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구독자 구매 서울은 한국의 경쟁력을 선도했던 도시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 경쟁력의 삼박자인 활력·행복·매력이 약해졌다. 매력에 급급한 소심한 분칠이 오세훈 시정의 현주소다. 인구 규모와 발전 의지에서 경기도에 밀리고, 공무원 역량과 혁신 방법론에서 광역시의 추격을 허용했다. 세계도시 서울이 부동산 가격에 안주하는 느낌이다.
서울이 활력을 보충하려면 청년친화도시로 가야 한다. 은퇴자들은 서울을 내주고 귀향하는 미덕을 발휘했지만 부녀회와 중개사는 물론 시청과 구청이 합심해 부동산을 수호하자 상황이 돌변했다. 한강벨트가 폭등하자 전국의 수요자들이 ‘영끌’로 응수했다. 베를린처럼, 서울시 공공부지나 서초동 법조단지에 특색 있는 아파트를 지어 청년을 품어야 한다. 서울시와 사법부는 경기도나 행정부와 달리 공공기관의 분산배치에 둔감했다.
서울의 대중교통은 버스전용차로와 급행전철로 경쟁력을 키웠다. 하지만 광화문과 강남역의 혼잡도를 가중하고 마을버스와 변두리의 가치를 간과해서는 공정을 실현하기 어렵다. GTX와 수도권순환고속도로의 확산은 중심과 외곽의 교류를 촉진한다. 추세에 부응한 역발상 전략으로 서울 외곽 경관의 명소에 직주근접 테크노폴리스인 에지시티가 필요하다. 판교나 마곡과 유사한 적지가 태릉과 도봉산 및 서울공항이다. 특별법이나 특구로 육사 일원과 미군 반환 공여지 및 공군 비행장을 기업과 대학 맞춤형 부지로 개발해야 한다.
서울의 중심인 종로와 중구는 물론 신흥 요충지 용산과 강남은 모두가 누리는 힐링 공간으로 변신해야 한다. 향후 밀도가 저하될 도심에는 홍콩과 샌프란시스코처럼 전차가 다니는 낭만도 장착해야 한다. 정치행정과 산업금융 기능을 내보내는 대신 역사와 문화가 흐르고 한류와 예술을 접하는 격조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스토리가 빈약한 세빛섬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을 학습해야 한다.
서울의 도시개발은 도시재생과 도시정비의 이분법을 타파해야 한다. 유사 사례가 시사하듯이 마을공동체·골목길을 살리는 도시재생과 재개발·재건축을 앞세운 도시정비는 공존이 가능한 부동산 개발방식이다. ‘핫플’로 변신한 성수동 골목과 주상복합이 밀집한 용산역의 비상이 단서이다. 시흥시는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도시정비 컨설팅도 수행하고 있다.
서울을 알리는 상징이 한강이다. 한강의 관리가 파편화된 상태에서 혁신은 지체된다.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은 통합된 서울교통공사가 아니라 분리된 한국철도공사의 길을 가고 있다. 나는 올해 특별·광역시 환경공단 경영평가에 참여해 부산과 대구에 밀리는 서울시 지방공기업의 역량을 확인했다. 한강으로 유입되는 중랑과 탄천 센터의 배출수가 불안한 이유다. 지방출자·출연기관이 많기로 유명한 서울시와 경북이지만 올해 평가는 차이가 났다.
서울 강남과 강북의 격차 해소는 경기 남부와 북부의 균형발전은 물론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다. 아시아 세계도시 면적이나 서구의 연담도시 개념에 비추어 보면 수도권은 메가시티에 해당한다. 하지만 유아독존 스타일 메가서울이 공생과 협치를 망쳤다. 서울은 경기나 인천과 협력해 한강 하구에서 통일시대의 전초기지를 건설해야 한다. 중국과의 해상교류 강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이다.
2037년 서울.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의 등장으로 화려했던 도시의 심장부 강남은 완전히 파괴됐다. 그런 가운데 베일에 싸인 전사 ‘세븐’이 도심 한복판에 투입된다. 뛰어난 전투력의 소유자인 그는 하나둘 적을 소탕해나가기 시작한다.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놉시스 같은 이 이야기는 엔씨소프트의 기대작 ‘신더시티’의 도입부다. 내년 하반기 글로벌 출시 예정인 이 게임은 지난 13~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날 시연 부스에서 직접 체험해 본 신더시티 캠페인 모드(시연판)는 주인공 세븐의 시점에서 폐허가 된 서울의 모습을 펼쳐보인다. 캐릭터들은 코엑스, 도심공항터미널, 현대백화점 등 삼성동 일대의 랜드마크 안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된다.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정교한 그래픽 디자인은 파괴된 도시의 모습을 실감나게 구현해 몰입감을 선사한다. 개발진은 3차원(D) 지도 측량, 사진 스캔을 통해 서울 곳곳을 게임 속으로 그대로 옮겼다고 한다.
신더시티 외에도 게임에 ‘한국적 색채’를 더하려는 시도는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특정 지역을 무대로 하거나 한국 역사나 문화를 게임 요소로 녹여내는 등 방법도 다양하다.
스마일게이트는 ‘한국형 공포 게임’을 표방하는 1인칭 어드벤처 ‘골목길: 귀흔’을 지난달 출시했다. 위메이드맥스는 한국 전통 탈과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 탈’을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고전 소설 <전우치전>에서 영감을 얻은 액션 어드벤처 ‘우치 더 웨이페어러’를 준비 중이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은 아예 한국 전통 무형문화재와 협업한 사례다. 나전칠기·분청사기 등 전통 공예 장인들이 게임 속 쿠키 캐릭터를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이를 전시회·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시도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드라마 등 K콘텐츠를 통해 한국에 친숙해진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만큼 게임 역시 한국적 세계관을 통해 이들과 거리를 좁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여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역시 서울의 모습과 문화를 실감나게 담은 것이 흥행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은 게임에 한국의 색깔을 적극적으로 입힐 수 있는 토대가 됐다”며 “반대로 게임을 통해 한국 문화를 더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적 요소를 끌어안은 것은 국내 게임만이 아니다. 이번 지스타에 참가한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인기 게임 ‘오버워치’의 부산 맵 체험존을 운영했다. 2018년 출시된 이 맵은 부산역, 해동용궁사 등 부산 명소를 모티프로 만들어져 한국 팬의 호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