투를 수수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김영환 충북지사가 18일 “이번 사건은 정치탄압이자 저의 불출마를 목표로 한 표적 수사”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날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압수수색을 실시한 이후 수없이 많은 별건 수사와 강압 수사, 직권 남용 등 먼지떨이 식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4개월 동안 무차별한 압수수색과 소환(조사)을 했지만 어떠한 직접 증거도 얻어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어 “솔직히 탈탈 터는 정도가 아니라 바싹 말라 죽이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조만간 나와 관련한 수사의 부당함을 알리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한 생각도 밝혔다.
김 지사는 “도민들이 허락해 주신다면 피선거권이 있는 한 출마하게 될 것”이라며 “나의 진퇴에 관해서는 오직 도민만이 결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법원에서도 준항고 절차를 통해 수사의 적법성을 인정해 준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26일 충북도청 도지사실에서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으로부터 50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윤 충북체육회장이 윤두영 배구협회장과 250만 원씩 분담하기로 하고 지난 6월 26일 일본 출장을 앞둔 김 지사에게 50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넸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8월 압수수색을 통해 김 지사의 휴대전화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 지사 측은 경찰의 압수수색이 불법 취득한 녹취록을 토대로 이뤄진 만큼 위법하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했다가 기각되자 대법원에 재항고한 상태다.
김 지사와 관련자들은 수사 초기부터 언론 등에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라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SK텔레콤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1인당 30만원씩 배상하도록 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은 20일 분쟁조정위에 조정안 불수용 의사를 담은 서류를 제출했다. SK텔레콤은 “조정위원회의 결정은 존중하나 사고 이후 회사가 취한 선제적 보상 및 재발방지 조치가 조정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고객 신뢰 회복과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결정문 통지 이후 법률 검토를 거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정은 통지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밝혀야 하며 어느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조정은 불성립돼 사건이 종료된다. SK텔레콤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신청인은 별도 민사 소송을 통해 절차를 이어나가야 한다.
분쟁조정위는 앞서 지난 3일 고객 3998명이 제기한 분쟁조정 신청에서 SK텔레콤이 1인당 각 3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분쟁조정위는 신청인들이 겪은 복제폰 불안과 유심 교체 과정의 혼란 및 불편 등을 정신적 손해로 인정해 배상액을 정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서버 해킹으로 이용자 약 2300만명의 휴대전화 번호, 가입자식별번호(IMSI) 등 25종의 개인정보를 탈취당했다.
SK텔레콤이 조정안을 거부한 배경에는 막대한 배상 부담이 있다. 성립된 조정안 내용을 전체 피해자 약 2300만명으로 확대하면 총 배상액이 6조9000억원에 이른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8월 개인정보위가 부과한 과징금 1348억9100만원에 대해서도 불복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과징금 부과 결정이 나온 당시 “당사 조치 등을 소명했음에도 결과에 반영되지 않아 유감”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에도 위약금 면제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라는 방송통신위원회 통신분쟁조정위원회 권고 역시 수용하지 않았다.
해킹 피해자 9000여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1인당 50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도 이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내년 1월 첫 변론이 열릴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이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증설해 현지 최대 규모 생산 거점으로 만든다.
효성중공업은 18일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에 1억5700만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해 2028년까지 생산 능력을 50%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킬로볼트) 초고압 변압기 설계와 생산을 할 수 있는 공장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결정이 인공지능(AI) 전력 인프라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비 체계를 적기에 구축해야 한다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주문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현지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 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해왔다. 2020년 멤피스 공장 인수 후 이번 시설 확대까지 총 3차례 증설을 통해 3억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증설로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노후 전력 설비 교체와 AI 확산에 따른 전력망 확충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발 빠른 투자로 현지 시장 내 공급망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현지 변압기 시장은 연평균 약 7.7% 성장해 지난해 122억달러(약 17조8000억원)에서 2034년 257억달러(약 37조5000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전력사업자들은 전체 전력수요인 약 750GW(기가와트)의 15.5%에 해당하는 116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 신규 공급을 확정했고, 2040년까지 309GW 규모의 전력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효성중공업은 전했다.
조 회장은 “전력 산업의 미래는 설비뿐만 아니라 전력 흐름과 저장, 안정성을 통합 관리하는 역량에 있다”며 “이번 증설을 통한 북미 시장에서의 위상을 기반으로 ‘글로벌 넘버1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