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학교폭력변호사 12·3 불법계엄이 선포됐을 때 ‘정치인 체포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왼쪽 사진)이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의 내란 재판에 다시 증인으로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 신문에 나서 계엄 당일 홍 전 차장과의 통화가 ‘격려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차장은 “그럼 누구를 싹 다 잡아들이라고 하신 거냐” “이재명, 한동훈이 간첩은 아니지 않냐”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20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열고 홍 전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홍 전 차장을 상대로 특검의 신문 내용을 반박하는 신문을 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선포 직후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까 방첩사를 지원해. 인력이면 인력, 자금이면 자금, 무조건 도와”라는 말을 들었고, 이후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이 통화로 불러준 이재명·우원식·한동훈 등 16명의 이름을 적었다는 기존 증언을 유지했다. 이 증언은 윤 전 대통령 파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과 홍 전 차장의 ‘기싸움’이 첨예했다. 재판부는 “변호인도 증인도 긴장한 것 같다”며 “서로 너무 민감하게 말씀하지 마시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계엄 선포 전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던 점을 지적하며 기억이 불분명한 게 아니냐고 따지거나, 홍 전 차장이 계엄 관련 임무를 부여받을 만큼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서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가 계엄과 무관하다는 논리를 폈다. 이들은 홍 전 차장에게 가장 처음 메모했을 때 쓴 종이가 무슨 색이었는지 묻거나, 계엄 당일 누구와 어떤 순서로 통화했는지 분 단위로 캐물으며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 못하는 거냐”고 압박했다.
홍 전 차장은 “A4용지보다는 작고, 줄이 쳐져 있지 않은 하얀색 메모지였다”며 “초현실적 상황이라 정확히 기억을 못하겠다는 분들 많던데. 이 정도면 잘 기억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신문에 나서 “내가 방첩사 역량을 강화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는 평소에도 듣지 않았느냐”며 체포 지시를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내가 증인이랑 얘기할 때 ‘여인형한테 전화해봐, 뭐 좀 얘기할 거야’ 이런 말은 없었죠?”라며 여 전 사령관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홍 전 차장은 “여인형이 대통령으로부터 아무 지시도 받지 않고, 단독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서 군사 쿠데타 내란을 혼자서 일으켰단 말이냐”며 반박했다. 그는 “그럼 누구를 잡아들이라고 하신 거냐”며 “(여 전 사령관이 불러준)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이 반국가세력이나 간첩은 아니지 않냐”고 되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굳은 얼굴로 답하지 않았다. 그러다 재판 말미에 다시 발언 기회를 얻고 “대통령은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인데 어떻게 이런 걸 시키고, 여 전 사령관은 지시를 받아 이런 걸 부탁한다는 게 연결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홍 전 차장은 “대통령이 지시도 하지 않았는데, 일개 군 사령관이 이재명 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여당 대표를 체포·구금하고 신문하겠다고 하겠느냐”며 “부하한테 책임 전가하는 거 아니죠?”라고 쏘아붙였다.
렌터카로 차선 위반 등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고의로 충돌하는 방식으로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교통조사계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주범인 20대 남성 A씨 등 24명을 검거한 후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학교 선후배 또는 친구 사이인 A씨 일당은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의정부와 양주 일대에서 렌터카를 이용해 11차례 고의 사고를 내 보험금 8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렌터카로 미리 정한 구간을 반복적으로 배회하면서 차선을 침범하는 차량을 발견하면 고의로 들이받거나, 가해자와 피해자를 미리 정해 놓은 사고를 일으켜 보험사에 접수하는 수법을 썼다. 이들은 상대 운전자들이 교통법규 위반으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 신고를 꺼리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이어왔다. 이들은 보험사와 수사기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사고 때마다 탑승자를 바꾸거나 자신들 명의가 아닌 렌터카를 이용해 사고를 내는 치밀함도 보였다.
보험사 제보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함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고의성이 짙은 사고들을 특정했다. 또 보험금 수령 이후 사고 관련자들 간 금전 이체 내역을 추적해 범죄 수익금을 분배한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보험사기 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재판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범 등 5명에게 상습 보험사기 혐의를, 나머지 19명에게는 보험사기 혐의를 적용해 모두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교통사고의 경우 차량 블랙박스나 목격자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 이민 당국이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최대 도시 샬럿을 겨냥해 대규모 이민 단속에 나선 가운데 ‘작전명’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이민 당국이 동화 ‘샬롯의 거미줄’ 제목을 작전에 갖다 붙이자 원작 작가 측이 작품 취지와 결이 맞지 않다고 비판을 제기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동화 작가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손녀는 국경순찰대를 향해 조부의 작품 이름을 함부로 이용했다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앞서 연방 이민 당국은 이번 단속 작전에 ‘샬롯의 거미줄 작전’이란 이름을 붙였다. 국경순찰대 지휘관인 그레고리 보비노는 전날 엑스에서 ‘샬롯의 거미줄’ 속 “어디든지 바람이 데려가는 곳으로요.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동쪽이든 서쪽이든, 북쪽이든 남쪽이든, 어디든지요. 우리는 산들 바람을 타고 원하는 대로 가죠”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이번엔 그 바람이 폭풍처럼 샬럿을 덮쳤다”고 했다.
화이트가 1952년 출간한 ‘샬롯의 거미줄’은 거미 샬롯이 도살 위기에 처한 돼지 윌버를 구하기 위해 거미줄에 글씨를 쓰는 등 애쓰는 이야기다. CNN은 “(동화에서) 거미줄은 선한 일을 위한 도구”라면서 “할아버지는 가면을 쓴 남자들이나 표시 없는 차량들이 신분증이나 소환장 없이 사람들의 집과 직장을 습격하는 것을 절대 믿지 않았다”는 손녀 화이트의 발언을 전했다.
손녀 화이트는 “할아버지는 법치와 적법 절차를 믿었다”면서 최근 이민 당국의 단속 행태는 조부가 쓴 이야기의 메시지와 정반대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지난 15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미 이민 당국 단속에 따라 현재까지 13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이날 전했다. 조쉬 스타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우리는 군복 차림으로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한 요원들이 표식도 없는 차를 운전하며 피부색을 근거로 미국 시민을 표적으로 삼고, 인종 프로파일링을 하며 주차장과 인도에서 무작위로 사람들을 잡아가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단속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댄 샤피로 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아이에게 ‘샬롯의 거미줄’을 읽어준 적 있는 부모라면 누구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NPR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