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이구매 KT의 해킹사건 조사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9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KT 판교·방배 사옥에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다.
KT 판교 사옥에는 정보보안실이, 방배 사옥에는 인증서 유출 등 해킹 의혹이 나온 원격상담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경찰은 이들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KT가 해킹 사고 처리 과정에서 고의로 서버를 폐기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또 해킹 의혹 제기 후 KT가 원격상담시스템 구형 서버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폐기한 과정 전반을 들여다 본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또 이 사건과 관련해 황태선 KT 정보보안실장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월 8일 미국의 보안 전문 매체 ‘프랙’ 등에서 KT 서버 해킹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에 자체 조사 결과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고, 같은 달 13일 KT는 침해 의혹이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송했다. 또 군포·구로·광화문(수어용) 고객센터 구형 서버를 당초 예정보다 빠른 1일에 서비스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랙 보도에 앞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난 7월 19일 같은 정황을 KT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KT가 자료를 폐기할 의도로 서버 종료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과기부는 KT가 서버 폐기 시점 등을 허위로 보고해 정부 조사를 방해했다고 보고 지난 2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초겨울 바람이 쌀쌀한 19일 오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로비에는 묘한 온기가 감돌았다. 국립무용단의 2002년생 신예 단원부터 1941년생 2대 단장까지 60여년의 시차를 가로질러 한국무용의 역사가 한데 만난 것이다. 국립무용단 단장을 역임한 4명의 안무가 조흥동(84·임기 1993~1994), 배정혜(81·2000~2002, 2006~2011), 김현자(78·2003~2005), 국수호(77·1996~1999)의 대표작을 선보이는 국립무용단 <거장의 숨결> 기자간담회에선 반세기 춤판을 걸어온 이들의 생생한 증언이 펼쳐졌다.
“저는 팔자소관으로 춤만 추다 보니 영광스럽게 이 자리까지 온 거 같습니다. 제가 춤을 9살 때부터 춰왔는데 춤의 길을 바람과 함께 걸어왔다는 뜻에서 ‘바람의 시간’이라는 제목을 붙여봤어요. 인격, 덕망, 학식 모든 것을 갖춘 ‘상남자’, 한량의 춤입니다.”(조흥동)
“‘Soul, 해바라기’는 2006년 초연작인데 당시 한국 전통 창작춤으로 세계화를 시도하는 일은 드물었어요. 세계 사람들이 가깝게 느끼도록 재즈 음악을 가지고 한국춤을 변형해보자는 생각을 했죠. 세 살 때 무용을 시작했지만 아직도 부족한게 많은 것 같고, 죽을 때까지 연구해야죠.”(배정혜)
“저희들은 신무용의 세례를 받았는데 전통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해답을 찾기 위해 참 많은 실험을 하다보니 생을 마감할 시간이 됐네요. ‘매화를 바라보다’는 전통과 현대를 ‘어떻게’ 수용할 지 헤매다가 다시 거울 앞에 선 심정으로 만들었어요.”(김현자)
“1973년 국립극장이 세워지고 제가 남자 무용수 1호로 취직을 했는데 당시 화두는 한국춤을 어떻게 세계와 만나게 할까였습니다. ‘티벳의 하늘’은 1998년 초연작인데 당시 IMF 시기였잖아요. 국가적 위기로 국립극장도 어렵던 그 때에 동양적 윤회 사상을 통해 삶의 가치를 찾아보는 작품을 만들어보려고 했었죠.”(국수호)
한 무대에 두 작품을 순차적으로 올리는 더블빌 형식으로 펼쳐진다. <거장의 숨결Ⅰ:배정혜, 국수호>(12월17~18일)은 전통춤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한국 무용사에 전환점을 이룬 두 작품을 올린다. 컨템포러리 한국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Soul, 해바라기’는 해외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2016년까지 재공연되며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티벳의 하늘’은 파격적인 구성, 철학적 사유가 담긴 몸의 움직임을 통해 한국무용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거장의 숨결Ⅱ: 김현자, 조흥동>(12월20~21일)은 한국무용의 여성성과 남성성이 대비되는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2011년 초연된 ‘매화를 바라보다’는 수묵화 같은 담백한 무대에 가야금산조 선율이 더해져 무용수의 호흡과 움직임만으로 전통의 품격을 표현한다. 신작인 ‘바람의 시간’은 ‘군자의 길을 걷는 삶의 자세’를 절제된 동작과 깊은 호흡을 통해 남성춤으로 형상화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 무용의 근간을 되돌아보고, 미래의 방향성을 모색한다는 취지도 담았다. 최연소 단원으로 무대에 서는 이승연은 “이번 작업 자체가 국립무용단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사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