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불법촬영변호사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와 군 규모 축소를 포함한 새 종전안을 러시아와 마련해 밀어붙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내 부패 스캔들로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28개 항목으로 구성된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정 초안을 이번주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양도하고 군대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숙원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향후 수년간 포기하고, 주요 무기 체계와 미국의 군사 지원을 축소한다는 내용도 적혔다. 미국은 대신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한다.
소식통들은 FT에 해당 초안이 우크라이나에 대폭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 내 루한스크주 대부분과 도네츠크주 4분의 3을 점령한 상태인데, 초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남은 땅까지 내줘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어를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러시아 정교회 우크라이나 지부에 공식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도 초안에 담겼다.
미국 관리들은 해당 초안에 대해 트럼프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가자지구 평화구상’과 같은 접근법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수 항목으로 구성된 제안을 먼저 작성한 뒤 전쟁 당사국에 수용을 압박하는 방식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초안 작성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 특사와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경제 특사가 주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초안을 함께 협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N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도 초안을 승인했다.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초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FT는 초안에 따르면 “향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수락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한 우크라이나 관리는 이번 종전안 마련 과정에 우크라이나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반면 액시오스는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인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협상 권한을 위임받은 채 최근 위트코프 특사와 회동했으며, 초안에 우크라이나 측 의견이 다수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번 종전안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측근이 포함된 고위층의 대규모 에너지 부패 스캔들로 입지가 약화된 상황에서 외부에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러시아가 대규모 부패 스캔들의 여파를 활용해 극단적 요구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장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러시아의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어린이 포함 최소 25명이 숨지고 73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에서 제공받은 지대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를 공격했다.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적,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동 평화에 중재국 역할을 해 온 이집트 정부의 지지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집트 국영 일간 ‘알 아흐람’에 기고한 ‘한국과 이집트 : 함께 한 30년과 함께 만들어갈 미래’란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히며 “남북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되며,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 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과 관련해 밝힌 ‘E·N·D 이니셔티브’, 즉 교류(Exchange), 관계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추진 원칙을 재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또 “한국과 이집트 모두 지역의 평화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며 “양국이 각각 중동과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상호 노력해 온 이유”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년간 가자지구 사태 속에서 이집트는 중재국으로서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외교적 인내를 보여줬고, 대한민국도 지난 70여년간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여정을 계속해 왔다”면서 “중동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꾸준히 동참해 온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이집트 간 평화 협력의 폭이 앞으로 더 넓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확대 필요성도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는 모두 대륙·문화·교역의 가교라는 지정학적 운명 속에 불굴의 의지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집트는 나일강의 범람을 파피루스에 세밀하게 기록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명을 일궜고, 한국도 한강을 중심으로 국가를 발전시켰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1995년 한국과 이집트 수교는 공동 성장을 이룩할 결정적 계기였다”며 “이집트 베니수예프주의 삼성전자 공장과, 샤르키아주의 LG전자 공장에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 TV, 세탁기, 최신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한국 기업의 메트로 전동차는 카이로 시민들의 발이 돼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배움에 목말라 매일 초등학교까지 왕복 4시간을 걸어 다녔던 기억이 있기에 교육의 힘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히며 “양국의 교육 협력은 단지 지식의 이전이 아닌 어려운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여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문화 분야 협력과 관련해 “이집트에서 한국 음악과 드라마 얘기가 꽃을 피운다고 한다”며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이집트를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감개가 무량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이집트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비전 2030’의 가장 신뢰할 파트너는 대한민국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며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이 나일강의 기적을 일궈낸 이집트인들의 원대한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