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경주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포괄적 호헤관계를 구축한다는 중·일 관계 방향성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21일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중·일관계 회복 조건으로 재차 ‘대만 개입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중·일 관계에 관련 기자의 질문을 받자 “지난달 말에 시 주석과 전략적 호혜관계의 포괄적 추진과 건설적이고 안정적 관계 구축이라는 큰 방향성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생각은 전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와 관련해 “어떤 사태가 존립위기에 해당하는지는 실제로 발생한 사태의 개별적이고 구체적 상황에 근거해 정부가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러한 설명은 평화안전법제 제정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 이후 정부가 거듭해서 한 것”이라며 “이 답변을 반복해 말씀드리며 정부 입장은 한결같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오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남아공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 가능성에 대해 “양자 회담은 참가국들 제안을 고려해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재차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개입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진정으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면, 중·일 4대 정치 문서와 정치적 약속의 정신을 준수하고, 잘못된 발언을 즉시 철회하며, 실질적인 행동으로 중국에 대한 의지를 효과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20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HJ중공업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울산경찰청은 지난 6일 울산 남구 소재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보일러타워 붕괴사고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고로 노동자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했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근로감독관과 경찰 약 50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HJ중공업 본사 등을 대상으로 작업 관련 서류와 사고 이력 자료 등을 확보하고, 해체작업 과정에서 붕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이번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원하청간 작업지시 관계와 작업공법, 안전관리체계 등을 확인하고 이번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살펴볼 예정이다. 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밝혀질 경우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계획이다.
노동부는 중대재해 수사 외에도 노후된 화력발전소 폐쇄과정의 위험을 재점검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하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면밀한 논의를 통해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해 유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대형 사망사고가 발생하거나, 최소한의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압수수색, 구속 등 강제수사를 적극 활용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1년의 인터미션이 끝났다. 오즈의 마법사의 비밀을 알게 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가 ‘중력을 거슬러’ 나홀로 반기를 들며 화려하게 끝났던 뮤지컬 영화 <위키드>가 2막으로 돌아온다. 한국에서 19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한 <위키드: 포 굿>(존 추 감독)은 더는 함께할 수 없는 길을 선택한 두 친구, 엘파바와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의 남은 이야기를 그린다.
오즈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마법사(제프 골드브럼)는 사실 마법을 쓸 줄 모르며, 제 안위를 위해 ‘말하는 동물’에 대한 차별과 공포를 조장하고 있었다. 엘파바는 이 추악한 진실을 폭로하려 기회를 노린다. 글린다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 채 마법사 곁에 남았다. 그리고 역사는 권력의 편이다. 전자는 ‘서쪽의 사악한 마녀’라고, 후자는 ‘착한 마녀 글린다’라고 불린다.
대학에서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1편이 유쾌하고 화려했다면, ‘서쪽 마녀의 죽음’이라는 예고된 결말로 달려가는 2편의 분위기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엘파바가 도피한 깜깜한 숲과 번영하는 오즈에 신축된 ‘노란 벽돌 길’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반지의 제왕> 3부작과 <신과함께> 1·2편이 한꺼번에 촬영됐던 것처럼 <위키드> 1·2편은 동시 촬영됐는데, 기존에 등장했던 장소들이 2편의 분위기에 맞게 어떻게 연출됐는지를 보는 재미도 있다.
<위키드> 원작 소설이 프랭크 바움의 판타지 동화 <오즈의 마법사>(1900) 세계관을 재해석한 2차 창작물이었음을 알고 볼 필요가 있다. 2편에서는 도로시,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 허수아비 캐릭터가 엘파바와 글린다의 여정에 얽히고설킨다.
영화는 원작 뮤지컬의 뼈대를 충실히 따라간다. 노래와 춤으로 무대에서 자연스레 건너뛰었던 행간이 영화에서는 너무 축약된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피예로(조나단 베일리)와 엘파바, 글린다의 삼각관계 감정선이 특히 급작스럽다.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는 1편부터 입증한 연기력·가창력으로 이 삐걱거림을 상쇄한다. 엘파바의 동생 네사로즈(마리사 보데)의 ‘흑화’도 뜻밖에 강렬하다.
영화를 위해 작곡가 겸 작사가 스티븐 슈워츠가 새로 작곡된 곡들이 삽입됐다. 엘파바가 부르는 ‘노 플레이스 라이크 홈(No Place Like Home)’에는 그가 여전히 고향 오즈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겼다. 글린다의 ‘더 걸 인 더 버블(The Girl in the Bubble)’은 현실을 회피하던 그가 직면을 결심하는 순간을 담았다. 1막의 노래도 웅장한 편곡으로 재연된다.
2편의 부제이기도 한 ‘포 굿(For Good)’은 영화의 감정적 하이라이트다. 에리보와 그란데는 “난 너로 인해 달라졌다”며 서로를 긍정하는 엘파바와 글린다를 섬세히 연기해 낸다. 서로 판이하게 다른 사람이어도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 다른 진영에 있더라도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는 이 시대에 필요한 동화다.
2편에서도 걸출한 한국 뮤지컬 배우들이 국내 더빙에 참여한다. 배우 박혜나(엘파바), 정선아(글린다), 고은성(피예로), 정영주(마담 모리블), 남경주(마법사) 등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작 영화 중 최고 흥행 수익을 기록한 1편에 이어 2편도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상영 중. 137분. 전체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