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성추행변호사 국민의힘에서 퇴행적 언행이 도를 넘고 있다. 박민영 미디어 대변인이 지난 12일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을 겨냥해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해 문제”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왜 국민의힘에서 공천 달라고 구걸하나”라면서 한 말이다. 공당 대변인이 노골적으로 장애인을 혐오하고 차별하다니 참담하다. 한국 민주주의가 해방 이후 80년 동안 진전시켜온 인권과 다양성의 가치를 부정하는 망언이다. 박 대변인은 당직은커녕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자격도 없다.
박 대변인은 특히 해당 유튜버가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섞으며 김 의원의 장애와 여성성을 비하할 때 제지는커녕 웃음을 터트리며 동조했다. “김예지 같은 사람은 눈 불편한 것 말고 기득권” “피해의식으로 똘똘 뭉쳤다”고 했다. 유튜브라고는 하나 다중에게 전달되는 방송임을 감안하면 엄연한 공당 대변인으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언행이다. 터무니없이 비뚤어진 유튜버의 인식에 공감이라도 한다는 것인가.
박 대변인은 논란이 커지자 16일 밤 페이스북에서 “장애인 할당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장애인이라고 과대표돼선 안 되며 특정인에게 특혜를 줄 이유도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장애인이 총인구의 5.1%인 데 반해 장애인 국회의원은 3명(1%)이다.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과대표’ ‘특혜’ 운운하는지 묻게 된다.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하면서도 “여성·장애인 정체성을 방패로 세우는 행위를 비판한 것”이라고 했다. 여성성·장애인성을 활용한다는 인식 자체가 무지의 소산이자 왜곡된 혐오임을 알아야 한다. 박 대변인은 변명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당직에서 사퇴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장동혁 대표는 17일 박 대변인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 하지만 지도부부터 당 내부에 근본적 문제점은 없는지 성찰해야 한다. 박 대변인의 망동은 앞서 장 대표의 ‘우리가 황교안이다’ 선동이나 김민수 최고위원의 잇단 극우 발언 같은 어이없는 행태가 되풀이돼온 사정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정치인의 극단 언행은 한 사회가 오랜 시간 동안 진전시켜온 공동 가치와 성취를 퇴행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런 정치인이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의 중요한 과제다. 주권자 국민은 공동체가 공유하는 최소한의 상식조차 부재한 정치인에게는 단 한번도 ‘대표’할 자격을 허락해선 안 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나라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 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 1표를 행사해야 한다”며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열린 공천 시스템으로 공천 혁명을 이룩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제 민주당의 진정한 주인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당원이다. 국회의원이 당원의 눈치를 보는 시대로 변화·발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9~20일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전당원투표를 실시한다.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20대 1 미만’으로 규정한 조항을 삭제해 대의원과 권리당원에게 동일한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 대표는 “국회의원도 1표, 대의원도 1표, 당원도 1표여야 한다. 이것이 보통·평등·직접·비밀 선거를 보장하는 헌법정신”이라며 “한국노총과 전략 지역에 대한 배려는 표로써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정책적 배려를 통해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몇몇 힘 있는 인사가 공천권을 좌우하던 폐습을 끊어내고 전면적으로 당의 후보를 공천하는 권리당원 열린공천 시대를 열겠다”며 “예비후보자 검증을 통과한 후보는 누구라도 경선에 참여시켜 억울한 컷오프로 눈물을 흘리는 후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