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소년사건변호사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17일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기습 상정해 가결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는 이날 저녁 정례회에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상정해 찬성 7명, 반대 4명으로 통과시켰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은 의원발의안 형태로 지난해 4월 서울시의회를 통과했으나 대법원이 지난해 7월 서울시교육청이 신청한 집행정지를 인용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서울시의회가 이번에 주민조례발의안의 형태로 1년 반만에 사실상 동일한 내용의 폐지안을 다시 통과시킨 것이다.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올해 안에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안을 통과시키면, 서울시교육청이 재의를 요구하는 등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둘러싼 혼란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이효원 국민의힘 시의원은 이날 “이번 폐지 조례안은 학생인권을 후퇴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일보하자는 것”이라며 각자 역할에서 책임과 권리를 함께 누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 박상혁 교육위원장은 “오늘 상정된 학생인권 폐지 조례안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과 내용상 동일하나 올해 11월26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소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학생인권조례는 폐지는 학생인권을 후퇴하는 나쁜 정치”라며 “교권과 학생인권은 시소게임이 아니라 상호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주 민주당 시의원도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는 지금 만약 다시 한번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의결한다면 퇴행적 행위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잃게 될 것은 너무나 많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녹색당, 진보3당 청소년단위협의체 청신호 등 11개 청소년·인권단체는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서울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폐지 주민 발의안 처리를 즉각 철회하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존 의원발의 폐지안에 대한 대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자 무리를 해가며 주민발의안으로 기어코 폐지하려는 속셈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이 제정한 조례로, 2010년 경기도교육청이 처음 제정한 이후 서울·광주·전북·충남·인천·제주 등 6개 지역에서도 도입됐다. 이는 학생 인권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학생이 성별·종교·가족 형태·성별 정체성·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의 신청 심사를 거쳐 이달 25일 최종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19일 취재를 종합하면 이충형 포항공대 철학과 교수는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수능 국어 17번 문항에 답이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 문항은 칸트 등 철학자들의 인격 동일성에 관한 견해가 담긴 지문이 제시됐다. ‘두뇌에서 일어나는 의식을 스캔해 프로그램으로 재현하면 본래의 자신과 재현된 의식은 동일한 인격이 아니다’라는 갑의 주장을 적절히 이해한 선지를 고르도록 한 문제였다. 평가원이 정답으로 제시한 3번 선지는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에 의하면,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은 옳지 않겠군”이었다.
이 교수는 3번이 정답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문 도입부에 “칸트 이전까지 인격의 동일성을 설명하는 유력한 견해는, ‘생각하는 나’인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시간의 흐름 속에 지속한다는 것이었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 교수는 “의식을 스캔해 프로그램으로 재현하면, 본래의 나와 재현된 의식 둘 다 존재하게 된다”며 “이 경우 ‘생각하는 나’는 지속하지만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지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지속하지 않을 경우, 인격의 동일성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믿는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에 의하면,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이 옳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개체 a와 b 그리고 속성 C에 대해 ‘a=b이고 a가 C면, b도 C다’를 통해 풀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 풀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갑은 ‘생각하는 나’에 대해 말하고 있지, 영혼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각하는 나’와 영혼의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생각하는 나’=‘영혼’이라는 표현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히는 유격수 박찬호(30·사진)의 두산행이 유력해졌다. 계약기간 4년에 80억원 수준에서 이번주 초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격수 자원이 절실한 두산과 KT의 거센 경합으로 이어지던 FA 유격수 쟁탈전은 두산의 승리로 기울고 있다.
원소속 구단 KIA에는 ‘박찬호 없는 미래’가 현실로 다가왔다. KIA는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이탈하면 기존 자원으로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 김규성, 박민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2년 연속 ‘3할 유격수’로 올라선 박찬호를 대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풀타임 주전 경험이 없다. 유격수로도 김규성은 올 시즌 25경기 119.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박민의 유격수 수비 이닝은 15이닝에 그친다.
수비의 핵심인 유격수 자리를 돌려막으며 시즌을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박찬호의 행선지로 유력하게 꼽히는 두산이야말로 ‘주전 유격수’ 없는 팀이 얼마나 시즌을 헤쳐가기가 어려운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전임 이승엽 감독 시절 두산은 김재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 유격수를 찾는 데 가장 공을 많이 들였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박준영을 비롯해 이유찬, 박계범, 지난해 군 제대한 신예 안재석 등을 번갈아 기용해봤지만 모두 실패했다. 두산은 결국 외부 영입으로 답을 찾는 중이다. 두산이 내부에서 끝내 풀지 못한 숙제를 이제 박찬호를 내주게 된 KIA가 떠안아야 할 처지다.
FA 보상선수,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 등 외부 자원을 수급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리그에 수준급 유격수 자체가 몇 없다. 대부분이 각 구단 핵심 자원이다. 트레이드 가능성을 타진할 만한 선수가 있다 해도 박찬호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김규성, 박민과 견줘도 확실하게 낫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KIA 역시 대부분 구단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쿼터 한 자리를 놓고 투수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지만, 박찬호를 놓친다면 다시 고민해야 할 수밖에 없다. 아예 외국인 타자를 유격수로 채우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수비력과 공격력을 겸비한 유격수는 외국인 시장에서도 희소하다. KBO 역사를 통틀어 유격수로 뛴 외국인 타자 중 기대치에 걸맞은 타격 성적을 낸 선수는 2000년대 초반 SK, 삼성에서 활약한 틸슨 브리또 정도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