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상간변호사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LG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만나 자동차 전자장비 분야의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 회장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가 동석했다.
이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전자장비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육성에 힘써온 만큼 이날 만남에서는 관련 부품 공급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벤츠와의 협업이 성사되면 아우디, BMW에 이어 독일 3대 프리미엄 완성차를 고객사로 확보한다. 삼성전자가 2016년 인수한 하만은 자동차 계기판·내비게이션·오디오 등을 하나의 대형 화면에서 조작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 콕핏’ 장치를 벤츠 일부 전기차 모델에 공급하고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앞서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LG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과도 회동했다. LG 측은 조주완 LG전자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가 참석했다.
2004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공급으로 시작되니 LG그룹과 벤츠의 협력은 최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솔루션을 중심으로 한층 강화되고 있다.
LG전자는 대시보드 전체를 곡면 형태의 파노라믹 스크린으로 구현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벤츠 프리미엄 전기차 모델에 탑재했다. LG디스플레이는 벤츠에 차량용 P(플라스틱)-OLED를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협력을,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 라이다, 레이더 등 자율주행 센싱 분야의 협업을 검토 중이다.
서울동부지검 ‘인천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정부 합동수사단에 합류한 백해룡 경정(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의 파견기간이 13일 종료를 하루 앞두고 연장됐다. 경찰청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공문을 접수 후 파견 2개월 연장을 결재했다고 밝혔다. 백 경정의 파견 연장으로 합수단 내 ‘백해룡팀’의 수사도 이어지게 됐지만 당초 합수단 계획대로 이 사건 수사를 연내 종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 경정 파견 이후 수사단에서는 끊임없이 잡음이 나왔기에 향후 수사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인 백 경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전격적인 파견 지시로 지난달 15일 합수단에 합류했다. 동부지검은 기존 합수팀을 합수단으로 개편하면서 5명 규모의 ‘백해룡팀’을 신설했다. 그러나 파견 첫날부터 연차를 낸 백 경정은 ‘검찰도 외압 당사자이자 수사 대상이고 합수단도 불법 단체’라는 입장을 반복하며 항의했다.
합수단에 합류하고도 갈등은 이어졌다. 백 경정은 동부지검이 킥스(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 사용권을 내주지 않아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킥스는 검·경 등 수사기관이 수사와 기소·재판 등 사건 관련 정보를 열람·활용하는 데 사용하는 전산시스템이다. 동부지검은 파견 경찰의 킥스 사용권한 부여는 경찰청 소관이고 계속해서 경찰에 이를 요청해왔다고 반박했다.
백 경정은 지난 12일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한 달 파견을 내놓고 킥스 사용을 못 하게 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했다. 그러면서 “임은정 동부지검장이 킥스 사용권뿐 아니라 기존 합수팀 명단 열람도 막고 있다”며 임 지검장을 비판했다. 백 경정의 이런 주장이 나온 뒤 경찰청은 파견 종료를 하루 앞둔 13일에서야 킥스 사용권을 부여했다.
이 대통령이 ‘결자해지’하라는 의미에서 이례적으로 파견을 지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사건의 발단이 된 말레이시아 국적 밀수 피의자가 “세관 직원이 범행을 도왔다”는 진술을 번복하는 등 의혹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의혹 제기 당사자인 백 경정이 직접 사건을 매듭짓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청의 킥스 사용권 부여 지연은 수사 진척 대신 합수단에서 잡음만 나오게 빌미를 준 셈이 됐다.
파견 초기부터 백 경정의 수사 참여가 ‘셀프 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별도의 ‘백해룡팀’ 구성이 중복 수사로 혼선만 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합수단은 불법단체”라며 반발했던 백 경정은 되려 정성호 법무부 장관·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에 공문을 보내 파견 연장과 수사팀 인력 충원을 요청했다. 동부지검도 백 경정 요청 등에 따라 대검찰청에 파견 연장을 협의해달라고 했다.
지난 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마약조직범죄수사과를 압수수색한 뒤 합수단 수사는 마무리 수순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검찰 등에 파견되는 경찰관의 파견이 한 달 정도 단위로 연장되던 관례에 비춰보면 백 경정의 파견도 연장될 거란 전망이 나왔고, 13일 오후 실제로 경찰은 백 경정의 파견 연장을 결재했다.
다만 백 경정은 지난 12일 “검찰의 범죄에 대해 수사할 부분은 기초를 다듬어놨고 킥스만 부여되면 된다”며 “한 달 파견해놓고 ‘결과물이 없다’는 프레임으로 작전을 짠 것 같은데, 제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예고했다. 이 때문에 수사 종결을 앞두고 파견 때부터 임 지검장이 이끄는 동부지검과 기 싸움을 벌인 백 경정 사이의 ‘2차전’이 벌어질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