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소년보호사건변호사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63)가 데뷔 44년 만에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피플 등 미국 언론은 크루즈가 전날 밤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레이 돌비 볼룸에서 열린 제16회 거버너스 어워즈에서 아카데미 공로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카데미 공로상은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이사회가 선정하는 특별상으로, 평생 뛰어난 업적을 남기거나 영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수여된다.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비롯해 수많은 블록버스터를 성공시키며 미국 영화산업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아카데미와는 번번이 인연이 닿지 않았다. 이번 수상은 그가 영화계에 데뷔한 1981년 이후 44년 만이자, 처음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1990년 이후 35년 만이다.
트로피를 받으러 무대에 오른 크루즈는 “영화는 나를 전 세계로 데려다주었고, 우리가 서로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보여줬다”며 “극장 안에서 우리는 함께 웃고, 함께 느끼고, 함께 희망한다. 이것이 영화라는 예술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 제작은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내 존재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에 대한 사랑이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됐다”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캐릭터를 창조하며 이야기를 전하고 세상을 보고 싶은 갈망이 솟아났다”고 돌아봤다.
미 언론은 크루즈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객석에 있던 영화인들이 약 2분간 기립박수를 보내며 그의 오랜 경력을 축하해주었으며, 크루즈 역시 금빛 트로피를 두 손으로 꽉 쥔 채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크루즈에게 공로상을 건넨 인물은 <버드맨> <레버넌트>로 오스카 감독상을 연달아 받은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였다. 그는 “이것이 그의 첫 오스카일지 모르지만, 내가 보고 경험한 바로는 분명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크루즈의 연기적·예술적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최근 크루즈는 이냐리투 감독과 함께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촬영에 참여하며 블록버스터 외에 새로운 장르와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냐리투와의 협업은 크루즈가 기존의 초대형 상업영화 중심에서 벗어나 보다 더 전통적인 방식으로 아카데미 수상에 도전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크루즈는 앞서 세 차례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7월4일생> <제리 맥과이어> <매그놀리아>)에 올랐고, 제작자로 참여한 <탑건: 매버릭>이 작품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해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다’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아카데미는 지난 6월 공로상 발표 당시 “크루즈는 영화 제작과 극장에서의 경험, 특히 스턴트 커뮤니티에 대한 놀라운 헌신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위험한 고난도 연기를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이를 통해 액션 장르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의 핵심 측근이 국영 원자력공사 관련 비리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과 반부패특별검사실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오랜 사업 동료인 티무르 민디치를 포함한 7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명은 이미 구속됐다. 민디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코미디언 시절 설립한 미디어 제작사 크바르탈95의 공동 소유주이자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수사당국은 민디치에 대해 “에너지 부문에서 불법 조성된 자금의 축적·분배·세탁 전반을 통제했다”며 대통령과의 친분을 사업에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민디치는 지난 10일 대규모 압수수색 직전 해외로 도피했다.
당국은 우크라이나 원자력공사 고위 간부들이 협력업체들에서 계약금액의 10~15%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를 조직적·상시적으로 받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조성한 자금을 민디치 등을 통해 별도 사무실에서 관리했으며 역외 기업 네트워크를 통해 세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탁된 자금 규모는 1억달러(약 1460억원)에 달한다.
정·재계 핵심 인사들이 이들의 비리를 묵인하거나 지원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당국은 에너지부 장관을 지냈던 헤르만 갈루셴코 현 법무장관도 입건했다. 갈루셴코는 지난 7월까지 4년 동안 에너지부 장관을 지내며 에너지 분야 자금 흐름을 통제해주는 대가로 민디치에게서 금전적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법무부 장관과 에너지부 장관은 더는 직위를 유지할 수 없다”며 총리에게 두 사람의 해임을 공식 요청하면서 스비틀라나 흐린추크 에너지부 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때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대통령실은 사건 초기 민디치의 역할을 축소하다가 의혹이 확산하자 제재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민디치는 이미 해외로 도주한 상태였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2019년 대선 당시 젤렌스키가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의 부패와 족벌주의를 공격했지만 지금 본인이 같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부패를 질타하던 교사가 대통령이 되는 주인공 역을 연기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이미지를 바탕으로 포로셴코를 꺾고 당선됐다.
시민단체 ‘우크라이나 유권자위원회’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 취임 첫해 크바르탈95 출신 인사와 지인 등 30명 이상이 대통령실, 정부 기관 등의 요직에 임명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