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소년사건변호사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 신청 사건에서 승소했다. 법무부는 사실상 최종승소를 했다고 보면서도 론스타가 다시 중재신청을 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8일 정부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정부는 오늘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승소’ 결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2022년 8월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게 2억165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정했다가 정정신청이 제기돼 이듬해 5월 2억1601만달러로 조정했다. 법무부는 2023년 9월 ICSID에 판정부의 명백한 권한 유월(월권), 절차규칙의 심각한 위반, 이유 불기재를 이유로 판정 취소신청을 제기했다. 론스타 측도 같은 해 7월 배상액이 너무 적다며 판정 취소 신청을 냈다.
한국이 이번 분쟁에서 승소했지만 론스타와의 다툼이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론스타 측이 중재신청을 다시 제기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론스타의 2차 중재신청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처음 중재신청을 신청할 때는 투자협정에 명시된 기간 내에 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었는데 2차 중재신청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법무부는 이번 결정 세부 내용을 분석하면서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다만 한번 중재신청을 제기할 때 드는 비용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만큼 론스타가 이를 감수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게 본다.
법무부는 19일 오후 브리핑을 열어 향후 절차, 한국 정부의 승소 요인, 론스타의 2차 중재 제기 가능성을 설명하기로 했다.
코스피가 이달 들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7개월간 쉼 없이 달려오면서 차익실현 압력이 강해진 데다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 사소한 소식에도 증시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도 예고돼 있어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4.11포인트(0.61%) 떨어진 3929.51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증시 주도주인 반도체와 ‘조방원(조선·방산·원전)’ 등이 부진하며 코스피는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이날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어지러운 모습을 보였다. 전장보다 13.02포인트(0.33%) 오른 3966.64로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는 오전 중 외국인 매도세로 98.67포인트(2.50%) 떨어진 3854.95까지 밀리면서 3900선을 내줬다. 이후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로 상승 전환하기도 했으나 다시 하락 전환해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최근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평균적으로 1.96% 등락했다. 대외 충격에 증시가 크게 등락했던 지난해 8월(1.33%), 지난 4월(1.2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장중 2% 넘게 상승하거나 하락한 경우도 이달(13거래일) 중 이날을 포함해 10거래일에 달할 정도로 증시가 양방향으로 크게 움직이고 있다.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39.51에 마감했다. 장중엔 41.71까지 올랐다. 이른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지수가 높을수록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다. VKOSPI는 지난달 급등하기 시작해 이달 들어선 줄곧 30포인트를 웃돌고 있다.
이달 변동성이 유독 큰 것은 그간 코스피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강세장에서 단기조정은 평년보다 두 배 더 많이 나타나고, 일간 하락폭도 3~4%로 평년보다 훨씬 더 급락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지난 4월9일 2293.70으로 바닥을 찍은 뒤 7개월간 별다른 조정 없이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달엔 코스피가 19.94%나 상승할 정도로 이례적 급등세를 보인 만큼 되돌림 과정도 격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는 반도체, 조선, 방산 등 올해 주가가 급등한 업종에 집중됐다.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거나 AI 거품이 터지는 등 악재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작은 소식에도 일희일비하는 것도 변동성이 커진 요인으로 꼽힌다. 하장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AI 거품론 우려가 제기되는 건 사실이지만, 증시와 주도주의 주가 방향을 바꿀 이슈는 아니다”며 “근본적으로 증시는 악재보다 불확실성에 더 민감한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 하락도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AI 투자에 대해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밝히면서 AI 거품론에 힘이 실린 영향이 컸다.
20일 새벽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과 미국 거시경제 지표도 증시 변동성을 키울 요인이다. 로이터통신은 분석업체 ORATS의 자료를 인용해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가 양방향으로 약 7%, 시가총액은 최대 3200억달러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같은날 공개되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미국 고용지표에 따라 미국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