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14일 당초 예상보다 늦게 발표된 건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와 직결된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관련 쟁점이 막판까지 이어졌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마지막까지 많은 논의가 된 건 핵추진 잠수함(원자력추진 잠수함)은 아니고 (우라늄) 농축과 (핵 연료) 재처리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둘러싸고 미 정부 기관 내에서 이견이 있어 늦어지는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핵추진 잠수함 관련해선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 실장은 “농축·재처리에 관한 (팩트시트) 문안은 지난 8월(1차 워싱턴 정상회담)에 다 협의가 됐고, (1차) 한·미 정상회담 후에도 바로 내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관세 파트 협의가 덜 돼서 함께 발표하기 위해 미뤄진 거였다가 핵추진 잠수함이 (협의 내용에) 추가가 됐고, 재론이 있어서 수정이 됐고 그 이후에 농축·재처리 문제가 다시금 논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논의(농축·재처리 문제)는 마지막 순간까지 있었지만 지금의 문안은 그동안 우리가 미국과 만들어 확정했던 기존의 문안을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는 “미국 내에서 (농축·재처리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 같다. 부처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부처 안에서도 그런 의견이 계속 개진돼서 소화하고 필요할 때는 논쟁해서 만류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마지막까지 그런 과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 측에서 쟁점이 남았었다는 건 핵추진 잠수함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농축과 재처리에 관한 것이었다”고 재차 설명했다.
위 실장 설명에 따르면,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골자로 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관련 논의는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1차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이후 지난달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2차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세부 내용과 핵추진 잠수함 건조 내용이 추가로 합의됐지만, 원자력협정 개정 등 안보 분야 세부 문안이 막판 쟁점으로 재등장해 팩트시트 발표가 지연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이날 대통령실이 발표한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관련 내용이 포괄적으로 담겼다. 한·미 양국은 팩트시트의 맨 마지막 8번째 항목인 ‘해양과 원자력 분야 파트너십 발전’ 항목에서 “한국은 미국이 한국 민간과 해군 원자력 프로그램을 지지해 준 것을 환영한다”며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고 명시했다.
막판까지 이견을 빚었던 우라늄 농축·핵 연료 재처리 문제는 후속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그리고 원전 문제에 대한 큰 줄거리와 방향은 합의됐다”면서도 “우라늄 농축, 재처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국과 후속 협의를 해서 존에 가지고 있는 협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우리가 가진 최대의 무기는 버티는 것”이라며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우리의 유일한 힘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불가피하고도 유일한 조치였다. 늦었다고 혹여라도 지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3일 수능 출제·검토위원의 ‘감금 생활’도 약 40일만에 끝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출제·검토위원 약 500명, 진행·급식·보안 등 행정 업무를 맡는 200여명 등 총 700여명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38일째 합숙 생활을 해왔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 시험이 진행되는 5교시(오후 5시 5분∼45분)가 끝나면 이들에 대한 사실상 감금이 해제된다.
평가원이 미리 확보한 현직 교수·교사 인력 풀에서 무작위로 추첨해 선발된 출제·검토위원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모처에서 합숙하며 수능 문제를 출제했다. 이달 초 출제를 마쳤지만 합숙 기간 동안 외출이 통제됐고, 휴대전화나 블루투스 이어폰 등 통신기기도 일절 사용할 수 없었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외부와 철저히 단절돼 생활해야 하고 변별력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한치의 오류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이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수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킬러문항은 배제하는 동시에 상위권 변별력을 키워야 한다는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현직 교사 20여명으로 구성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는 킬러문항 여부를 집중 점검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들도 출제·검토위원과 함께 37일간 합숙했다. 평가원은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은 배제하고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2% 넘게 오르면서 수입 물가가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23.36원으로 전월 평균(1391.83원)보다 2.3%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달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38.17로, 9월(135.56)보다 1.9% 올랐다. 지난 1월(2.2%)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원재료는 원유 등 광산품(-0.9%)을 중심으로 0.6% 내렸다. 중간재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9.7%), 1차금속제품(5.7%) 등이 오르면서 3.8%나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1.3%, 1.7% 상승했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암모니아(15.2%), 동정련품(10.3%), 기타귀금속정련품(15.7%), 인쇄회로기판(8.3%), 이차전지(4.7%)의 상승 폭이 컸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9월(129.37)보다 4.1% 오른 134.72로 집계됐다. 수출물가지수 역시 4개월 연속 오름세로, 이달 수출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4월(4.4%)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물이 2.8% 올랐고, 공산품도 컴퓨터·전자·광학기기(10.5%), 1차금속제품(4.9%) 등을 중심으로 4.1% 상승했다.
세부 품목 중에는 D램(20.1%), 플래시메모리(41.2%)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 등 영향으로 공급 대비 초과수요가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무역지수(달러 기준)는 수입물량지수(116.78)가 전년 같은 달보다 1.0% 올랐고, 수입금액지수(136.66)는 2.4% 내렸다. 수출은 물량지수(117.79)와 금액지수(133.19)가 각각 1.0%, 0.5%씩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