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법무법인 인기 애니메이션 <체인소맨>의 악당 마키마, <짱구는 못말려> 속 액션 가면, 할리우드 대표 슈퍼 히어로 스파이더맨이 부산에 나타났다. 올해로 21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가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리면서다.
이날 나흘간의 여정을 시작한 지스타는 전국에서 모인 게이머로 아침부터 북적거렸다. 갖가지 캐릭터로 분장한 ‘코스어’(코스튬 플레이어)가 시선을 끌었고, 관람객들은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스타를 주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에는 44개국 1273개사가 참여하고 부스는 3269개가 꾸려졌다.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은 저마다 대표 게임 및 신작 관련 부스를 차리고 게임 팬들을 맞았다. 올해 메인 스폰서를 맡은 엔씨소프트의 부스 300개는 특히 인기였다. 곧 출시될 신작 ‘아이온 2’를 미리 해보기 위해 수백명이 늘어서면서 오후 한때 대기 시간이 2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기대작 ‘팰월드 모바일’ 체험존과 배틀 그라운드 테마의 카페를, 넷마블은 ‘이블베인’ 등 5개 신작을 미리 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게임이 10~20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것과 달리 이날 현장에 모인 이들의 연령과 성별, 국적은 다채로웠다. 유아차에 어린 자녀를 태운 30대 부부부터 외국인 게이머, ‘나홀로 관람’에 나선 중장년층까지 1시간 넘는 대기 행렬에 기꺼이 합류했다.
20년 경력의 코스어 실버(34·닉네임)도 연차를 쓰고 경기 일산에서 부산까지 날아왔다. 인기 액션 롤플레잉 게임 ‘호라이즌’ 속 에일로이 캐릭터로 변신한 그는 “매년 이 시기에 바쁜 회사를 다니다 최근 이직을 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연차를 쓰고 왔다”며 “규모가 크고 볼거리도 많아 재미있다”고 말했다.
‘게임 꿈나무’들도 눈에 띄었다. 권나경양(16·경북 구미정보고 메타커머스과)은 이날 체험학습을 위해 처음 지스타를 찾았다. 그래픽디자인, 가상현실(VR) 콘텐츠를 공부하는 권양에게 게임 전시로 가득한 지스타는 학교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와보니 모든 게 신기하다”는 그는 크래프톤의 ‘팰월드 모바일’을 기대작으로 꼽기도 했다.
일각에선 올해 지스타가 예년보다는 못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주년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참가사(1375개→1273개)와 부스(3359개→3269개) 모두 줄었다. 넥슨, 펄어비스 같은 국내 대형 게임사부터 일본·중국 등 해외 주요 업체가 줄줄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하면 확실히 볼거리가 적다는 인상”이라며 “지스타보다 개별 행사를 열거나, 게임스컴(독일)이나 도쿄게임쇼(일본) 같은 글로벌 전시회에 나가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게임 ‘원신’으로 잘 알려진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는 지스타에 참가하는 대신 지난달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단독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팬들을 만났다.
한편으론 희망 섞인 분위기도 읽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게임은 중독 물질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게임 친화적 행보를 보여온 만큼 게임산업 육성에 적극적일 것이라는 기대다.
개막 전날까지 이 대통령의 지스타 방문설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지스타 방문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4일 부산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 글·사진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2일 검찰의 대장동 사건 민간업자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포기 결정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전 정권하에서 (이뤄진) 일종의 정치보복적인 수사 하나 때문에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관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정 장관은 “정치적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며 “다만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는) 검찰이 처리한 수많은 사건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할 일은 검찰 개별 사건의 당부를 판단하는 게 아니다”라며 “법무부에서 하는 일은 다른 것도 굉장히 많이 있다”고 말했다.