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법무법인 특정국가에 대한 혐오 감정을 유발하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의 현수막 게시를 금지하는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급증하는 혐오·비방성 표현을 담은 현수막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옥외광고물법 금지광고물 적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1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타인의 권리와 명예를 침해하거나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하는 표현은 제한했다.
행안부는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혐오·비방성 정당 현수막을 줄이기 위한 ‘옥외광고물법’ 개정이 국회 차원에서 논의 중이지만, 법률 개정에 상당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현장에서 현행 법령 테두리 안에서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회에는 현재 정당현수막과 관련된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10건, 정당법 개정안이 5건 각각 발의돼있다.
실제 최근 일부 정당이 법상 규정을 악용해 특정 국가 등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거나 특정 인물이나 단체에 대한 명예훼손·인격 모독·비방 등을 담은 현수막을 다수 게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혐오 현수막에 대한 판단을 하기 어려워 정비에 나서지 못해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정당 현수막에 대한 민원이 온오프라인으로 총 1만8016건 접수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각 정당의 현수막이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주문한 바 있다.
이번에 마련된 가이드라인에서 규정한 금지광고물 유형은 총 6가지다. 범죄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잔인하게 표현하는 내용,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 등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내용, 청소년의 보호·선도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내용, 사행산업의 광고물로서 사행심을 부추기는 내용, 인종차별적 또는 성차별적 내용으로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내용, 그 밖에 다른 법률에서 광고를 금지한 내용 등이다.
예를 들어 특정국가 또는 구성원에 대한 혐오감정을 유발할 우려가 있거나 비방성 허위사실을 표현한 경우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금지광고물 규정 적용이 가능하다. 금지광고물 판단 여부는 1차적으로 광고물 담당부서에서 맡지만, 판단이 어려운 경우 지방자치단체 옥외광고심의위원회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조치한다.
행안부는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면서 혐오·비방성 정당 현수막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옥외광고물법 등 관련법령을 조속히 개정할 계획이다.
윤호중 장관은 “최근 혐오 표현이 담긴 정당현수막이 심각한 국민적,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가이드라인 적극 적용을 통해 금지광고물을 정비해 국민 불편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액 알바 보장 등을 미끼로 개인 계좌와 유심칩 등을 수집해 필리핀 사기 조직에 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과 모집책 등 5명을 구속하고 명의대여자 4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다수의 피해자를 모집한 뒤 개인 계좌와 금융거래 비밀번호 생성기(OTP), 휴대전화 유심칩 등을 확보해 필리핀 사기 조직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고액 보장 아르바이트’ ‘소상공인 대출’ 등 내용의 광고 문자, 소셜미디어(SNS) 게시글을 통해 신용불량자와 대학생, 주부, 배달원 등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에게 연락이 오면 “통장 명의를 빌려주면 20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하며 개인 계좌와 금융거래 비밀번호 생성기(OTP) 등을 건네받았다.
피의자들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서 확보한 통장은 보이스피싱과 투자 리딩방 사기에 악용했다.
챗GPT, 엑스 등 주요 온라인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3시간 넘게 마비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미국 웹 인프라 기업 ‘클라우드플레어’에서 발생한 오류가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극소수 인프라 업체에 대한 온라인 서비스의 과의존 구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전날 생성형 AI 챗GPT와 소셜미디어 엑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등 다수의 글로벌 온라인 서비스에서 동시다발적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이들 서비스 대부분은 약 3시간 만에 복구됐다.
세계를 마비시킨 대규모 장애는 이들 서비스가 이용 중인 클라우드플레어에서 시작됐다. 클라우드플레어는 글로벌 콘텐츠전송망(CDN), 보안 등 기반을 제공하는 종합 웹 인프라 사업자다. 특히 CDN은 동영상이나 게임 등 대용량 콘텐츠를 다수 이용자에게 빠르게 전송하도록 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글로벌 인터넷 인프라의 핵심으로 꼽힌다.
세계 330개 도시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클라우드플레어는 아카마이, 패스트리 등 소수 업체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클라우드플레어의 매슈 프린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사 블로그를 통해 “해킹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극소수 디지털 인프라 업체에 대한 전 세계 서비스 및 기업의 과도한 의존 문제를 보여준다고 진단한다. 실제 업계에선 세계 웹사이트의 약 20%가 클라우드플레어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성능 모니터링 전문업체 캐치포인트의 메흐디 다우디 CEO는 더버지 인터뷰에서 “모두가 달걀을 한 바구니에 넣고 있으면서 막상 문제가 생기면 놀란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위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장애가 발생해 각국 공공기관과 기업이 피해를 봤다. 불과 열흘 뒤인 같은 달 29일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도 오류를 내 한때 전 세계 서비스 수천개가 마비됐다.
김태호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소프트웨어 PM(민간전문가·서울여대 교수)은 “CDN 등은 기본적으로 스케일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소수의 업체에 의존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라면 철저한 이중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