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촉물 메이저리그(MLB) 124승 투수는 왜 명예의전당 투표 대상도 되지 못했던 걸까.
추신수가 18일 MLB 명예의전당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초다.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추신수보다 훨씬 전 MLB에 한국을 알린 ‘코리안특급’ 박찬호(사진)는 왜 후보조차 되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박찬호는 ‘2016년 명예의전당’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을 얻었으나 그 전년도 공개된 후보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MLB 10년 동안 OPS 0.701에 그친 유격수 데이비드 엑스타인, 18년 통산 타율 0.251을 기록한 포수 브래드 아스머스 등 박찬호보다 커리어가 낫다고 할 수 없는 선수들도 포함된 후보 명단에 박찬호는 없었다.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후보 공개 직후 “올해 장난을 당한 선수는 바로 박찬호”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해당 매체는 “박찬호는 통산 124승98패 평균자책 4.36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다섯 팀에서 던졌고, 1차례 올스타로도 뽑혔다. 명예의전당급 선수는 아니지만 개척자의 위상을 갖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박찬호를 배제한 건 매우 경솔했다. 노모 히데오처럼 박찬호도 정당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명예의전당 후보는 MLB에서 최소 10시즌 이상 뛰고 은퇴 후 5년이 된 선수 중에서 전미기자협회(BBWAA)가 선정한다. BBWAA 소속 심사위원회 6명 중 2명이 추천하면 후보가 될 수 있다. 박찬호는 그 2명의 추천을 받지 못했다.
추신수가 한국인 최초 명예의전당 후보가 되면서 10년 전 박찬호를 배제한 선택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야구 통계 전문사이트 팬그래프 칼럼니스트 제이 재프는 18일 칼럼에서 “10년 전 나는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박찬호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릴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박찬호를 제외한 건 고향 한국에서 크게 존경받는 선수를 괜히 깎아내린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이후 후보 선정은 훨씬 더 포용적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이번에 추신수가 포함된 걸 보고 더 반가웠다”고 했다. 10년 전 박찬호를 제외한 선택에 인종과 나라의 문제가 엮인 것 아니냐는 뉘앙스다.
재프는 손꼽히는 명예의전당 전문가다. 자신의 이름을 따서 ‘JAWS’라는 지표를 따로 개발하기도 했다. 현역 시절 성적을 바탕으로 명예의전당 입성 가능성을 따지는 대표적인 지표다.
법무부가 18일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정 지검장이 지난 8일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지 열흘만이다. 정 지검장은 19일 면직 처리된다.
정 지검장은 이날 오후 부장금 이상 검사들을 만나 비공개 퇴임 인사를 했다. 그는 인사 자리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제가 산적한 때에 후배들한테 이렇게 끝내고 가서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지검장은 같은 날 검찰 내부망에도 “저는 이제 검사의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돌이켜보면 검사로서의 삶이 참 고단하기도 했지만 한평생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나가면서 사는 삶에 보람을 느끼며 살아왔다”고 썼다.
정 지검장은 그러면서 “검사 생활을 해오면서 ‘중심을 지키며 바르게 일하자’는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마지막 지점에서 이런 논란 속에 검사직을 내려놓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또 “조속히 조직이 안정되고 구성원들이 본인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지검장은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다음날인 지난 8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지난 9일 “(항소 포기를 두고)중앙지검의 의견을 (대검에)설득했지만 관철시키지 못했다”면서 “대검의 지시를 수용하지만 중앙지검의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번 상황에 책임지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치러진 칠레 대선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아 극우와 좌파 후보가 나란히 다음 달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극우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당선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중남미 국가들의 우경화 현상인 ‘블루 타이드’에 칠레가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은 이날 치러진 칠레 대선 결과 히아네트 하라 칠레공산당 후보가 26.76%를 득표하고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공화당 후보가 23.97%를 득표했다고 보도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두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면서 축하를 전했다.
칠레는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결선 투표에서 당선인을 정하는 결선 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결선 투표일은 다음달 14일이다.
전문가들은 결선 투표에서는 극우 성향의 카스트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보수 성향인 3, 4위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결선에서 카스트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익 경제학자 프랑코 파리시 후보는 20%를 득표해 3위, 현직 하원의원 요한 카이세르 후보는 13.9%를 얻어 4위에 올랐다.
카스트 후보는 범죄와 이민 문제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지지를 받고 있다. 칠레에서는 최근 수년간 50여만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이주하는 등 급증한 이민자 문제가 주요 사회 의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카스트 후보는 이민자를 막기 위해 칠레 북부 국경을 따라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자 정책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지지자 중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한 우익 포퓰리즘 운동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선거 유세에 참석했다.
좌익 하라 후보는 보리치 정부에서 노동·사회보장부 장관을 지내면서 최저임금 인상, 연금 확대, 주당 근무시간 단축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칠레의 경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국가 보조금과 최저 임금 인상을 통해 매달 약 800달러(약 120만원)의 ‘생계형 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뉴욕타임스는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있는 두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맞붙게 된 것은 칠레의 심각한 양극화 상황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칠레가 2023년 도입한 의무투표제가 이번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권자들은 투표하지 않으면 100달러(약 15만원)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념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고 정치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이 의무투표제에 따라 선거에 참여하게 되면서 표심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중남미 국가에서는 중도좌파 정부가 정권을 잡았던 현상인 ‘핑크 타이드’가 저물고 우파 정부가 득세하는 ‘블루 타이드’ 현상이 번지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파라과이 등에서도 우파 정당이 집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